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남도 승인·고시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후속 조처 일환

오는 13일 공청회가 예정돼 있는 2020 거제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 여러 내용 중에 연초면 연사리 1231-24번지 일원으로 거제시가 계획한 ‘여객터미널 조성 예정지’ 관련 기사에 시민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이 드러났다.

30일 게재한 본사의 기사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도 나뉜다.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현재의 터미널 이용에 불편이 많다. 도시 규모에 맞게 여객터미널을 이전해야 한다. 현 터미널로도 괜찮아 이전할 필요가 없다. 연초면 연사리로 옮겨야 한다. 연초면 연사리는 적지가 아니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시민들의 여러 의견 중에 ‘터미널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왜냐면 거제시, 거제시의회 등에서는 ‘지방선거가 1년 남은 상태서 굳이 정치적 분란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선거 이후로 입지 결정을 미루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려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에 여객터미널 입지가 들어가게 된 연유를 살펴보면 여객터미널 입지 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임이 밝혀질 것이다.

여객터미널 입지를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야하는 첫 번째 이유는 2008년 3월에 결정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이다.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은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따른 법적인 사항이다.

▲ 책표지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제5조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의 수립’ 항목에 “도시교통정비지역으로 지정된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시장은 20년 단위의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혀져 있다. 또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제8조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에 ‘시장은 기본계획을 수립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본계획을 구체화하여 5년 단위의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거제시는 법률적 근거에 따라 2008년 3월 거제시 도시교툥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기본계획의 분석기준연도는 2005년이며, 중기목표연도는 2015년, 장기목표연도는 2025년이다.

500페이지 분량의 이 책자에는 거제 도시교통현황 및 전망, 도시교통 전망, 교통정책의 목표와 전략, 도시교통정비 기본구상, 투자사업계획 및 재원조달방안 등이 거제시 도시교통의 현재‧미래가 담겨 있다.

기본계획 책자 끝에는 2007년 12월 13일 개최한 경상남도 지방도시 교통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붙여 있다. 도 교통정책심의위는 통보 의견에서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제5조(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의 수립) 및 제8조(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의 규정에 의거 귀 (거제)시에서 수립하여 심의 의뢰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및 중기계획(안)에 대한 경상남도 지방도시교통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붙임과 같이 통보하오니 같은 법 제6조 3항 및 제8조 제3항의 규정에 의거 공고 등의 제반 절차를 이해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 도 지방도시교통정책심의윈회 심의결과 통보 내용
이 책자에 시설별 개선방안 중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개선방안도 포함돼 있다.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현황, 터미널 수요예측,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문제점, 터미널 입지선정 및 개발방식,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개선방안, 터미널 입지선정 기본방향 설정, 터미널 입지 대안설정, 터미널개선 방안, 터미널 개선방안 종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기본계획에 검토한 입지로는 세 곳이다. 송정IC 인근,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 등 세 곳을 검토했다. 터미널 이전 후보지 입지 대안별 평가에서 송정IC 인근이 24점, 상동리 인근 15점, 사등지구 인근 19점으로 평가했다.

▲ 고속·시외버스터미널 검토대상지
▲ 후보지별 점수표
입지를 검토하면서 가로망 구상(안)에는 거가대교, 거제~통영고속도로, 국도5호선 연장, 명진터널, 국도대체우회도로, 고현항 재개발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고현만을 가로지르는 장평오거리~신오교 도로 신설‧확장, 수월 군도8호선 확장 등이 망라돼 있다.
▲ 가로망 계획(안)
도시교통 정비 기본계획에 “마지막으로 거제시 시외버스터미널의 건설시기는 여객수요예측결과 2010년 이후에 많은 수요의 변화가 예상되므로 2010년까지 타당성 및 실시설계가 완료되어 2011년 이후에는 건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거제시는 또 2009년 9월 ‘거제시 종합터미널 입지 타당성 조사’ 용역을 했다. 이 용역은 2008년에 수행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연장 선상에 있기는 하지만, 목표연도가 중기 2013년, 장기 2018년으로 잡아 기본계획과는 맞지 않았다.

기본계획에는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을 화물터미널과 따로 분리해 분석했지만, 종합터미널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는 전세‧화물‧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여객터미널을 합쳐 조사했다.

타당성 조사결과 종합터미널 입지로는 연초면 연사 들녘이 상동 삼룡초등학교 뒤편 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했다. 종합터미널 입지 타당성 조사는 도시교통 정비 기본계획을 충실히 반영하지 않고 여객터미널과 화물 차고지 등을 묶여 종합터미널로 과업을 설정하는 등 다소 비과학적인 측면이 있어 이미 언론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또한 2009년의 입지 타당성조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측면이 고려돼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 종합터미널 입지 타당성 조사 대상지
종합터미널 입지 타당성 조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시외‧고속버스터미널입지선정, 건설은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따른 후속적인 행정절차의 일환이다.

도시기본계획 재정비 안에 여객터미널 입지가 연초면 일원에 반영되더라도 여객터미널 완공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린다.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 확정 고시,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 공공 또는 민자의 여객터미널 개발 방식 결정, 자금조달, 토지 매입 등 관련 행정절차만 최소 5년에서 7년이 걸린다.

일부서는 여객터미널 입지 결정을 내년으로 미뤘다가 선거가 끝난 후 결정하자는 의견도 표출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여객터미널을 입지결정만 따로 떼내 도시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고현항 재개발 기본계획 변경 절차처럼 ‘긴급사안’일 경우 1건만 도시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밟을 수는 있다. 권정호 거제시 도시과장은 이미 “경상남도 도시계획위원회서 여객터미널 입지 결정 도시기본계획 1건만 받아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거제시는 김천~거제간 철도 건설이 가시화되자 장래 철도역사를 사등면 사곡 지역으로 잠정 결정해 이번 도시기본계획 재정비 안에 반영했다. 철도 역사는 거제에 반드시 지어져야 하기 때문에 ‘총량제’ 개념으로 ‘철도 역사’를 반영한 측면이 강하다. 여객터미널 입지도 ‘총량제’ 개념으로 접근해 이번에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에 반영해놓고, 더 많은 논의를 거친 후 최종 입지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객선이 주요 교통 수단일 당시를 회상해 보자.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 시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여객선이 없어지고 도로 교통이 전부인 지금의 시외버스터미널 시설을 한번 비교해보자. 승하차시설, 시민편익시설 등은 ‘시골 후진도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객터미널은 서민의 발이다. 정치적 흥정 대상이 더더구나 아니다. 거제미래와 서민의 애로에 조금만 귀기울인다면 어디든 입지를 하루 속히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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