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제관광위 해외 연수,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집안 잔치'…심사위 '제동'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모두 빠져…진주시의회, 국민의 삶 힘든데 해외연수 예산 반납

거제시의원들의 ‘공무 국외 연수’가 여론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도화선은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서 ‘2024년 거제시의회 이태열 의원 외 5명 공무 국외 출장‧계획 심사의 건’이 심사위원 5명의 '전원 반대'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전원 반대'의 주된 원인은 상임위별이 아닌 정당 소속 시의원들끼리 '끼리끼리' 가는 의원연수였기 때문이다. 

이번 해외 연수는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7일 일정으로 호주(시드니‧브리즈번‧골드코스트) 방문할 계획이었다. 참여하는 의원은 윤부원 의장, 이태열 경제관광위원회 위원장, 박명옥, 노재하, 김두호, 이미숙 의원 6명이다.

시의회 공무원은 경제관광전문위원실 소속 공무원 등 4명, 시 집행부는 행양항만과‧관광과‧체육지원과‧건축과 과장‧팀장 8명이다.

총 참여 인원은 18명으로 많은 인원이다. 시의원 6명 연수 경비는 2,098만원으로 1인당 최대 한도인 350만원을 다 채웠다. 동행하는 시의회 공무원, 집행부 공무원 출장 경비도 시의원들의 비용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모두 합치면 약 7천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들이 내세운 해외 연수 목적은 “호주의 시드니와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등 주요 도시의 성공적인 도시계획 조성 정책과 문화·해양·관광 분야 등에 대한 정보수집 및 분석과 벤치마킹을 통해 의원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의정활동에 활용함으로써 시정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함이다”고 밝히고 있다.

심사 안건 제목에 ‘이태열 의원 외 5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태열 의원을 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위원장이다. 동행하는 공무원이 경제관광전문위원실, 경제관광위 소속 시 집행부인 점을 고려하면 시 경제관광위원회 주관 해외연수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참여하는 의원을 보면 한 두 가지 특이한 점이 나타난다. 윤부원 의장을 제외하고 이태열‧박명옥‧노재하‧김두호‧이미숙 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또 이미숙 의원은 경제관광위원회 소속이 아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이다.

경제관광위원회에는 조대용 부위원장, 김영규‧신금자‧양태석 시의원이 더 있다. 이들은 해외 연수에 참여하지 않는다. 조대용‧김영규‧신금자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양태석 시의원은 무소속이다.

28일 개최된 심사위원회 제안설명도 이태열 위원장이 해야 함에도, 노재하 시의원이 했다. 노재하 시의원은 “이태열 위원장이 단장 역할을 맡아서 심의위원회에 참여해서 공무국외출장계획서 내용을 보고하기로 했는데, 개인적인 일정도 있고 또한 출장계획 보고서와 관련해 제가 실질적인 내용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발표 심의 자리에 보고하게 됐다”고 했다.

A 심사위원이 “출장자 명단을 보면 의장 빼고 전부 민주당 의원들이다. 이게 어떻게 해서 이렇게 구성이 됐느냐”고 물었다.

노재하 의원은 “민감하고 예민하다. 솔직히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시의원들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또 그런 파장과 의미들,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 일찍 가자해서 1월 말에서 2월 초로 정했다”고 답변했다. 

강승모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해외연수 갈 때는 무소속 의원 빼고, 정당 소속 관계 없이 경제관광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다 갔다. 그런데 그 다음, 작년에 해외연수 간 나라가 오스트리아, 대만, 베트남 갔다. 갈 때 의원 구성을 보니까 한쪽 (정당)으로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시정의 경제든 관광이든 아니면 다른 것 때문에 국외출장을 가든 주제가 정해지면 같이 가서, 같이 보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면서 거기서 합의보고 해야 발전적인 결과를 얻어낼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재하 시의원은 “거기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고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하다. 경제관광위원회에서 나름대로 경제, 관광과 관련된 주제를 정하고 그 내용을 배울만한 도시가 어디인지 다 정했다. 그래서 모두 함께 갔으면 했는데 이렇게 이런 저런 나름대로 어려운 이유도 있고 해서 가지 못하는 부분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강승모 위원장이 “이번 연수 목적지는 호주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다. 시드니는 5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다. 500만 명 넘는 도시에서 관장하거나 아니면 주정부 차원에서 관장하는 시설들이 많다. 그렇게 투자를 했다. 몇천억 원씩. 25만 명 인구도 안 되는 우리 시가 벤치마킹이 기준점으로서 적합하느냐.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심사위원회 위원들도 힘들다. ‘니네 뭐했어, 시의원들 맨날 놀러가는데 못 가게 했어야지.’라고 이번 연수 문제점을 지적했다.

B 심사위원이 “경제관광위원회에서 가는 해외연수기 맞죠”라고 묻자, 노재하 시의원 “맞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B 위원은 “기록을 해놨으면 좋겠다. 시의원들이 놀러가는 것은 아니다. 의무이다. 일하러 가는 것하고 똑같다. 그런데 정치적인 이유로 서로 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국민의힘 쪽 의원들은 다 빠지고, 다음 또 심사위원회 할 때 분명히 안 간 의원들이 모여가지고 아이템 만들어서 간다고 할 것이다. 의원들끼리도 정리가 안 된 내용을 가지고 그때마다 위원회 올라오면 그걸 다 보내면 그것은 안 맞는 거 같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결론이 나서 다섯 명 밖에 못 가게 되었다. 이것을 시민들이 인정해 줘야 됩니까? 아니잖아요.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일하러 가는 공식적인 일인데.”

결국 ‘이태열 의원 외 5명의 공무 국외 출장계획 심사의 건’은 출석위원 5명 중 찬성 0명, 반대 5명으로 ‘반대 의견’으로 결정됐다.

심의위원회 심사 의견은 거제시의회 의장에게 제출돼, 출장 계획에 반영된다. 윤부원 의장은 “심사 위원회서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 해외 연수는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조대용 경제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은 “연수가 신년 1월 달이고, 설날도 가까이 있어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가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의원되면 4년 임기 동안 시민의 세금으로 해외에는 몇 번 갔다오는 것이 관례화됐다. 해외연수 빌미는 ‘선진지 견학’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인데, 굳이 해외연수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무용론도 제기된다.

서민들은 경기침체,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런데 거제시의원들은 ‘나 몰라라’ 식이다. ‘시민 세금 물 쓰듯 하고 보자’는 심리다.

제9대 시의회 들어 시의원 1인당 공무 국외연수 예산은 350만원으로 ‘셀프’ 증액했다. 8대 때는 1인당 250만원이었다. 거제시의회 ‘의원 국외 여비’는 의원 해외연수 16명 5,600만원, 의원 국제회의 참석 1,680만원을 합쳐 7,280만원이다.

진주시의회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지방세입 악화에 따른 민생 경제를 고려해 해외 연수를 가지 않기로 했다”며 해외 연수 예산 1억1,100만원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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