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범 진영세 서예가가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 전에 촬영한 것임.

草上之風草必偃 誰知風中草復立

(초상지풍초필언 수지풍중초부립)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엎드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꼿꼿하게 일어서는 것을

 

▲ 대금산 억새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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