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동 GS자이아파트 건설 현장 토착민 식수에 녹조띤 폐수

▲주민, "시공사측 관리소홀로 지하수 오염"…시공사측, "정전 후 복구 과정서 발생한 사고"

수월 양정지구 대단위 아파트 신축 공사로 빚어진 토착민들의 각종 피해와 숱한 불만은 언제쯤 속 시원히 해결되는 것일까.

분진 소음 진동 등 주민들이 그동안 받은 고통은 날이 갈수록 분노로 변해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물 부족 등으로 여러 차례 말썽이 됐던 지하수 문제가 다시 불거져 또 한번의 일전을 벌일 태세다.

수월양정지역주민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사실상 오폐수 수준의 지하수가 공급돼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 수양동 해명 마을 주민이 지난 15일 마을 음용 지하관정에서 퍼올린 물을 받아둔 물통
녹조를 띤 오염된 지하수로 인해 이 물을 공급받는 각 세대의 물탱크도 덩달아 오염돼 마시는 것은 고사하고 생활용수로 쓰는 것도 불가능한 지경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한 주민이 이날 공급된 지하수를 담아 보관한 샘플(3병)의 경우 병 속의 물 색깔이 녹색에 가까울 정도로 한눈에 봐도 심상찮은 수준임을 짐작케 한다.

이 지하수는 기존 수월마을 소유의 관정과 윤석개발측이 주민 식수 대체용으로 판 새 관정 등 2개 공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평소 수량 부족에다 종종 흙탕물이 나오는 등 말썽을 빚어왔다고.

애초에는 마을 지하수 3공에서 용수가 공급됐으나 자이아파트 공사로 아파트 부지 내 관정 2공이 주민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폐공돼 검찰에 고발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해왔다.

더욱이 이번 경우는 지금까지의 물 부족 사태나 간헐적인 오염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이라고 대책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지난 16일부터 지하수 공급을 잠정 중단하고 자구책으로 생수를 구입해 주민들에게 식수로 제공하고 있다. 또 부족한 생활용수는 지난 17일 거제소방서의 협조로 소방차 2대분을 긴급 공수해 각 세대에 공급한 상태다.

이번 사태와 관련 대책위와 GS건설, 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시청에서 만남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책임 소재 및 마을 상수도 관리 주체를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여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대책위는 당초 아파트 공사 시점부터 건설사 측이 지하수 펌프 관리 등 실질적인 관리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GS건설 측은 주민들의 원활한 식수 공급을 위해 그랬던 것이지 마을 상수도 관리권도 없을뿐더러 관리 주체가 아니라고 맞서 협상이 결렬됐다.

식수 부족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실상 건설사 측이 양질의 식수를 공급해줄 책임이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어처구니없다는 게 대책위의 기본입장이다.

▲ 올해 12월 입주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GS자이아파트
GS건설 측은 오염된 물이 공급됐다는 대책위 주장에 대해 "사고 당일 2시간 가량 정전됐다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물이 공급돼 다소 오염된 물이 나갔던 듯하다"며, "세대별 물탱크 청소와 대체 식수를 공급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빠른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건설사 측이 제시한 조치사항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판단, 음용수 적합 판정을 받을 때까지 자체적으로 식수를 공급키로 했다.

대책위는 특히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지난 20일 오염된 지하수 샘플 및 지하수 관정 3곳(기존 마을 지하수, 대체 지하수, GS건설 공사용 관정)의 수질검사(46개 항목)를 (주)영웅화학 환경생명연구원 측에 의뢰했다.

이날 지하수 채수에는 대책위 관계자를 비롯해 수양동 사무소 직원, GS건설 관계자 등이 모두 입회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물 부족, 수질 오염 등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문제가 돼왔던 지하수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새거제제신문 7면 인용보도, 이동열 기자>

<아래 기사는 김철문 기자가 지난해 6월 모닝뉴스에 근무할 때 이번 물 문제에 관해 취재보도한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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