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300만원대 서민임대APT' 민간업자 때문에 본격 공사 못 들어가…2018년 입주 어려워

권민호 거제시장은 새해 들어 2일, 경남 CBS ‘시사포커스 경남’에 출연해 신년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 내용 중에 김효영 경남CBS 보도국장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 김효영 : 거제시의 새로운 사업하면 역시 반값아파트입니다. 잘 건설되고 있습니까?
◯ 권민호 : 주거 복지 차원에서 300만 원 대 임대아파트를 저희들이 건설 중에 있습니다. 그 근교에는 민간아파트가 800만 원 중반 대에 공급되는데 공공의 행정에서 추진하는 300만 원 대 아파트는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죠?

- 김효영 : 그렇죠.
◯ 권민호 : 이런 걸 잘 풀어내서 서민들에게 575가구를 착공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이 완성되면 이것이 롤모델이 돼서 전국으로도 확산될 여지가 있습니다.

- 김효영 : 맞습니다.
◯ 권민호 : 그렇게 되면 평생 새 집에 못살아보는 서민들에게 주거복지 차원에서 이런 사업들이 전국으로 확산될 것 같고 이런 차원에서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각 언론에 배포한 새해 신년사에서도 “300만원대 공공임대아파트는 공정한 입주자 모집을 통하여 계획대로 2018년 입주를 목표로 차질 없이 추진하여 서민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인터뷰와 신년사에서 말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볼 수 있다. ‘사업지 인근에 짓고 있는 민간아파트는 분양가가 3.3㎡(1평)당 800만원 중반인데, 거제시가 짓는 임대아파트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3.3㎡(1평)당 300만원대이다. 착공에 들어가 임대아파트 짓는 공사를 하고 있다. 입주자 모집을 통해 2018년에 입주토록 하겠다.’ 등이다.

권민호 시장이 강조한 임대아파트 건립사업은 문동동 산 20-14번지 일원 1만5,785㎡(4,775평) 부지에 지하1‧2층, 지상 20층 규모로 임대아파트 575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임대아파트 575세대 중 영구임대는 12평형 200세대, 국민임대는 18평형 375세대다.

■ 사업지에 각종 토석 적치로 임대아파트 본격 건설공사 착공도 못해

건축공사는 지평토건(주)이 지난해 9월 287억7,199만원에 낙찰(투찰율 92.474%)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5일 착공계를 냈다. 현재 전기, 통신, 감리업체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공사기간은 810일이다. 약 2년 3개월이다. 지난해 12월 15일 착공계를 냈기 때문에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면 2019년 2월 경 입주가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해 12월 착공계를 냈지만,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지와 맞닿아있는 현대아이파크 2차 공사장에 파낸 각종 토석이 임대아파트 사업부지에 대량으로 적치돼 있기 때문이다.

▲ 상문동 현대아이파크 2차 1·2단지 1,256세대와 임대주택(붉은선안) 위치도
▲ 임대아파트가 건립될 지역에 각종 토석이 적치돼 있어 임대아파트 건립 공사를 본격적으로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거제시 행복주택팀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측에 여러 차례 걸쳐 임대아파트 부지에 쌓아놓은 토석을 치워달라고 했으나, 치우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행사인 평산산업 관계자는 4일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임대아파트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서 각종 토석을 쌓아놓은 것이 아니다. 아이파크 1·2단지와 임대아파트, 진입로 공사 등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공사 과정이다. 최대한 빠르게 임대아파트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했다. '언제쯤 가능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빠르면 2월, 늦으면 4월까지 임대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는데 착오가 없도록 할 것이다"고 했다. 

■ ‘300만원대 서민 임대 아파트’ 무슨 근거로 주장하는지 ‘갸우뚱’

먼저 권민호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3.3㎡(1평)당 ‘300만원대 서민 임대아파트’는 무엇을 근거로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575세대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합쳐서 연면적은 4만49㎡다. 평수로 환산하면 1만2,115평이다.

임대아파트 건립 사업부지 1만5,785㎡(4,775평)는 인근에 아파트 사업시행을 하고 있는 평산산업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았기 때문에 땅값은 안 들어간다. 단지 아파트 건립 사업비만 계상했을 경우 3.3㎡(1평)당 300만원대로 짓는다는 이야기다.

아파트 575세대 연면적, 기타 부대시설을 합쳐서 전체 연면적은 4만49㎡다. 평수로 환산하면 1만2,115평이다. 3.3㎡(1평)당 3백만원대 즉 ‘3,999,999원’으로 추정하면은 전체 사업비는 484억6,000만원보다 적어야 한다.

그런데 택지비를 제외하고 임대아파트 575세대 건립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전체 사업비는 525억원이다. 3.3㎡당 4,333,470원이 나온다. 무엇을 근거로 300만원대 아파트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525억원 사업비 중 국비는 282억원, 입주자들로부터 받는 보증금 86억원이다. 나머지 157억원은 거제시 예산을 충당해야 한다. 거제시 예산 확보는 2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37억원은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는 세대당 임대보증금을 200만원 부담한다. 200세대 임대보증금 합계는 4억원이다. 국민임대주택 입주자는 세대당 임대보증금을 2,200만원씩 부담해야 한다. 영구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보증금을 합치면 86억5,000만원이다. 월 임대료도 부담해야 한다. 영구임대는 4만원, 국민임대는 15만원 정도다.

