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천 물 일시 저장 창고…당초 독봉산 지하에 건설키로 했다가 옮겼는데…건설비 480억원

권민호 거제시장이 고현항 매립지에 유수지 건설 검토토록 지시했는데, '누락'

태풍 ‘차바’ 영향으로 지난 5일 고현동‧장평동‧중곡동 일부 지역이 광범위하게 침수된 원인을 놓고 말들이 많다.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자, 거제시 관계 공무원 등은 5일에 있었던 침수 원인을 놓고 고현항 항만재개발 매립과 상관이 없다는 논지를 펼치고 있다. 고현항 재개발 최고 책임자도 이같은 입장을 5일 본사에 밝혔다. 거제시 관계 공무원도 6일 본사 기사 보도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중곡동 주민을 비롯해 대다수 시민들은 ‘침수 원인이 고현항 재개발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일부 시민은 6일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이형철 시의원이 침수 원인으로 지적한 내용이 그대로 맞다”고 했다.

이형철 시의원은 침수 원인에 대해 "(고현항 재개발 사업으로 매립되기 전) 고현항이 넓었을 때는 만조가 되더라도 (고현항이) 물을 담아두는 (유수지의) 완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늘(5일)과 같이 만조이고 샛바람이 강하게 부니 고현항 매립 때문에 바닷물이 고현천 물을 막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중곡동 지역이 침수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만조(滿潮) 때나 해일이 밀려오고, 육지에서는 집중 호우로 고현천 등이 범람해 기존 시가지 침수 우려가 생길 경우,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고현천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5만톤 규모의 ‘유수지(遊水池)’가 건설돼야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고현항 재개발 계획에 빼먹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 5일 고현천이 거의 범람에 도달했다. 만조시간대와 맞물려 고현천 물이 일부 고현동 지역으로 범람했다.
▲ 맨홀에서 물이 역류하고 있다.
▲ 5일 신세계 모텔 앞 도로가 침수됐다.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5만톤 규모의 ‘유수지(遊水池)’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권민호 거제시장도 이미 알고 있었다. 담당부서 공무원에게 건설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태풍 등 풍수해가 올 때 고현동 등 저지대 침수를 막기 위해 독봉산 지하에 땅을 파 고현천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5만톤 규모 유수지(遊水池)를 만들기로 했다. 전체 사업비는 480억원이었다. 거제시는 2011년 전후, 계획을 세워 소방방재청과 협의를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2010년 7월부터 거제시장을 맡았다.

2011년 10월 11일 열린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서 그 당시 도시건설국장이었던 안점판 국장은 “고현동의 도심 침수 대책이 시급하니 저류조(유수지)를 짓기 위해 정부에서 480억원을 (거제시에) 주는 것으로 협의가 다됐다. 내년(2012년)에 설계비하고 보상비 40억원을 준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거제시의원 시절에 '유수지' 건설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옥영문 도의원은 이에 대해 “독봉산 밑에 물 저장고 유수지를 만들자고 했다. 예산까지 받았다. 받은 국비를 반납하면서 건설 위치를 바꿨다. 침수에 대한 대책으로 고현항 매립지에 현 시외버스터미널에 가까운 곳에 유수지를 만들기로 했다.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는 고현동 장평동 지역의 샛강 우수를 모아서 외해로 펌핑하는 배수펌프장은 있고 유수지는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하자, 옥영문 도의원은 “유수지가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없어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했다.

옥영문 도의원이 지적한 곳에는 ‘배수펌프장’이 건설되고 있다. 배수펌프장 면적은 4,373㎡이다. 여기에는 1분당 320톤의 물을 펌핑하는 펌프 6대가 설치된다. 배수펌프장의 용도는 옛 여객선터미널 옆 우수 방류구, 장평동 디큐브 백화점 앞 우수방류구 등의 물을 차집해서, 매립지 끝지점으로 퍼내는 것이다.

▲ 고현항 매립지에 건설 예정인 배수펌프장. 그림에서와 같이 장평동 해양파출소 앞 우수 방류구, 장평동 디큐브 백화점 앞 우수 방류구, 옛 여객선 터미널 옆 우수 방류구의 물을 모아 고현항 매립지 밖으로 펌핑해 방류하는 시설이다. 배수 방류시점이 연초천 정면이고, 고현천 물이 흘려내려가는 지점으로 방류구 위치 적정성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 고현항 매립지의 배수펌프장 일시 우수 저장고(왼쪽 사각형). 우수 저장 용량은 9,000톤 정도라고 거제시 관계자가 밝혔다.
배수펌프장은 고현천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유수지(遊水池)는 아니다. 펌프장 물 저장 능력은 9천톤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현천 물을 일시적으로 가두어놓는 시설은 고현항 재개발 계획에는 없잖아요’라고 거제시 안전총괄과 담당 공무원에게 묻자, 이 공무원은 “그런 것(유수지)은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없다" 간단하게 답변했다.

