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선 투표율 19.7%…내년 국회의원 선거 전초전?

4ㆍ27 도의원 재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6일 2차 회의를 갖는다. 이날 열리는 공심위에서 한나라당 도의원 후보를 단수로 확정지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2차 회의 때 단수로 확정지을 지, 여론조사 등의 경선을 선택할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진보진영은 후보단일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야 4당(민주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국민참여당)이 여론조사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하고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각자 전략대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 역대 선거 분석

이번 재선거에 참고할 만한 자료들은 역대 선거 결과이다. 2008년 도의원 보궐선거 때 구 신현읍 지역의 표 향배, 도의원 1선거구 안의 지난해 6ㆍ2지방선거 당시 거제시장 선거 결과와 도의원 선거결과가 가늠자가 될 것이다.

2008년 6ㆍ4 도의원 재보궐선거는 선거구가 지금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때 구 신현읍 지역만 따로 떼내 살펴보면 이번 선거의 투표율 등을 예측할 수 있다. 그 당시 구 신현읍 지역의 전체 유권자는 62,177명이었고, 이중 12,269명이 투표에 참여, 19.7%의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자 12,269명 중 무효표 42표를 제외한 유효 12,227표 중 한나라당 조기태 후보가 2,804표(22.9%), 진보신당 고영주 후보 2,923표(23.9%), 무소속 곽영태 후보 3,465표(28.3%), 무소속 김대건 후보 1,812표(14.8%), 무소속 변광룡 후보 1,223표(10%)를 각각 획득했다.

무소속 곽영태 후보가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한나라당 22.9%, 진보신당 23.9%, 무소속 53.2%의 득표율 분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현ㆍ장평ㆍ상문ㆍ수양동 4개동 거제시장 선거결과도 분석의 대상이 될 것이다. 4개동 지역의 유권자는 71,020명이었으며, 이중 36,803명이 투표에 참여, 51.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결과 한나라당 권민호 11,415표(31.0%), 민주노동당 이세종 5,283표(14.4%), 진보신당 김한주 6,410표(17.4%), 무소속 유승화 7,669표(20.8%), 무소속 이태재 6,026표(16.4%)를 획득했다.

한나라당 31.0%, 진보진영(민주노동당+진보신당) 31.8%, 무소속 37.2% 분표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ㆍ2지방선거에서 경남도의원 1선거구(고현ㆍ장평ㆍ상문ㆍ수양동)에서는 72,402명의 유권자 중 38,152명이 투표에 참여해 52.7%의 투표율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일곤 16,320표(42.8%), 진보신당 송미량 13,572표(35.6%), 무소속 황양득 7,926표(20.8%)를 획득했으며, 1ㆍ2위 표차는 2,748표였다.

2008년 보궐선거, 지난해 시장선거, 도의원 선거 등 세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득표율은 22.9%, 31.0%, 42.8%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 득표율도 23.9%, 31.8%, 35.6% 추세다. 무소속은 53.2%, 37.2%, 20.8%이다. 작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진보진영은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역대 선거결과에서 도의원 1선거구는 한나라당 지지층과 진보진영 지지층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후보에 따라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4ㆍ27 재선거 유권자수는 1월 31일 기준으로 72,292명이다. 2008년 도의원 보궐선거 투표율 19.7%를 놓고 보면 이번 재선거의 투표율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재선거의 투표율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 전초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2008년보다 투표율을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율이 25%일 경우 18,073명, 30%일 경우 21,687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역대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이 튼튼한 지역의 집권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그 반대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이 이번에도 적용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4명의 후보자가 출마할 경우는 5천표 전후에서, 5명의 후보자가 출마할 경우 4천500표 전후에서 당락이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재선거 관전 포인트

이번 도의원 재선거 저변에 흐르고 있는 정치 변수는 한나라당 내의 움직임, 진보진영 단일화, 무소속 후보 선전 여부 등이다.

한나라당 후보 결정은 외형적으로는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심위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당협 위원장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당헌 당규에 따라 거제당협 위원장인 윤영 국회의원 '의견'이 공천에 작용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윤영 국회의원의 '의견'이 담긴 한나라당 도의원 후보가 결정된 뒤가 더 관심사항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한나라당 공천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잠룡(潛龍)'들의 입장이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

‘잠룡’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나서 돕자니 결론적으로 윤영 의원의 입지를 더 강화시키는 것이고, '모르겠다'하면서 수수방관해 진보진영이나 무소속 도의원을 차지할 경우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잠룡들의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위태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 국회의원 공천경쟁 잠룡들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으며, 잠룡들은 '손에 피 안묻히고' 제3의 방법으로 윤영 의원과 한나라당 후보 흔들기를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진보진영 단일화는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야 4당의 단일화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초점을 맞춘 시험대 성격이 짙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선거에 단일화 실패했다.

도의원 재선거에서 야4당 단일후보가 당선된다면, '단일화하니 이긴다'는 여세를 몰아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단일화하자고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야 4당 단일화 후에도 도의원 당선에 실패한다면, 책임론 등이 거론돼 야당끼리 심각한 내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무소속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태재, 황양득 예비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1선거구 도의원 후보로 나서 고배를 마셨다. 선거를 한번 치르면 집안 기둥뿌리가 빠진다는 속설을 믿지 않더라도 선거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1년도 안돼 연속적으로 두 번의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재정적으로 상당한 여유가 있던지,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선거는 상대적이고 냉철하다. 지난해 몇 표 얻었으니, 이번에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예측이 번번히 실패하는 것이 '선거'이다. 무소속 후보들이 지난해 실패를 딛고, 당선 영예를 안을 수 있을 지 관심사항이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 중에서 무소속으로 선회하는 후보가 있을지도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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