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는 지난해 10월 공개모집을 통해 100명의 시민숙의단을 선발했다. 100년거제디자인 마스터플랜에 따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시민들의 바람을 담은 거제 미래 비전을 선정하게 된다. 지난달 개최된 첫 번째 토론회에서는 거제가 가진 강점과 약점 등 지역의 사회‧문화적 자산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14일 시는 두 번째 토론회를 열어 거제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미나는 약 4시간에 걸쳐 3명의 발제자가 주제발표 후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제시의 관방유적을 통해 돌아보는 과거 속의 미래(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 △산업도시 거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교수), △거제 100년 플랜,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 성곽‧봉수의 역사로 바라본 거제의 가치와 활용법

거제는 성곽과 봉수유적으로 대표되는 국경 방비시설 관방 유적이 경남 내에서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곳이다. 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은 전국에서 본래의 관방유적 경관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가능한 곳이 바로 거제라며, 25개소의 성곽 유적지와 8개소의 봉수시설에 대해 사진과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그 가치를 소개했다.

이어서 △미래의 역사‧문화 자산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조사 및 연구, △한눈에 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관방문화재의 특성과 섬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자원개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한 문화재 보존‧정비‧복원 등을 제안했다.

◇ 산업도시 거제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

두 번째 발제는 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교수가 맡았다. 양승훈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산업도시 거제의 과거와 현재를 생생하게 강의했다.양 교수는 △조선업 전성기를 이끌었던 중공업 문화, △엔지니어 및 숙련기능인력 부족, △여성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인력 유출, △이주노동자 대규모 유입·정착문제 등을 짚었다.

발제 후에는 거제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위상과 조선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공감한 시민숙의단의 질문이 이어졌다. 양승훈 교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단기적인 미봉책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미래 조선업 경쟁력 확보 방안, △이주노동자 정착을 위한 포용, △고학력 여성 청년의 일자리‧커리어 확보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 거제100년 플랜, 고민해야 할 것은?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미래를 예견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은 쉽지 않다면서, 100년 플랜의 제도화는 도시계획과 연동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기후변화‧탈산업화‧남해안 광역권 확대 등 거제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들을 제시하고, 해외 여러 도시를 예로 들며 극복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거제의 미래 비전 수립을 위해서는 △거제만의 정체성 정립·계승 방안, △거제의 포용·공생 정신과 사회·문화적 자산(포로수용소, 조선소 등)과의 연계 방안, △자연환경 보존과 도시개발의 조화·균형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를 들은 시민숙의단 중 한 명은 “오늘은 교수님들께서 정답을 주시기보다 많은 물음표를 던져주신 것 같다. 이제 우리가 정답을 찾아가야 할 시간”이라면서, “거제시민 모두의 문제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제시는 내달 13일 세 번째 시민숙의단 토론회를 열고 비전 선정을 위한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두 번째 토론회 자료 역시 100년거제디자인 정책소통플랫폼 ‘100년톡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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