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지정학적 요건 갖춘 요충지…대학원 대학교도 함께 유치해야

▲ 김철문 기자
거제시는 미래 성장 동력인 해양플랜트산업의 중추적 기반시설인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해양플랜트 대학원대학교’를 거제에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거제시는 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거제시의회 157회 임시회에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및 대학원대학교 예정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2013년도 거제시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안’을 제출했다.

예정부지는 장목면 장목리 모처 138,617㎡로 잡았으며, 부지 매입에는 시비 34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산하 선박해양플랜연구소가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를 올해 7월 신설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산업지원센터가 들어설 10만㎡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적지 심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창원, 김해, 통영, 하동, 거제시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900억원(정부 742억원, 민간 159억원)을 투입해 기초교육동과 교육시설을 갖춘 산업지원센터와 특수 연구동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산업지원센터서 대형 설계 기술 연구, 기술‧마케팅 교육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해양플랜트 대학원대학교’ 설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 몸담고 있는 공학사 졸업자, 해양플랜트 제작사 및 엔지니어링 재직자를 대상으로 해양플랜트 설계 등에 필요한 필수과정을 교육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대학원 대학교는 약 2만평의 부지를 필요로 하며, 국비‧지방비‧민자를 합쳐 6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5년까지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에 해양플랜트 대학원 대학교 설립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 내년 2월 마무리되는 용역결과에 따라 도내 각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거제시는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와 해양플랜트 대학원 대학교 부지 매입을 거제시의회에 상정시킨 것은 두 기관의 유치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거제는 세계 1위 조선해양산업 집적 도시다. 거제시는 미래산업인 해양플랜트 산업 건조 중심지가 될 것이다. 해양플랜트 집적 도시에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가 거제에 위치하는 것은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한다.

거제를 제외한 다른 도시에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대학교가 들어서는 것은 ‘선택과 집중’의 경쟁력을 도외시한 정치적‧정략적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제시민은 응당 들어서야 할 곳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를 거제시 행정력, 지역 정치인들이 힘을 합쳐 거제에 유치하지 못한다면 사후 책임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제시는 ‘거제시가 지목한 해당 부지가 사전에 어디다’고 알려졌을 경우 부지 매입가가 상승할 것이다는 우려을 하고 있다. 거제시의회서 부지 매입안이 가결되면 해당 위치는 거제시민은 다 알게 될 것이며, 또 거제시민은 부지 위치를 응당 알아야 한다.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는 것도 아니다.

거제시가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 들어설 적지다고 내정한 장목면 장목리 일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장목면 장목리는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대학교가 당연히 들어서야 하는 ‘역사성과 지정학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거제시는 ‘역사성과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한 논리를 가지고 정부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지자체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1592년 6월 14일 절도사 이순신 장군이 조정에 보낸 ‘이도당항포등4처승첩계본(二度唐項浦等四處勝捷啓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6월 7일 아침 천성‧가덕, 장목면 구영‧율포, 부산 다대포 몰운대 등에서 왜적을 물리치고 “초경에 거제땅 온천량의 송진포로 돌아와 밤을 지냈습니다(初更量 倒巨濟地溫川梁松津浦經夜)”고 했다.(칠천량을 온천량으로 부름) 6월 8일에는 창원땅 마산포‧안골포‧제포‧웅천 등지로 왜적을 찾아내려 탐견선을 보냈으나 ‘어느 곳에도 왜적의 종적은 없다’고 하여 “도로 송진포로 돌아와서 밤을 지냈습니다(故還到松津浦經野)”고 했다.

또 1594년 9월 29일과 10월 4일에는 승리로 이끈 1‧2차 장문포해전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1597년 7월 16일 조선수군이 전함 10여 척만을 남기고 일본군에게 전멸당한 ‘칠천량해전’이 있었다.

▲ 장목면 장목리 일원은 숱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송진포, 장문포, 칠천량은 위치적으로 거의 같은 곳이다.

거제시지(거제시지)에는 “400여 전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승리와 패배가 있었던 곳이 거제요. 희비가 교차되는 지역이 거제다. 그만큼 국방 요새로서의 중요한 지역이다.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국제항이다”고 적고 있다.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 입지에 관한 또 다른 역사가 있다. 러일 전쟁이 일어나기 전 일본은 1904년 1월 거제도 송진포를 강제로 빼앗아 해군기지로 만들고 일본의 연합함대를 이곳으로 옮겨와 본부로 삼았다. 러일해전의 승리를 기념하여 1931년 <송진포 일본해 해전 연합함대 근거지 기념비>가 송진포의 옛 연합함대 사령부 위치에 세워졌다. 이 비석은 거제시청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를 유치할려고 하는 장목면 장목리 일원은 위에서 언급한 역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지정학적으로 더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장목면 장목리를 중심으로 7시 방향에는 삼성중공업, 9시 방향에는 안정국가산업단지, 9시~10시 방향에는 고성 조선산업특구, 11시 방향에는 마산로봇랜드가 있다. 또 북쪽으로는 창원국가산업단지, 진해해군기지, STX 조선, 1시 방향에는 부산신항과 부산강서구 해양플랜트산업 연구개발특구, 오른쪽 5시 방향에는 대우조선해양 등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거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하청 해안만 '차세대산업단지'와는 지척이다.

부산 신항과 부산 강서구 해양플랜트산업 연구개발특구는 거가대교로 연결됐다. 창원시와 장목면은 국도 5호선으로 곧 연결될 것이다. 바다는 말할 것도 없고, 육지 교통으로도 해양플랜트 산업 연구·개발·생산지와 ‘사통팔달’ 연결되는 곳이다.

▲ 장목면 장목리는 진해만을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산업 등 국가기간산업단지와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심장'과 다름없는 지역이다.
장목면 장목리는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대학교가 들어설 지정학적 필요 조건과 역사적 당위성의 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와 대학원 대학교 유치를 위해 거제시 행정력, 정치인, 시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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