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화오션의 2조원 유상증자 결의, 24일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안) 발표가 있었다.

두 현안은 거제시가 또 한번 재도약할 수 있는 천군만마(千軍萬馬)다.

한화오션은 2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규모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담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한화오션이 내건 슬로건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다.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 조선소로 도약하겠다는 도전장이나 마찬가지다.

주요 투자는 초격차 방산 솔루선 9천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천억원, 해상풍력 토달 솔루션 2천억원, 스마트 야드 3천억원이다.

한화오션의 전신,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은 4조8,000억원이었다. 매출 30조는 매출 규모가 여섯 배로 커진다. HD한국조선해양의 주축 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2022년 매출액은 9조653억원이었다.

이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7월 20일 사무직 연봉을 1,000만원 인상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임금 인상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7월 28일에는 한화오션 노사 올해 임금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8월 17일에는 한화오션 노사 임금교섭 조인식도 가졌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조인식에서 “노사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전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하반기 경영실적 달성과 함께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지속 가능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27일 “거제사업장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골리앗 크레인에 한화 로고를 입혔다”며 “3개월에 걸쳐 진행된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 서울 남대문사무소, 시흥R&D캠퍼스의 기업이미지(CI: Corporate Identity) 통합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HD한국조선해양에 매각되었을 경우를 상상해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회사 이름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비슷한 ‘현대거제조선’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과 법정 다툼까지 가며 경쟁하고 있었던 함정‧잠수함 등 방산(防産)은 울산으로 다 가고, 빈껍데기만 남았을 것이다.

한화오션 노동조합은 24일 창립 36주년 기념식을 하면서, 서일준 국회의원에게 대우조선해양 ‘블공정 특혜 매각’ 저지를 위해 노력해준 것에 감사하는 ‘감사패’를 줬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감사패는 서일준 개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 특혜 매각 저지를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24만여 시민들께 주는 것이며, 대표로 수상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모든 영광은 시민들의 몫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제시민은 한화오션 노사가 합심해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거기다가 미래의 담대한 비전까지 발표해, 한화오션을 어느 정도 믿는 분위기다.

하지만 거리 곳곳이나 거제시청 등에는 “한화오션 2조원 투자 대환영”이라는 현수막이라도 걸렸어야 하는데 의외로 조용하다. 이는 인수과정부터 지금까지 한화오션이 거제시민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한번도 하지 않은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늘 10년 주기로 ‘침체‧활황’을 되풀이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활황기를 보였다가, 2015년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어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거제시도 5년은 성장하다가 5년은 침체 퇴보를 되풀이한다. 10년 주기 조선산업 호황‧불황은 거제시민에게도 극심한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회만 되면 거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해 12월 19일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2008년 한화그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할 때 거제 시민에게 약속한 ‘거제발전 7대 프로젝트’가 있었다”며 “거제시민과 함께 하는 한화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2008년 ‘거제발전 7대 프로젝트’에 버금가는 새로운 거제발전 프로젝트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관련 지역개발사업 검토’ 프로젝트는 ▲ 산학연계형 조선테크노파크(R&D센터) 조성 ▲ 조선테마공원 확장 조성 ▲ 거제 하청 조선산업지원특구 조성사업 ▲ 복합 연수휴양단지 조성사업 ▲ 복합커뮤니티센터건립(2개소) ▲ 국제고등학교 설립 ▲ 해양마리나(요트산업)조성 등 7개 사업이었다.

15년이 지나 그 당시 내놓았던 ‘지역 개발사업’은 다소 진부(陳腐)한 느낌이 든다.

15년 동안 거제시의 대내외적 환경은 많이 변화됐다. 2027년 개통 목표로 남부내륙철도 건설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또 거제시와 가까운 곳에 2029년 12월에 개항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구체화되고 있다.

물론 한화오션이 ‘비상(飛上)’하는데, 거제시민이 발목을 잡는 격이 되어서는 안된다. 거제시민이 한화오션 비상에 ‘원군(援軍)’이 돼야 한다. 24만 거제시민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겠다는 ‘거제시민의 한화오션’이 돼야 한다.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이 있는 옥포만은 임진왜란 첫 승전인 옥포해전이 있은 곳이다. 왜군 함정 26척을 침몰시킨 옥포해전 때, 아군은 판옥선 28척, 협선 17척, 포작선(匏作船) 46척을 합쳐 91척이었다. 포작선은 절반이었다. 포작선은 어선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水軍)이 큰 역할을 했지만, 백성들도 함께 목숨을 내던졌다.

한화오션이 24만 거제시민과 한마음 한 뜻이 돼,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드 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항해(航海)를 시작하면 ’무적함대(無敵艦隊)‘가 될 것이다.

이제는 '한화오션이 거제시민에게 드리는 글'과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내놓을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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