2012년 3월 9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열렸다. 그 당시 반대식 산업건설위원장이 “국도 14호선 변을 따라 고현항 매립지에 구조물을 만들어 물을 저장하는 시설을 만들기로 시장(권민호 거제시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담당 공무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박원석 시 복구담당 직원은 “당초 독봉산 지하에 지하 매립식으로 5만톤 규모로 계산했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터널식으로 하면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시장님께서도 고현항 매립지 하구에 우수 저류를 설치하고 상부에는 주차장이나 공원이나 시민들이 쓸 수 있는 다기능 공간을 활용하도록 (하는 지시가 있어) 검토를 했다”고 말했다.

반대식 산업건설위원장이 “시장이 제시했다는 안은 고현항 (재개발 구역)안에다 했을 경우 기술적으로 가능하냐” 묻자, 박원석 담당은 “검토는 해봐야 하지만, 지하에 (유수지를) 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반 위원장이 “완전히 해저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네”라고 반문하자, 박원석 담당은 “예, 그렇습니다”고 했다.

이렇듯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유수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권민호 거제시장, 반대식 현 거제시의회 의장 등의 발언을 통해 명확해졌다. 그리고 거제시장, 거제시의회 의장은 자신들의 발언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데 그동안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계했던 한 관계자는 “고현항 재개발 계획을 세울 때나 허가를 받을 때 유수지(遊水池) 건설은 처음부터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6일 본사에 밝혔다. 결국 거제시장, 거제시의회 의장 등 정치인들의 발언에서만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마치 유수지가 건설되는 것처럼 거론되다가 '유야무야' 없던 일로 돼버렸다.

고현항 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거제시 전략사업과 관계 공무원에게 6일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유수지 건설되느냐'고 묻자, 이 공무원은 '유수지 건설은 금시초문이다'는 투의 반응을 보였다.  박권일 거제빅아일랜드PFV(주) AMC 대표에게 유수지(遊水池) 건설 누락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 5일 태풍 차바 내습 때 그동안 상습적으로 침수됐던 수월동 거제수협 수월지점 앞에는 침수되지 않았다.
▲ 중곡동에 건설돼 있는 유수지(약 3만톤 저수 용량). 이번 5일 태풍 내습 때 수월동의 침수 피해를 줄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천이 만조일 때 빗물을 가뒀다가 간조가 되면 물을 퍼낸다.
▲ 유수지와 수월동 연결 구간

 [정정 및 반론보도]5만톤 유수지 계획,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에 포함돼
고현항 배수펌프장 준공시 기존 시가지 침수 개선 기대

본 신문은 10월 6일자 “고현항 매립지 ‘5만톤 유수지(遊水池)’ 건설 왜 빼먹었을까(?)” 제목의 기사 및 10월 10일자 “유수지(遊水池) 건설될 때까지 고현항 매립 중단해야” 제목의 논평에서 2011년 거제시가 태풍 등으로 인한 고현동 등 저지대 침수를 막기 위해 독봉산 지하에 땅을 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5만톤 규모 유수지를 만들기로 계획하고 정부로부터 48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기로 했다가 이후 고현항 재개발 구역 안에 유수지 건설을 검토하기로 했으나, 현재 고현항 재개발 1단계 사업 구역 매립이 거의 완료되었음에도 5만톤 규모의 유수지 건설 계획은 누락돼 있어 유수지를 건설할 때까지 고현항 매립을 중단하고 거제시의 직무유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고현항 항만 재개발 사업에는 당초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 사업계획을 포함한 배수펌프장 및 우수저류시설을 사업계획에 반영하여 현재 공사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또한 거제시는 고현항 항만재개발상의 배수펌프장 및 우수저류시설은 고현지구 우수저류시설 보다 넓은 지역의 홍수량을 처리하도록 계획돼 일명 독봉산 우수저류시설보다 몇 배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계획되어 있고, 국비 및 지방비가 투입되어야 할 우수저류시설을 재정사업에서 민자사업으로 변경함으로써 국가 및 지방재정 절감에도 기여(총 사업비 480억 중 시비 144억원 절감)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