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목관광지 사업부지 미확보 착공 불투명에 '경작금지' 공문

거제시가 장목관광지 사업시행자인 대우건설의 하수인 노릇을 자청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달 28일 장목면 황포마을 이장 앞으로 ‘장목관광지 조성사업 관련 경작금지 안내문 설치에 따른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대우건설이 장목관광지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며 “대우건설 소유의 토지에 경작을 하여 마을 주민이 피해가 입지 않도록 마을 이장이 홍보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공문을 보내게 된 경위에 대해 거제시에 확인한 결과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1월 중순 대우건설에서 협조공문이 한번 왔다”며 “이에 대한 후속조처로 마을 이장에게 ‘경작금지’ 협조 공문을 보내게 됐다”고 했다.

▲ 거제시가 최근 장목면 황포마을 김지수 이장에게 보낸 협조 공문.
김지수 이장은 이에 대해 “최근 김해연 도의원이 경남도의회 발언을 통해 ‘17년째 시간을 끌고 있는 장목관광지에 대해 대우건설의 사업 추진여부를 따지라’며 경남도지사에게 촉구하고 있는 마당에 거제시는 거꾸로 황포마을 주민들에게 협박성 협조 공문을 보내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김 이장은 “제대로 된 행정이라면 거제시가 대우건설의 입장만 주민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먼저 황포마을을 방문해 대우건설과 경남도, 황포마을 주민이 장목관광지 조성과 관련해 어떠한 약속을 했는지 들어보고 대우건설에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목관광지는 대우건설이 사업부지 땅도 제대로 사들이지 못하고 17년째 표류하고 있다. 장목광광지 전체 부지 면적 809,308㎡ 중 47%인 380,349㎡가 사들였고, 나머지 53% 428,959㎡는 사들이지 못해 토지수용재결신청을 경남도에 해놓은 상태이지만, 법적 소송까지 예견되고 있어 부지를 언제 다 사들일지는 알 수 없다.

▲ 장목관광지는 17년째 시간을 끌면서 아직까지 사업부지의 절반도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황포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17일 김두관 도지사에게 “거제 장목관광지 조성을 위한 토지 수용 절차를 반대한다”며 ‘건의서’를 냈다. 김지수 황포마을 이장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의 연대서명으로 도지사에게 낸 건의서에는 97년 5월 경남도지사, 황포마을 대표, 장목면 발전협의회 회장이 서명한 ‘거제장목관광단지 조성관련 지역주민 합의사항’이 첨부돼 있다.
▲ 경남도지사와 장목면 황포마을 주민과 합의사항
마을 주민들은 “대우건설이 주민협약 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수용 운운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선전포고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마을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토지수용절차에 대해서 도지사가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민들의 건의서가 경남도에 접수된 후 경남도 공무원이 황포마을을 방문해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경남도의회 5분 발언을 통해 “96년부터 미적미적한 장목관광지를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됐다”며 경남도를 압박한 김해연 도의원은 “거제시는 대우건설의 하청업체가 아니지 않느냐”며 “대우건설이 직접 마을 주민에게 협조문을 보내면 될 것을 거제시에서 대우건설을 대신해 왜 마을 주민에게 공문을 보내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목관광지 조성사업은 경상남도 민자유치사업으로, 대우건설이 1997년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장목관광지는 장목면 구영리 황포마을 일원 809,308㎡(244,815평)에 골프장(9홀), 호텔, 콘도, 펜션단지, 상가웰빙센터, 해양레포츠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 장목관광지 조감도
경남도는 지난해 12월 20일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할 166개 사업의 남해안권발전 종합계획 실행계획을 발표했지만 장목관광지는 사업에서 제외시켰다.

거제시 또한 장목관광지 대신 한화&리조트가 2,000억원을 투자해 건립하는 ‘거제 간곡 관광지 조성(거가대교 관광지)’ 사업을 남해안권발전 주력 사업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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