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초파출소 전봉경 순경

▲ 전봉경 순경
일본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그 지진 자체에 대한 안전만 생각했던 일본에게 쓰나미라는 생각지도 못한 자연 재해가 만든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지진은 거의 멈추고 마을을 집어 삼키던 시커먼 바닷물들도 이제는 잠잠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의 시련은 끝난 것이 아니다. 아니 일본의 시련이 아니라 세계인의 시련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방사능이라는 것은, 일본과 그 주변 국가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구 전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일본과 매우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워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걱정을 하며, 걱정하던 문제가 해결되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이 사람이다. 어찌 사람이 두려운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까? 인터넷에 떠도는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많은 유언비어들은 걱정을 넘어서,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큰 일조를 한다.

단순히 걱정을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진실인양 퍼지는 무성한 소문들은, 단순히 군중을 공포로 몰아넣으려는 의도 밖에 없다. 누군가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디서 들었던 얘기를 말했을 뿐인데 왜 그것이 죄가 되고 금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수천 수백만의 사람들이 대 혼란에 빠지는 것 또한 옳은 일은 아닐 것이다. 
 
헌법에 가장 중요한 논제중 하나인, 서로 상충하는 기본권이 있는 경우 어느 기본권을 어느 선 까지 더 보장해야 하는 논의가 있다. A라는 기본권과 B라는 기본권이 서로 모순되더라도, 어느 쪽이 약간 양보한다면 둘 다 보장되는 경우는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오늘의 후쿠시마 원전 사건에서는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 국민들이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권리,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장난삼아서 IAEA 에서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할 것이며 그 폭발의 영향은 한국은 물론 중국까지 삼킬 것이다 고 유언비어를 퍼뜨린다면,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이 말을 믿고 해외로 도피할 마음을 먹었다면 우리나라는 종잡을 수 없이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다.

만약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저 이야기는 유언비어이며 원전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 얘기하더라도, 사람들은 믿지 못한다. 아니 믿지 않는다. 정부가 오히려 정보를 조작하고 은폐하려 한다고 믿을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약간만 양보한다면 국민 전체가 안전한 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언비어는 퍼져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걱정하는 일을 멈추라는 것은 아니다.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은, 우리가 원자로가 폭발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원전에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이다. 걱정을 하더라도 조금만 눈을 돌려서 쓰나미에 가족을 잃고 삶을 잃고 목숨을 잃은 일본인들을 걱정하고, 모두에게 다시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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