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측 "수뢰1억 중 뇌물과 정치자금 구분해보이겠다"
재판부 "금액 구체적으로 가분가능해야"...입증 곤란 전망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어들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당한 김한겸(64) 전 거제시장이 파기환송 첫 공판에서 “뇌물과 정치자금을 구분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성기문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시장에 대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 측은 “정치자금 성격이 섞여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재판부가 양형에 고려해달라”며 “대법원의 판시 내용을 피할 수 있도록 뇌물과 정치자금을 구분할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수우 임천공업 회장에게 1억 원을 받아 일부를 선거자금으로 쓰고, 당선 이후 사업 인허가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2010년 11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구체적 타당성 확보에 문제가 있는 만큼 구분이 가능하다면 시도해보라”는 입장이다. 설령 변호인 측이 이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뇌물과 정치자금 성격이 모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더라도 입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판부는 “입증을 위해선 수수금액 중 몇 원까지 뇌물이며 몇 원까지 정치자금인지 수준으로 가분 가능해야한다”고 전했다.

1심은 징역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정치자금 성격이 섞여있다”며 일부 감형해 징역3년6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수수한 금품이 직무행위 대가의 성질을 갖는 이상 정치자금의 성질이 포함돼 있다 해도 전부가 뇌물 성격을 잃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을 깨고 지난달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오후 2시 김 전 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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