결국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입주민은 법적으로 부담해야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정상적으로 다 부담하는 셈이다. 결국 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 경남개발공사 등이 아닌 거제시 행정 중심으로 575세대 임대주택을 짓는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장점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사업자측 ‘개발이익 기부채납하겠다’면서 관련 절차 이행 ‘미적미적’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남도는 지난해 4월 18일부터 29일까지 가진 중점 감사에서 “300만원 대 아파트 사업 추진과 관련해 민간사업자의 개발 이익 정산 절차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현재 시점에서 추정한 개발이익 231억원(25.9%)에 대하여는 전문기관 의뢰 등을 통해 검증하여, 초과분 142억원 정도에 대하여는 환수해라”고 주문했다.

개발이익 환수는 사업자가 인허가를 받을 때 거제시에 낸 확약서에 근거한다. 사업자는 “당사(평산산업)의 수익률을 10% 이내로 제한하고, 초과수익이 발생할 경우 초과 수익금 전액을 거제시의 공익사업에 투자하거나 사회복지기금으로 활용하도록 기부채납 하겠음을 확약한다”고 했다.

확약서에는 또 “거제시와 거제시민이 인정하는 CM(건설사업관리)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사업 수익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법에 동의한다”며 “이러한 내용을 양해각서(MOU)를 대체하여 효력을 발효하는데 동의하며 필요시 변호사 공증도 할 의향이 있으며 신뢰와 성실로써 본 사업의 취지에 부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음을 확약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당사의 수익률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확약서를 냄에 따라, 택지비 원가 893억원의 10%인 89억원은 민간업자의 개발이익으로 반영시켜줬다. 231억원에 89억원을 빼면 142억원이 남는다.

경남도는 감사 지적 사항에 “평산산업(주) 소유 토지의 아파트 분양 공고가 2015년 5월 20일 되었음에도, 거제시는 개발이익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협의하거나 CM(건설사업관리)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1차적으로 평산산업측에 개발이익 산출을 위해 CM(건설사업관리)사를 선정하는 등의 절차를 밟자고 공문을 보냈으나, 평산업산업측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시 공문을 보내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했다.

평산산업 관계자는 4일 전화통화서 "지역 불경기로 미분양 잔량, 초등학교 용지부담금, 진입도로 개설 비용 등을 감안하면 당초 추산한 개발이익 보다 이익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법적 절차에 따른 감리사가 선정돼 있는 상태서 또 많은 비용을 들여 추가로 전문기관에 건설사업 관리 의뢰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 아파트 진입도로 예산 조달 어떻게 할지 ‘궁금’

상문동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양정마을 끝까지 3-9호선 2,110m를 폭 25m로 빨리 확장하는 사업도 있다. 이 구간은 두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1공구는 양정저수지서 양정마을 끝까지 940m다. 2공구는 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서 양정저수지까지 1,1170m다.

▲ 3-9호선 확장 1공구(파란선)와 2공구(붉은선)
1공구 전체 사업비는 87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상비 56억원과 공사비 31억원이다. 보상비 56억원 중에서 거제시는 29.5%인 17억4,050만원을 거제시비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2공구다. 2공구 전체 사업비는 178억원이다. 이중 보상비는 121억원이다. 공사비는 용역비 1억원을 포함해 57억원이다. 사업비 178억원 중 공사비 28억원과 용역비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비 28억원, 보상비를 합쳐 149억원을 전액 거제시비로 부담해야 한다. 29억원은 현대 아이파크 2차 사업자가 부담한다. 현재까지 확보된 거제시 예산은 33억원에 불과하다.

1공구‧2공구를 합치면 거제시 예산이 166억4,05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돈은 1‧2공구 합쳐 100억원 정도다.

거제시는 유독 양정동 현대아이파크 1차(995세대), 문동동 현대아이파크 2차 아파트(1,279세대) 진입도로인 3-9호선 개설에 거제시가 지방채까지 발행하면서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거제시가 평산산업으로터 2만4,111㎡를 기부 채납 받으면서 2013년 3월 11일 협약서를 썼다.

이 때 거제시는 사업지까지 원활한 진‧출입을 위해 지방도 1018호선(삼룡초등학교 뒤 안압지 식당 입구서)에서 (현대아이파크 2차) 사업지까지 법적 기준의 도로 확폭의 도로 개설에 따른 편입 부지 보상 및 취득, 관계 법령에 따른 토지의 수용 및 보상에 관련한 업무를 맡는다고 약속했다. 진입도로 편입 토지 보상을 거제시가 책임진다는 협약서를 썼기 때문이다.

▲ 협약서 내용
물론 575세대 서민아파트가 사업구역 내 있고, 민간아파트도 결국 거제시민이기는 하다. 하지만 거제시가 민간아파트의 진출입로 도로 개설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지금까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결국 임대아파트 건립 사업 직접 공사비 중 미확보 예산 137억원, 도로개설비 133억원 등 250억원 내외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거제시 예산이다. 그런데 거제시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난제들이 순조롭게 일이 풀리기보다는 갈수록 일이 꼬여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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