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거제시 전략사업담당관…"여유와 낭만의 휴식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자 "

▲김종천 거제시 전략사업담당관
바다는 일상공간이면서 동경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각자 경험했거나 상상했던 바닷가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바닷가는 생활공간이면서 놀이공간이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고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쉬고 사색하고 즐길 수 있는 여가공간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바닷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해수욕을 즐기던 해변은 숙박 및 위락시설 위주의 소비 공간으로 변화했고, 어느 바닷가는 제방, 호안과 방조제 등으로 접근하기 조차 힘들다. 이제 조용히 쉬고 사색할 수 있는 바닷가는 찾기 쉽지 않다.

이와 같이 과도한 연안개발로 인한 생태환경의 위기와 일상공간의 단절은 물질주의와 개인이윤 추구, 개발위주의 사회체제에 대한 근본적 반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바닷가에 내포된 고유한 가치의 회귀와 복원에 대해 사회적 요구가 제기됨에 따라 생태적 인간적 심미적 관점에서 바닷가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이를 지역성장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무분별 개발로 생태환경 위기
바닷가는 공간미학적 관점에서 공간의 가치와 이용 가능성을 고려한 공공 디자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공공 디자인이란, 기존 기능위주의 획일화되고 파편화된 공간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시 및 지역개발과 생활공간의 색채, 이미지 시설물 등을 관리하는 공간관리 수단이다.

바닷가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공성과 친수성을 가미해 친근하고 쾌적한 연안으로 조성하려는 사업들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연안정비사업, 항만 친수공간 조성사업, 갯벌복원사업, 해안경관 개선사업 등을 들 수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연안정비사업은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잠제와 이안제 등 연안시설물을 설치하고 양빈을 복합적으로 실시한 사업으로 사업 이후 좁고 갈라졌던 해수욕장은 넓은 모래사장으로 복원됐다.

또한 송도해수욕장 주변에 거북섬과 암남공원을 연결해 해안산책로를 조성하고 해수욕장 전면 해역에 해양 조형물 등을 설치해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해안으로 변모했다.

▲ 우리의 바닷가는
우리시에도 동해안, 서해안에 비해 그 규모는 작지만 아담한 13개의 해수욕장이 있고 이를 찾아 매년 많은 내방객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자연발생의 생태적 기능에 의존한 채 진입도로 개설과 주차 공간 조성, 선착장, 물양장 등 구조물을 설치하여 연안생태기능의 훼손과 변화, 파괴를 초래하였을 뿐만 아니라 모래가 유실되고 한 방향으로 모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이용면적이 날로 좁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많은 예산으로 모래를 보충하고 있으나 그 기능은 날로 쇠퇴하는 느낌을 받는다.

남부면 명사해수욕장의 경우 저구마을 경계의 자연방조 기능을 갖춘 해안 암반을 제거하고 이를 기반으로 호안도로를 개설함으로써 급격한 모래유실과 해변의 축소 그리고 방파제 방향으로 모래가 대량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외해에서 내해로 이동하는 해류의 완충작용 기능을 하는 해안 암반을 제거함으로써 조류가 직립식호안에 부딪혀 모래를 방파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현상으로 현시점에서는 지역주민들도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바닷가의 특성을 전혀 고려치 않고 획일적인 토목공법에 의한 개발 시공의 결과이다.

아울러 연안의 이용과 개발은 조류 방향, 연안생물, 저질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 생태기능을 반영한 해양공법을 적용하여 조류이동의 방해 또는 차단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콘크리트 직강호안과 바다와 맞닿는 도로를 배제한 사석 경사면 호안을 조성과 함께 조류 이동과 파랑의 충격을 흡수토록 하여 반사 파도에 의한 연안침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석의 틈사이로 수산 동․식물 생육장 제공과 더불어 서식하는 어․패류에 의한 오염물질의 정화로 연안환경을 보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에 따라, 늦은 감은 있지만 개개의 해수욕장별 특성과 낚시터, 산책로, 해안공원, 등산로, 바닷가 쉼터, 해수탕, 경관조망, 해양편의 시설조성과 더불어 활용할 수 있는 연안공간의 효율적 이용방안을 수립하여

①연안의 여건과 이용실태를 분석하고 ②합리적 이용을 위한 기본개념도입 및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고 ③개별대안을 설정하여 연안자원의 통합적․집중적 이용 방안과 더불어 ④거점별 특성화 개발전략으로 지역경제 및 정주기반 조성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의 해안정책기조를 살펴보면 해양관광자원 이용실태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별 해양레저 활성화 구역을 지정하여 연안관리지역계획, 항만재개발구역, 마리나 항만구역, 도시계획 등과 연계한 마리나, 낚시, 스킨스쿠버 등 테마형 해양레저 활성화 구역을 중심으로 해양문화 콘텐츠와 해양관광 인프라가 결합된 해양관광도시를 조성하고

‘동․서․남해안권 특별법’에 따른 연안도시 발전계획과 연계를 통해 해양관광 거점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우리시에서 개발과 지원정책에 발맞추어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지역경제 보탬이 되는 맞춤형 기본계획을 설립하여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그 필요 사업비 확보에 전념하여야겠다.

▲ 생태적 가치 복원해야
연안개발과 관련한 디자인 사업은 주변 여건이나 환경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시간적 범위를 충분히 고려해 장소 이미지와 정체성에 적합한 공공공간으로 조성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안 공간에 공공적 가치를 담을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에 내포된 이용여건과 생태적 가치를 구현해내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해안선과 해안선에 인접한 바닷가는 본질적으로 공공성을 내포한 공공공간이다. 바닷가는 일반 대중에게 열려져 있고 다양한 일상행위와 소통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기 좋은 연안으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안공간의 합리적 다원적 가치를 복원해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적 가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지역주민에 돌려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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