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9일 보도…"2010년까지 안되는 줄 알면서 문서 주고받기만"

거제시 행정 난맥상이 연일 도내 방송에 오르내리면서 앞으로 어떠한 내용을 더 보도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고현항 재개발 공유수면매립 반영 요청을 위한 시의회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거제시는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가 8월말이나 9월초에 있다"고 고현항 재개발이 '심사보류'에서 '찬성'으로 거제시의원들이 돌아서게끔 시의원을 속인 일이 도내 방송에 최근 보도돼 홍역을 치뤘다.

국토해양부 소속인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는 정기국회 국정감사 준비 등으로 중앙연심위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으며, 국토해양부 관계 공무원도 본사와의 통화에서 "9월에도 일정이 잡힐 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는 거제시 솜방망이 행정이 도내 KBS, MBC 등 방송에 집중보도됐다. 두 방송사는 약속이나 한 듯 9일 일제히 삼성중공업 한내농공단지 진입도로 4차선 확장 도로 개설을 차일피일 미루도록 내버려 두고 있는 거제시 행정을 질타했다.

▲ KBS 방송보도 장면

삼성중공업은 2007년 11월 14일 한내농공단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서 연초 오비 열방교회 입구에서 연초 한내 임천공업 입구까지 3.06㎞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해 거제시에 기부채납토록 약속했다.

▲ 삼성중공업이 한내농공단지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으면서 연초 오비에서 한내 임천공업 입구까지 3.06㎞를 4차선으로 확장해 거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내농공단지는 50% 이상 공사가 진척됐으며, 일부 공장용지는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공장을 가동중이다. 도로개설은 부지매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두 방송은 "최근 5년 간 5건 이상의 대규모 매립 공사가 진행되면서 한내농공단지 진입도로는 하루 통행량이 2만3천대까지 늘었다"며, "2년이 다 돼도록 (삼성중공업이 기부채납키로 한 도로를)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한 "왕복 2차로, 폭 7미터 정도의 좁은 도로에 승용차와 대형 화물차가 쉴새 없이 오가고, 도로 곳곳이 패여 사고 위험이 높다"며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도로 인접 마을주민 이 모씨는 "철판을 아주 큰 것을 싣고 가면 작은 차를 타고 가면 깜짝 놀란다. 철판이 (반대편 차선으로) 튀어나오니까"라고 불안을 호소했다.

한기수 시의원은 이에 대해 "계획대로라면 70~80%는 도로가 확장돼야 하는데 되지 않고 있다. 2010년 말까지 도로가 개설 안되는 줄 알면서도 (거제시는) 문서상으로 형식적인 (도로개설) 촉구만 하고 있다"고 문서 주고받기 행정을 꼬집었다.

김한겸 시장은 8일 언론브리핑에서 '도로개설이 왜 미뤄지느냐'는 창원KBS 황재락 기자의 질문에 "보상이 70~80%는 됐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꺼냈다가 "땅 안주는 데 문제가 있다. 땅값이 오르다 보니까 토지 보상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삼성중공업을 두둔하기에 바빴다.

▲ 8일 열린 김한겸 시장 언론브리핑 장면

김한겸 시장은 삼성중공업 김징완 대표이사가 지난 7월 21일 거제시장에게 보낸 공문도 기억하지 못하는 듯 8일 브리핑에서 "도로가 안되면 준공검사를 안내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지난 7월 21일 거제시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1.02㎞는 2010년 7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2.04㎞는 2011년 7월까지 완공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혀 내년말 한내농공단지 완공때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밝혔다.

▲ 삼성중공업이 거제시에 보낸 공문

현재 한내농공단지는 50%의 공정을 보여 일부 부지에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공장을 가동 중이며, 2010년 말 준공예정이다.

두 방송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과 행정에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며, "거제시는 삼성중공업 한내농공단지에 임시사용 허가를 내주면서 사업 시행자의 편의만 봐주고 있다"고 거제시 솜방망이 행정을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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