[1신]한화오션 2조원 투자… 해외거점 확보해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정조준
23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결의… “2040년까지 매출30조원, 영업익 5조원 달성”

[2신]

한화오션이 2조원대 유상증자를 23일 발표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세계 1위' 조선소에 도전하는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는 24일, 이번 증자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현대중공업) 사장 간에 '세계 1위 조선소' 도전(挑戰)·수성(守城)을 위한 전쟁으로 보도했다. 옮겨싣는다.<편집자 주>

한화오션이 23일 2조원대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한화 관계자는 “매출 30조원으로 세계 1위 조선소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작년 매출은 4조8000억원이다.

지난 21년간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5월 한화에 인수된 후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꿔 달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HD현대 역시 맞대응에 나서면서 국내 1·2위이자 글로벌 1·2위인 한국 양대 조선사가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글로벌 조선 1위 경쟁은 재계 대표 ‘80년대생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대리전 양상까지 띠고 있어 재계 관심을 끌고 있다.

▲ 김동관(왼쪽)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지난 6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당시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상태였다. /연합뉴스
▲ 김동관(왼쪽)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지난 6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당시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상태였다. /연합뉴스

 

 

◇글로벌 1위 도전장 내민 한화 VS 수성에 나선 HD현대

한화오션과 HD현대는 최근 7조8000억원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사업을 앞두고 한판 붙었다. 지난달 방위사업청이 약 8300억원 규모의 ‘울산급 배치-3 호위함 5·6번함’ 입찰에서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HD현대가 방사청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낸 것이다. HD현대는 기술력 평가에서 앞섰는데도 총점 0.1422점 차이로 밀리자 입찰의 기준이 되는 ‘감점 기준’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 입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했을 땐 아무런 관심도 없었지만, 국내 최대 방산 기업 한화에 인수된 이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경쟁자가 되면서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또 미래 사업인 ‘친환경 선박 엔진’ 사업에서도 맞대결에 나섰다. 도전장은 한화임팩트가 던졌다. 올 초 세계 선박 엔진 2위 기업인 HSD엔진을 인수하며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세계 1위인 HD현대는 세계 3위 업체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세계 1위 자리를 내 줄 수 없다며 강한 수성의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앞서 두 회사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전 초기부터 장외에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HD현대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자 공정위에 네 차례에 걸쳐 이의를 제기했다. 한화는 전투 시스템 등 주요 함정 부품 13개 중 10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64.9~100%에 달하는 1위 사업자인데, 조선업까지 가져가면 군함 시장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는 논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한화오션이 “이번 유상증자로 현재 매출 비중 10% 미만인 해양 방산(군함) 사업을 30~4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자, HD현대는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저가 수주로 조선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한화오션’으로 변신한 뒤에는 “수주를 포기한 거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실속 있는 수주만 하고 있다. HD현대 입장에선 수익성을 확보하게 될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행보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김동관 VS 정기선, 선의의 경쟁
한화오션과 HD현대의 대결은 한 살 차이인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83년생인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명문 사립 세인트폴 고교를 거져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생 정기선 사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 미 스탠퍼드대 MBA를 거쳤다. 둘 다 겸손한 성격으로, 신사업 투자나 전략 수립 시 임직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부회장에게 한화오션의 정상화는 태양광에 이은 ‘두 번째 시험대’로 통한다. 이 때문에 조선업에 더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재계에서는 관측한다. 정기선 사장 역시 글로벌 1위인 조선사로서 그룹 핵심 사업에서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당시 한·베트남 경제인 만찬 자리에선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함께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목격자에 따르면 30분이나 서서 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예전만큼 교류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한다. 경쟁사인 데다 이들의 교류가 자칫 담합 등 사업을 둘러싼 구설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는 얘기다.

[1신]방산·친환경·해상풍력·스마트야드 ‘4대 축’ 중심…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
권혁웅 대표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하고 미래 해양산업 패러다임 바꿀 것”

한화오션이 전 세계적인 안보 위기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기존의 강점인 함정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초격차 방산’ 솔루션을 확보하고,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 부회장)은 23일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해양 방산의 해외진출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고,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와 친환경 운반선, 자율주행 선박 기술까지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9월 25일, 구주주 청약은 11월 8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다.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11월 13~14일이다.

◆ 해외생산거점, 무인•첨단 함정기술 확보…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한화오션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중 약 9,000억원으로 글로벌 안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첨단 기술과 함께 해외 생산 거점도 확보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격차 방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정학적인 위기에 따른 국방예산의 증가로 전 세계 함정 시장 규모는 향후10년간 누적 기준 약 9,860억달러(약 1,3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한화오션은 약 2,430억달러(약 325조원) 규모의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해양 방산 기업으로 빠르게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캐나다와 네덜란드•폴란드 등 북미와 유럽에서 차기 잠수함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 등을 결합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해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친환경•디지털 선박 개발… “미래의 조선 시장 주도권 확보”
한화오션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제품 및 기술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대금 중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도 개발한다. 또 20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해 미래의 조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 연간 18%씩 성장 해상풍력 사업 본격화… “해양신재생에너지 가치사슬 육성”

한화오션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도 약 2,000억원을 투자해 본격 진출한다.

그룹의 에너지 개발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양 풍력사업의 ‘개발’뿐 아니라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인구 감소 직면한 조선업… ‘스마트 야드’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한화오션은 기존 조선업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압도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한다.

구체적으로 △로봇 및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팩토리와 물류자동화 등을 통해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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