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제시 해양항만과 김종천 과장

▲거제시 해양항만과 김종천 과장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청소년들에게 진취적 해양개척 정신을 함양시키기 위해 5월31일로 제정된 ‘바다의 날’을 올해로 17회째 맞이하고 보내면서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국민들의 안식처인 바다가 환경오염으로 파괴되는 심각성을 직시하게 된다.

바다는 기념일 이전에도 내내 말없이 그냥 그렇게 있었지만 함부로 훼손하고 마음껏 버리다가 어느 날 문득 옛날의 청정한 바다가 아니었음을 발견했기 때문일 게다.

따라서 ‘바다의 날’ 제정 이면에는 바다에 대한 위기감이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진정한 ‘바다의 날’ 의미는 실질적으로 바다를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하느냐를 고민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무게가 실려야 할 것이다.

특히 도서인 우리시는 바다로 둘러싸여 생태적 연안환경이 자리 잡고 있는 섬으로써 바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으며 영원히 함께 해야 할 운명인 것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일찍이 주민들의 생업수단으로 이어온 수산업은 환경오염과 약탈에 가까운 남획으로 연안어업이 퇴조하면서 사양 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우리의 옛 바다는 청정한데다 갯벌이 좋아 그물만 치면 갯것들이 지천으로 걸려오는, 말 그대로 마르지 않는 ‘고기 밭’이었다.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넉넉한 바다가 품어 키우는 생명들로 가득했었다.

일찍이 정약전은 유배지에서도 우리나라 수산업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자산어보를 집필, 수산부국의 단초를 마련하려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 어업인 삶은 날로 궁색해지고…
그라나 부끄럽게도 우리들은 바다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무분별한 폐수방류 등으로 바다를 오염시키면서 해양생태계는 중병을 앓기 시작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어업인들은 물고기와 해조류 등 모든 바다생물을 제공하는 해양생태계에 기대어 살아간다. 해양생태계는 어업인들의 모든 생활을 지탱해주는 생물적 지리적 권역이다. 그럼에도 어업인들은 해양생태계를 이용만 하고 버려두기 일쑤다.

그들은 해양생태계가 베푸는 것을 누리는데 익숙하지만 돌보고 아끼는 데는 무관심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어업인들은 이제까지 해양생태계의 공생자가 아닌, 기생자였던 셈이다. 바다는 더 이상 약탈과 착취의 대상이나 소비만의 무대가 아니다. 더구나 어업인에겐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수산물의 주거지역으로 해양생태계를 대신할 곳은 없다.

■ 지속 가능한 관리·보전 방안 강구
다행히 눈부신 양식어업 기술개발에 힘입어 수산부국의 꿈은 계속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양식어업 또한 바다가 청정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죽어가는 바다에 아까운 생명은 던져 무엇 하겠는가.

우리의 바다는 너무나 지쳤다. 통제되지 않은 개발은 바다생태계 파괴를 부추겼다. 이로 인해 바다는 썩어가면서 초록빛 색깔은 푸른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속은 백화현상으로 사막화 돼버렸다.

다행히 수산업은 자연적으로 거듭날 수 있는 힘을 지녀 가꾸고 관리하면 영속성이 유지되는 자원순환형 재생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다가 제 아무리 화수분이라도 악조건에서는 끊임없이 자연적으로 거듭날 수 없고 자원을 재창출할 수도 없다.

수산업의 퇴조는 어장의 재생능력이 어획량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자원이 고갈되면서 비롯된다. 따라서 겉으론 멀쩡한 것 같지만 빈사상태에 놓인 바다의 재생능력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는 바다의 소통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제 우리는 바다의 건강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더욱이 해양자원을 생업수단으로 하는 어업인과 그 관계자들이 더욱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바다의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를 종식시키고 보존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금의 바다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후손 대대로 사용하여야 할 소중한 자원이자 유산이므로 우리는 잠시 이를 빌려 쓸 뿐 후손에게 본래의 건강한 상태 그대로 되돌려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17회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한 번 더 그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며, 우리의 선대가 그러하였듯이 우리도 후손에게 훌륭하게 보존되고 가꾸어진 푸른 바다, 싱싱한 바다, 건강한 바다를 건네 줄 수 있도록 모든 지혜와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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