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국방부에 관리권 이양 촉구 공문 보내는데 정작 거제시는 '무대책'

▲ 김철문 기자
거제시의 행정 기획력과 현안 대처능력에 의구심을 자아내는 일이 자주 일어나 시민들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제시는 다음달 1일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광 인프라 구축방안 시민 토론회'를 가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뜻있는 시민들은 거가대교 개통 전에 관광 인프라 구축방안 전략을 미리 준비해 한참 실행하고 있어도 마땅찮을 마당에 "왠 뜬금없이 시민 토론회냐"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앞으로 개장할 장사도가 창출하게 될 부가가치에 대한 식견 부족으로 남의 일처럼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기수 시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장사도의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통영시와 통영시의회는 거제뱃길을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수준이었다.

"거가대교가 개통됐지만 장목면 북부권인 구영 유호 농소 황포 등은 거가대교 개통을 원망하는 수준으로 지역 경제가 위축돼 있다. 거제시의 전략부재가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윤부원 시의원이 최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적했다.

위축된 장목 북부권 경제를 살리고, 거제의 대표관광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 거가대교가 관통하고 있는 '저도'라는 사실은 조금만 생각을 가지면 누구나 알 수 있다.

▲ 거가대교에서 바라본 저도 전경
저도는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별장이었다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수십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해송 동백나무 팽나무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에는 김일성 별장을 관광상품화시킨 '화진포의 성'이 있고, 2003년 대통령 별장으로 해제된 청남대가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저도는 더 이상의 개발도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를 관광상품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김해연 도의원은 지난 4월 26일 경남도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저도는 거가대교가 관통하고 있어 군사시설의 가치를 상실했다. 자연친화적인 국민관광지로 만들 수 있게 저도 관리권 이관을 위해 경남도가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경남도는 5월 초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저도 관리권 이관을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전화 회신을 통해 "검토 조사를 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었다고 담당공무원이 밝혔다.

1993년 어민들의 집단 시위와 거제시의 계속적인 요청으로 청해대 별장이 해제됐으며, 행정구역도 진해시에서 장목면으로 환원됐다. 2003년 저도 반환에 대한 거제시의회 성명서 채택, 2004년 거제시민 35,000명이 서명을 받아 정부에 건의서를 내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소유권과 관리권이다. 저도의 전체 면적은 총 25필지 438,840㎡(132,749평)이고, 이중 12필지 406,414㎡는 국방부 소유이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13필지 32,426㎡는 경상남도 소유가 됐다. 관리권은 국방부가 가지고 있다. 김해연 도의원에 따르면 "2004년 거가대교 건설 사업자들에게 콘도미니엄 3,531㎡를 저도 안에 짓도록 해 현재는 군 수뇌부의 휴양시설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1993년 저도의 행정구역이 장목면으로 이관되지 않고 창원시(구 진해시)로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지금의 장사도 문제와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저도의 관리권과 소유권을 넘겨받아 진해에서 관광유람선을 띄워 저도를 관광상품화시켰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거제시는 저도를 눈앞에 두고도 물끄러미 관광객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 저도에 있었던 팔각정은 최근 없어졌다. 저도에 있는 대통령 별장 건물 등 역사성을 가진 각종 시설들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나마 다행으로 1993년 저도의 행정구역이 장목면으로 넘어온 것은 어민 시위 등 결국 시민의 힘이었다. 저도와 거가대교를 중심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유람선이 유호 농소 등 장목 북부 지역에 출항하면 거제의 대표관광 상품이 생기고, 지역 경제도 덩달아 살아날 것이다.

저도의 관리권과 소유권을 국방부로부터 넘겨받느냐 못 받느냐의 핵심 키워드는 거제시 행정과 거제시의회, 시민의 '끈질긴' 노력이다. 저도의 관리권과 소유권을 이관받을 때까지 노력을 기울일 테스크포스팀을 시에 구성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거제발전기획위원회 안에 공무원, 시의원, 시민단체, 각계 전문가 등으로 '저도반환소위원회'를 만들어 대처하는 등의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시민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성, 저도가 관광상품화되었을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토론회, 세미나, 각종 언론 매체 홍보, 시민 서명운동, 집회 등 대응 전략을 찾으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시장 임기 초에는 거제시 행정 중요 부서에 각종 사업을 벌리고, 추진력있게 추진하는 공무원을 전진배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데 원인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흘려나오고 있다. 

저도 관리권과 소유권을 넘겨받으면 앞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은 명백하다. 거제시의회도 저도 관리권을 넘겨받기 위해 들어가는 각종 소요 예산 편성, 그리고 미래 소유권까지 넘겨받을 것에 대비해 매입 예산 편성 움직임도 필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