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거제시장이 11일 오전 진주에서 장녀 혜림(29) 양 결혼식을 가지면서 주위에 알리지 않아 시민의 입에 회자(膾炙)될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11일 12시에 있을 결혼식을 앞두고 오전 10시경 자동차 안에서 ‘딸을 시집보내면서’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소회(所懷)와 주위에 알리지 않은 이유 등을 밝혔다.

권 시장은 “딸의 결혼을 주변분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비로서 딸에게는 정말 미안한 결정이었습니다. 딸은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자신의 새 출발을 축복받고 싶었을 것입니다.”고 자녀에게 미안해 했다.

권 시장은 “(자녀의 결혼식을 알리지 않은 것은) 공직자의 직분에 충실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우리 직원에게 시민이 공감하는 ‘공직자의 처신’을 주문했습니다. 솔선수범하고자 하는 마음이 딸에게는 미안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서운할지 몰라도 딸은 저의 심정을 이해해 줄 것이라 봅니다.”고 덧붙였다.

‘딸을 시집보내면서’라는 권 시장의 글이 페이스북에 뜨자 결혼식을 축하하는 ‘좋아요’와 ‘댓글’이 수십개씩 달렸다.

▲ 11일 오전 12시, 진주에서 열린 권민호 시장 자녀 결혼식 때 신부측 결혼 축의금 접수대.
권우상 씨는 “시장님은 공직자이지만 따님은 한번밖에 없는 축복받는 결혼식입니다”며 주위에 알리지 않은 것을 다소 서운해하는 뜻도 나타냈다.

정성동 씨는 “‘타인을 변화시키는 힘은 자신의 모범적 실천에서 나온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시장님의 앞서가는 생각 본받겠습니다.”고 권 시장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시장 부속실 직원은 권 시장의 자녀 결혼식을 알고는 있었지만, 주위에 이같은 사실을 한마디도 하지 않고 비밀을 지켰다.

권민호 시장은 또 지난해 장모상을 당했지만, 조화와 조의금을 받지 않았다.


권민호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
딸을 시집보내면서

늘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천진난만한 얼굴, 깡총거리며 유치원 다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차곡차곡 모여 세월의 강이 되었습니다.

오늘 사랑하는 제 딸이 새로운 문지방을 향해 떠납니다. 이별은 아니지만 딸을 시집보내는 아내는 만감이 쌍곡선을 그리나 봅니다.

알토란 같은 가정을 꾸릴 것입니다. 사랑의 세레나데가 넘치고 행복이 영그는 다복한 삶을 기원합니다.

딸의 결혼을 주변분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비로서 딸에게는 정말 미안한 결정이었습니다. 딸은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자신의 새 출발을 축복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공직자의 직분에 충실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우리 직원에게 시민이 공감하는 ‘공직자의 처신’을 주문했습니다. 솔선수범하고자 하는 마음이 딸에게는 미안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서운할지 몰라도 딸은 저의 심정을 이해해 줄 것이라 봅니다.

저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여러분을 모시는 것이 도리인데도 초대하지 못한 점 깊은 혜량 있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죄송스럽고 또 죄송스럽습니다. 마음으로 제 여식의 앞날을 축복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2012년 2월 11일 아침 권민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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