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사화합 한마당 행사 세계조선해양축제 기간과 겹쳐 '갸우뚱'

거제를 대표하는 반듯한 축제를 하나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오는 5월 3일부터 7일까지 처음 열리는 ‘2012 세계조선해양축제 준비에 추진위원회는 밤을 새우고 있다.

축제 주관사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소극적인 협조로 예산 조달 방안과 행사 내용을 대폭 수정해 준비를 하고 있다. 고현항에는 오페라크루즈선을 정박시켜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8~29일 이틀 동안 오페라크루즈선과 거제시 일원에서 거제문인협회가 주최하는 ‘거제선상문학 예술 축제’도 연다. 연초천에는 ‘꿈의 바닷길’에 사용될 거제 각 마을 어촌계가 보유하고 있는 뗏목이 속속 도착해 대나무 소재 난관을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개폐회식 주무대 설치 작업, 통구미배 경주대회 선수 선발 등 축제 준비에 심혈을 쏟고 있다.

이러던 차에 대우조선해양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달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영화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담긴 ‘2012 노사 화합 한마당, 으랏차차 DSME' 행사를 옥포조선소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4월 29일 토크 콘서트, 4월 30일 윈더걸스 걸그룹 등이 참여하는 으랏차차 콘서트,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옥포중앙공원에서 노사합동 걷기대회 등이 주요 행사다.

대우조선해양측은 “‘으랏차차 DSME'는 임직원과 가족의 노고를 격려하고 세계최고 종합중공업 그룹 조기달성을 위해 노사간 화합과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의미로 마련됐으며, ’마음 나누기, 믿음 더하기‘라는 슬로건아래 다채로운 문화공연 축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공연은 무료이며, 직원과 가족, 거제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마다 5월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합동으로 ‘가족과 함께 걷기대회’를 가졌다. 고재호 새 사장이 취임해 예년과 다른 분위기일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노사화합과 사기진작을 위해서 행사 필요성도 느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어린이날 행사는 이미 축제추진위원회에 독자적으로 행사를 갖는다고 통보를 했고, 4월 30일 으랏차차 콘서트는 노사협약 사항으로 2년마다 열리기로 했기 때문에 갖는 것이다”고 했다.

▲ 2012 여수 세계박람회에 건립한 대우조선해양로봇관
그런데 으랏차차 DSME 행사 개최시기인 4월 29일에서 5월 6일은 5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세계조선해양축제 개최일과 우연히(?) 겹친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조선해양축제에 삼성중공업과 함께 행사 주관사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리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대우조선해양로봇관을 건립했다.

2012 세계조선해양축제가 고현항 중심으로 열리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시기에 다른 행사를 준비해 축제에 고춧가루(?)를 뿌리자는 것인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그렇게 오해할 수 있지도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박장섭 세계조선해양축제 추진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독자행사 추진에 대해 “그동안 행사 대우조선해양이 축제 주관사이지만 생산 차질을 이유로 행사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도 최대한 이해를 했는데 추진위원회에 사전 귀뜸 한 마디 없이 독자적으로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화합과 상생’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자체 준비 행사가 세계조선해양축제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하고 축제추진위와 대화하면서 상생 협력 방안을 찾을 생각은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세계조선해양축제가 열리는 시발점은 거제시가 세계적인 조선산업 도시이기 때문이다. 세계조선해양축제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있기 때문에 열리는 측면도 있지만,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위한 일이다.

이번 축제는 거제시와 거제시민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은혜를 입고, 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시와 거제시민을 위해 상생하자는 취지다.

대우조선해양이 준비하고 있는 행사는 노사 모두 어른스럽지 못한 느낌이다. 노사 모두 거제 시민이다. 2012년 노사화합 한마당 슬로건으로 ‘마음 나누기 믿음 더하기’를 정했다고 밝혔다. ‘거제시민과 마음 나누기, 거제시민과 믿음 더하기’ 행사는 갖지 못하고, 대우조선해양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 수밖에 없는지 생각케 한다.  대우(大宇) 즉 우주처럼 큰 사고는 가질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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