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장 선거 때 45.89% 당선, 최근 여론조사 '긍정 평가' 35.1%, 10% 하향
'100년 거제 디자인, 공직자 청렴, 공공용지 확보' 거제발전 목표 아닌 수단 불과

경남매일·폴리뉴스가 ㈜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월 28일, 29일 실시한 ‘24년 총선 거제 시민 여론조사 결과’가 지역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오히려 더 관심을 끄는 항목은 ‘박종우 거제시장 시정 수행 평가’ 항목이다.

‘박종우 거제시장의 시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매우 잘하고 있다 11.3%, 잘하는 편이다 23.8%, 잘못하고 있다 20.3%, 매우 잘못하고 있다 27.1%, 잘 모르겠다 17.6%로 조사됐다.

긍정평가는 35.1%, 부정평가는 47.3%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박종우 거제시장은 45.89%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방선거 때 변광용 후보 45.50%, 김한표 후보 7.43%, 김승철 후보 1.16%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는데는 다소의 무리가 있지만, 박종우 시장 취임 후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의 긍정평가는 지지율보다 10% 이상 빠졌다.

긍정평가가 35.1%이면 잘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문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여론조사 시점이 11월 28, 29일로 박종우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결과가 여론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1심 선고 결과는 11월 30일부터 언론에 보도됐다. 만약 지금 시점에 여론조사를 한다면 결과는 더 나쁘게 나올 것이다.

박종우 시장의 시정운영 평가가 긍정평가보다는 부정평가가 높게 나온 것은 분명,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정 운영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가장 큰 요인은 본인과 부인‧측근의 ‘사법리스크’다. 부인은 벌금 250만원으로 일단락됐지만, 박 시장 본인은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2심, 3심까지 여진은 계속될 것이다. 항소, 상고를 거쳐 사법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될려면 해를 넘겨야 한다. 항소, 상고에서 ‘당선 무효형’ 형이 확정된다면, 내년 10월에는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것이다.

또 거제시청, 각 면‧동 주민자치센터에 붙어있는 ‘시민중심의 희망의 새로운 거제’ 슬로건에 ‘거제시정의 현주소’가 담겨 있다고 본다. 첫 번째 구호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했다. “거제가 촌이니까 촌스럽게 만들었겠지”라는 어느 시민의 지적을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시민중심의 희망의 새로운 거제’ 슬로건은 전임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반감으로 만든 슬로건 성격이 짙다. “거제시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비전‧목표‧지향점이 담기지 않은 감성적‧추상적 구호다”는 전직 시의원의 지적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종우 시장은 지난 12월 1일 거제시의회 시정연설에서 “민선8기 시정을 마무리 할 때까지 거제100년 디자인, 내부청렴도향상, 공공용지확보를 3대 핵심과제로 삼아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거제100년 디자인은 어느 시장이 취임해도 바뀌지 않는, 거제시의 담대한 비전이 담겨 있는 반듯한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겠다는 것일 것이다. 거제100년 디자인을 완성시킨다고 해도 실천계획이 수반되지 않으면, 캐비넷 속 계획에 불과하다. 거제100년디자인은 ‘거제가 이런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담긴 계획에 불과하다. ‘디자인’은 도시계획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거제시가 장차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지에 대한 수단‧방법에 불과하다. 그 자체로는 목적이 될 수 없다. 더 큰 비전‧목표, 추진계획,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지역 주력 산업이 호황을 맞아 모든 시민에게 경제적 혜택이 주어지는 경제도시, 소상공인들이 장사가 잘되는 도시, 길거리에 담배 꽁초 하나 없는 깔끔한 도시,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한 도시, 모든 시민이 행복한 삶의 질을 누리는 문화도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 자녀들 교육 걱정이 없는 교육도시 등이 미래 모습일 것이다.

내부 청렴도 향상을 시정 목표로 삼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공직사회라면 당연히 청렴해야 한다. 청렴만 강조하면서 4년을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거제시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공공공용지 확보는 행정에서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공공용지 확보가 필요충분조건이 돼서는 안된다. 확보된 공공용지를 어떻게 개발하고,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가 더 중요하고, 시민이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공무원 사회 청렴, 공공용지 확보, 거제 100년 디자인은 거제시 발전과 거제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 자체는 목적‧목표가 될 수 없다.

박종우 시장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 거제시민 총의(總意)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는 실정이다. 박 시장이 취임한 후 사곡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백지화시켰다. 행정타운 문제도 말끔히 풀지 못하고 있다. 시민의 치안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경찰공무원을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거제경찰서 이전 사업에 거제시는 그 동안 걸림돌만 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광역교통법 개정으로 거제시 부산 대도시권 포함, 가덕도신공항법 개정으로 주변개발예정지역 확대,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통영~거제고속도로 예타 신청, 한아세안국가정원 예타 대상 사업 선정, 특별교부세 확보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광역‧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경기도 수원, 울산광역시, 경북 포항시가 ‘발전적인’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 도시는 그곳에 세계로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이 있는 곳이다. 수원은 삼성전자, 울산은 현대자동차‧중공업, 포항은 포스코가 있다.

인터넷에 포항시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첫 화면에 “창의 융합 혁신, 세계로 도약하는 포항” 슬로건이 첫 눈에 들어온다. ‘글로벌’ 포항을 지향하고, 포항시가 어디로 가는지 비전‧목표‧추진전략‧핵심과제 등이 명쾌하게 정리돼 있다.

거제시도 이들 도시와 마찬가지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있다. 거제시도 수원‧울산‧포항과 조건은 같다. 그런데 거제시는 수원‧울산‧포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와 여건이 비슷한 세 도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가 살아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 조선산업 위주 도시에서 산업 다각화를 추구하고, 강소기업 투자유치, 육성‧지원, 경쟁력 갖춘 농어업 인프라 구축 등이 절실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부산시를 방문했을 때 “서울과 부산, 2개의 축으로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 부산이 물류와 금융, 디지털과 첨단산업의 ‘글로벌 허브’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이를 추진할 범정부 거버넌스를 신속히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된 철도, 항만 등 트라이포트 물류 플랫폼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마무리 짓고 북항 재개발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다.”며 “인프라 구축은 부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 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다.”고 했다.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발전해, 뉴욕‧싱가포르‧듀바이 수준을 발전했을 때, 부산과 맞닿아있는 거제시에도 절호의 기회가 올 수 있다.

장목관광단지 기업혁신 파크로 지정 공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7일 국토부에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12월 중으로 전국 공모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장목관광단지가 기업혁신 파크에 선정되도록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또 7일 거제시는 ‘남부내륙철도 역세권 및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시는 ‘경남도가 오는 20일 최종보고회를 남겨 두고 있어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이후에는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것이다. 역세권 개발과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밑그림은 어떻게 그렸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세권은 30만평, 배후도시는 200만평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용역은 그야말로 밑그림에 불과하다. 개발 방향 밑그림이 담긴 용역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역세권 개발과 배후도시 개발에 의향을 보이고 있는 기업 투자 유치를 하고,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 진행할 경우 시민의 관심을 끌 것이다. 거제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거제 발전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시민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박종우 시장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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