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피해 보상에는 '안하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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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16.11.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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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목 한화리조트 사업지…멸치 정치망·조개양식 피해…인근 정치망·마을어장 4곳

■ 어민들,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계획
■ 올해 경남도 감사에서 ‘위법 사항’ 무더기 적발 당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거제에 대규모 휴양지를 조성하면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어업권 검토를 배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어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어민들은 거제시의 거듭된 대책 요구에도 이 기업이 뒷짐만 지자 공사 중단 소송을 벌이기로 했다.

10일 거제시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는 거가대교 부산 방면의 초입인 장목면 농소리 산 일원에 워터파크, 콘퍼런스 센터, 마리나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공사를 지난해 12월 시작했다.

▲ 공사현장 모습
▲ 공사 현장
전체 사업면적은 11만 2580㎡, 총사업비는 1936억 원. 이 중 진입도로 등 공공부문 예산 85억 원은 시가 부담하며, 나머지 1851억 원은 한화가 투자한다.

이 사업은 애초 지역의 새 관광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지만, 편입부지 보상 문제로 착공이 늦어져 4년여 만인 지난해 12월에야 공사가 시작됐다. 완공은 2018년 6월이다.

하지만 공사 시작 10개월여 만에 이번엔 현장 주변에 어업권을 보유한 어민들이 조업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공사장과 맞닿은 연안에는 소대형 정치망어장 7.3㏊를 비롯해 어촌계 마을 공동어장 두 곳, 정치성 구획어업(각망) 38㏊가 있다.

▲ 사업현장 및 각종 어장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 등이 조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사 현장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1㎞가량 떨어진 맞은편 육지에서도 각종 중장비 소음이 생생하다. 민가에는 공사 진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공사 현장과 맞붙은 곳에서부터 어장이 놓여있는 떨어진 소대형 정치망어업 어장주는 속이 타들어 간다. 보통 한 해 마른멸치 3만 상자(1상자 1.5㎏)는 거뜬히 잡히던 '황금어장'이 공사 이후 '죽은 어장'이 돼버렸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설정된 구역을 벗어날 수 없는 구획어업인 탓에 어장을 옮길 수도 없다. 어장주는 "유달리 소음에 민감한 게 멸치떼다. 어획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고 했다. 게다가 폭우가 잦았던 지난여름엔 검붉은 토사가 다량 바다로 유입됐다. 어린 조개를 연안에 뿌렸다가 자연 상태서 키운 뒤 수확하는 살포식 공동어장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정치망 어장주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리조트가 운영되면 이용객 소음은 물론, 생활 오폐수도 유입될 수밖에 없다. 요트계류장까지 들어서면 어장은 사실상 기능 상실이다"라며 어장 소멸보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사업 현장과 맞닿은 곳에 정치성 구획어업 어장이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시가 한화 측에 어업피해 검토를 요청했지만, 명확한 입장이 없는 상태이다. 결국 어민들은 한화를 상대로 공사중지가처분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사업 중단 우려가 커지자 시는 급히 중재에 나섰다. 한화 측도 뒤늦게 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영구적인 어업 피해를 인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확인된 피해는 당연히 보상할 방침이지만,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소멸보상을 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화리조트 조성예정지 주요 도입시설은 숙박시설(콘도 424실), 워터파크, 컨퍼런서센터, 마리나 등이 들어선다고 거제시 각종 행정자료에 나와 있다. 하지만 워터파크, 마리나 등 해양 관련 시설은 한화리조트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거제시 관계자가 밝히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낸다.

▲ 거제시 행정 자료에 워터파크, 마리나 등이 도입시설로 밝혀져 있다.
▲ 조감도
거제시 관광과 관계자는 “한화리조트에 워터파크나 마리나시설 등 해양시설을 갖추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10일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공무원은 이에 대해 “당초 한화리조트 계획에 마리나시설과 워터파크 등 해양관련 시설이 있었다. 관련 부서에서 협의를 해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어업 피해 보상 등을 우려해 시설 계획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거제시 관광과 관계자는 본사의 보도 후 10일 오후 해명 전화를 통해 "사업성 문제로 해양관련 시설은 변경된 사업계획에는 모두 빠졌다"며 "변경된 사업 계획은 10일자로 거제시 홈페이지에 고시·공고를 했다"고 밝혔다.

10일자 조성계획 변경 고시문에는 사업비가 1,936억원(공공 85억원, 민자 1,851억원)에서 2,372억원(공공 85억원, 민자 2,287억원)으로 436억원이 증가됐다. 사업기간도 당초 내년 완공에서 오는 2018년 완공으로 변경했다.

주요 시설도 당초  콘도 460실, 수영장, 글램핑장, 수변휴게지 등에서 콘도 315실, 호텔 150실, 수영장, 글램핑장, 수변휴게지로 변경했다. 변경 사유에 대해 "관광트랜드 변화 및 관광객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콘도 중 1동을 호텔로 변경했다"고 했다.

글램핑장이란 글램핑(glamping) 즉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다.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을 뜻합니다.

올해 4월 1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경남도의 거제시 종합감사에서도 한화리조트 사업과 관련해 8건이나 적발됐고, 7명의 공무원이 문책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 투자 협약 체결, 토지 매입 협약, 보상 위‧수탁 협약 체결, 실시협약 체결, 관광조성 사업 시행허가, 대체 공설묘지 추진 등이 부적정한 것으로 지적당했다.

또 채무 부담행위 및 공유재산 처분에 대한 거제시의회 의결을 받지 않은 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적발됐다. 경남도는 감사결과 보고서에 “거제시는 관련 법규를 위반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공사 현장과 바다는 붙어있다.
▲ 공사 현장 입구
▲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각종 토사는 거제 밖 외지로 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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