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거제미래포럼대표

▲ 김현철 거제미래포럼대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이 옛말은 단순히 해석하면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형태로던 변화한다는 뜻일 거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의 변화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뒤 거제의 강과 산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또 시민들은 어떤 모습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을까? 나는 이런 물음을 던지며 10년 뒤 거제의 미래상을 두고 고민한다.

뼈를 묻기로 작정한 거제의 미래를 위해 나는 이 시점에 무엇을 준비하며, 실천에 옮겨야 되는가. 내가 추구하는 거제발전의 핵심은 무엇인가.

나는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열정과 책임감으로부터 그 해법을 찾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2011년 10월 어느 날, 23만 거제시민을 태우고 출항의 닻을 올린 ‘거제호’가 2020년에 도착한 곳은 희망과 환희의 땅이어야 한다. 항해 도중 분명히 시행착오도 있고, 또한 선원들은 거센 파도에 ‘배 멀미’를 하며 괴로워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선장과 선원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해내야 한다. 무엇보다 선장은 출항에 앞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10년의 기나긴 항해가 끝날 때 선원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희망의 땅을 선사해야 한다. 그래야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 것이다. 현재 23만 명이 승선해 있는 ‘거제호’는 보강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더욱 큰 뼈대를 가진 튼튼한 배가 절실하다.

나는 그 뼈대를 생산이나 생활의 기반을 형성하는 도로, 항만, 철도 등 인프라 구축에 비유한다. 기초가 되는 뼈대를 견고하게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지역균형개발 등 선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10년 뒤 우리가 만들어 낸 ‘거제호’는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시급하게 세워야 할 뼈대가 무엇인지 보자. 거제시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한축으로서, 동북아시대의 교통요충지 및 물류거점도시로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대전~거제간 고속화철도사업 조기추진과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거제시 연장문제는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일본과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한·일해저터널도 거제시와 상당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추이를 지켜보며 대처방안을 강구해야한다. 거제의 어제와 오늘을 바꾸어 놓은 거가대교 개통은 우리들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거가대교통행료 인하와 손실보전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향후 이 도로가 거제와 부산시 간에 어떤 역학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리고 현재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준비하자.

대전~거제간(203.8㎞)고속화 철도는 국토해양부가 중부내륙권과 남해안권을 연결하는 내륙철도망 구축사업으로 총사업비 3천281억 원이 소요되며 2019년에 완공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19개 전철화사업 중 11번째 순번이다. 상황에 따라 순위가 밀릴 개연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 사업의 성사시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가만히 누워서 떨어지는 감이 입에 들어오길 기대하지말자는 이야기다.

대전~통영~거제시를 잇는 고속도로는 서울~대전~진주~통영~거제~부산간 U자형 국가기간 도로망 구축을 목표로 했으며 남해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과 동남권 산업벨트의 대동맥으로 역할이 기대됐다.

그런데 거제시까지 연장하는 문제를 두고 국가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09년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한 결과, 경제성 지표인 B/C(Benefit Cost Ratio)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도로는 거제시민의 자존심과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이 사업을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생각이 떠오른다. 정작 당일에는 비가 와서 취소돼 그 실망감에 머리를 떨구던 아련한 기억. 비오는 날에도 소풍을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이 하는 일이다.

더욱이 정치인들은 이 사업을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내걸며 저마다 “내가 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과는 ‘아니면 말고 식’이 되어버렸다.

이와 함께 예산부족으로 ‘반쪽도로’가 되어있는 아주동~장평고개를 잇는 국도14호선 우회도로사업, 서부거제권 주민들의 염원인 계룡산터널, 거가대교의 교통량 분산을 위해 절실한 연초 송정IC~문동간 고속화도로 등 산적한 현안문제들이 거제시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서부거제권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계룡산터널 개설사업은 어떤가.
지금 50세를 바라보는 주민들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거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 온 이야기라고 한다. 시의원부터 시장, 국회의원 후보들까지 단골메뉴로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현재 계룡산 터널은 없다. 정치인 모두가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이토록 일을 앞 다투어 하고 싶은데 왜 지지부진할까.
문제는 예산이다. 수 천 억 원에 달하는 만만찮은 금액이다.
거제시의 살림살이 규모는 연간 5천 억 원 정도 된다. 이 금액으로 산적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정부의 예산을 가져다 써야한다는 이야기다. 못 가져 올 이유가 없다. 나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과에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다.

그 일에 대한 맥을 제대로 짚어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나간다면 성취 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재 거제가 필요로 하는 힘이다. 그래야 우리는 ‘강한 거제’를 창조해 낼 수 있다.

10년 뒤, 2020년 거제의 모습을 그려 본다.
401.45㎢ 면적의 작은 섬나라의 동북쪽에는 장장 8.3㎞달하는 꿈의 바닷길이 열려있고, 서쪽으로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육지를 향해 쌩쌩 달리고 있다. 도심을 흐르는 도로망은 어느 한곳 시민들을 짜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물류중심지로서, 산업적 기반이 확실히 갖추어진 도시로서 전국적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언론매체 마다 전국에서 가장살기 좋고, 풍요로운 도시로 거제시를 지목한다. 2020년 어느 날 한 중앙언론의 경제면 톱 기사의 제목이다. “국민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거제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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