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패널들 지적…고현항 재개발 착공 지방선거 후에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가 주관하고 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주최한 '고현항 매립 거제시민 토론회'가 12일 오후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쌀쌀한 날씨 탓에 시민의 참석이 저조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이찬원 경남대 환경공학과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 장면(왼쪽부터 박동철 사회자, 이찬원 주제발표 교수, 김종천 해양수산과장, 한기수 시의원, 반대식 장평동 번영회장, 김철문 본지 발행인, 강순규 거제YMCA사무총장)
박동철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열린 2부 토론회에서는 토론자로는 김종천 거제시해양수산과장, 한기수 거제시의회 의원, 반대식 장평동 번영회장, 김철문 거제인터넷신문 발행인, 강순규 거제YMCA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 패널들은 각자 주어진 주제에 대해 간략하게 자기의 입장을 밝히고 고현항 재개발의 문제점 등에 대한 상호질문 답변이 이어졌다.

▲ 김종천 거제시해양수산과장, "고현항 재개발 착공시기는 지방선거 후로"

김종천 해양수산과장은 '고현항 재개발 Waterfront City' 추진현황을 설명했다. 거제시 고현동 장평동 일원 919,064㎡의 사업구역에서 이뤄지는 고현항 재개발 사업은 2008년 4월부터 오는 2012년 12월까지 사업기간으로 설정했다. 고현항 재개발 토지이용계획은 사업구역 중 공유수면을 제외한 항만시설 65,823㎡, 유치시설 241,754㎡, 공공시설 310,859㎡이 들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4,91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며 주변도로와 행정타운을 포함할 경우 7,000억원이 들어가며 주변도로는 ▲ 연초면 연사~신오1교 2.6㎞ ▲ 장평동~국도 연결도로 1.7㎞ ▲ 중곡동 교통광장 0.8㎞ ▲ 독봉산 산복도로 1.8㎞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중으로 도시기본계획 변경, 3월 사업계획 승인, 4월 실시계획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고 했다.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은 2008년 6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2단계로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3단계로 실시계획 승인 이전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예정이다고 했다.

고현항 재개발을 4월 달에 착공할 경우 선거용으로 오해를 살 우려가 제기되자, 김종천 과장은 "4월 달 착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빠르면 6월 중으로 착공이 가능하다"며 무리하게 착공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순규 거제YMCA 사무총장, "사람중심 개발, 녹색도시,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개발돼야"

두번째 패널로 나선 강순규 거제시YMCA 사무총장은 "매립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매립을 전제했을 경우 고현항 재개발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총장은 "고현항 재개발은 투기적 부동산 투자 논리, 개발압력으로 도시외연의 팽창, 도시 약자들이 살아갈 공간의 협소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반생태성, 시민들의 논의·합의·참여를 도외시하는 비민주성을 담고 대표적 개발 사례다"고 했다.

강 총장은 "고현항 재개발은 경제적 이익 우선 개발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 녹색도시 개발 추구, 시민·행정·사업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한기수 시의원, "특수목적법인 거제시 지분 20%인데, 사업실패 경우 거제시의 책임 명확히 해야"

한기수 시의원 세번째 패널로 나서 특수목적법인(SPC)의 역할과 구체적 내용에 대해 발표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5월 출자에 대한 조례가 제정된 것 외는 별다른 자료가 없어 특수목적법인에 대해 깊이 있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한 의원은 "거제시가 특수목적 법인에 20% 투자를 하기로 돼 있는데 2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사업이 성공할 경우는 문제가 안되지만 사업이 실패할 경우 20% 지분 만큼 책임을 져야 되지 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종천 해양수산과장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즉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은행에서 상환보증을 요구해 거제시청은 상환보증을 설 수 없어 삼성중공업이 보증을 책임지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후 대출발생 이전에 삼성이 책임진다는 법적인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종천 과장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반대식 장평동 번영회장, "장평동~수창아파트 1.7㎞ 교통체증 불보듯"

반대식 장평동 번영회장은 "인공섬을 관통해 장평동을 지나 수창아파트까지 1.7㎞ 구간은 지금도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극심하며 거가대교 개통 후는 통영 방향의 차량이 집중화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고가도로 지하차도 외의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 회장은 "토취장으로 독봉산과 연초 오비 뒷산이 거론되고 있는데 인근에 주거단지와 학교가 밀집돼 있고 자연은 한번 파괴하면 복원하기 어렵다"며 "진해 욕망산 토취장이 비용면이나 민원문제에서 적정한 대안이 될 것이다"고 했다.

반 회장은 "인공섬 유치시설 73,000평 중에 상업기능 1만평, 업무시설 1만5천평, 관광시설 2만평, 의료시설 2천3백평이 들어서면 기존 상권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상인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기존 상권 주차시설 확충, 영세상인 물류센타장 구축 등 보호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철문 본지 발행인, "3조7천억원 프로젝트인 고현항 재개발 면밀한 사업성 분석 선행돼야"

김철문 본지 발행인은 네번째 패널로 나서 "고현항 재개발은 고현항 인공섬을 조성하는 매립비용이 4,910억원이고 주변도로 확장 비용 등이 2,000억원, 추후에 들어설 건물의 건축비용은 2조5천억에서 3조원으로 추산하면 워터프론트시티 전체 조성비용은 3조2천억원에서 3조7천억원까지 투입되는 초특급프로젝트이다"고 했다.

김철문 발행인은 "전체 사업비 외에도 고현항 재개발 후에도 운영보수비가 한해 168억5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의 입장이 아니라 거제시와 거제시민의 입장에서 몇십년을 내다보는 정확한 사업타당성조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고 했다.

김철문 발행인은 "윤영 국회의원도 고현항 재개발에 관심을 가져 시민이 걱정하고 궁금해하는 문제를 풀어주는 설명회 공청회 등을 해야할 의무가 있다. 시장 출마예정자 등 정치인들도 고현항 재개발 같은 중요한 현안을 정치 이슈로 부각시켜 정책 대결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실무 담당자, "고현항 재개발이 아니면 부족한 도시시설확충 교통난 해결 대안 있느냐" 이색 질문

토론회 패널의 개별 발표가 끝난 후 패널간 상호 질문에서는 ▲ 고현항 재개발 토취장 타당조사용역 보고서 거제시 납품 여부 ▲ 거제시와 삼성중공업간 '비밀협약서' 존재 여부 ▲ 공사 착공 시기 문제 등에 설전이 오고 갔다.

김종천 해양수산과장은 "토취장 타당성조사 최종 용역보고서는 아직 납품되지 않았다. 삼성중공과 거제시가 신뢰성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비밀협약서는 없다"고 해명했다.

고현항 재개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권기용 삼성중공업 차장은 토론회 패널들에게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현항 재개발을 거제시에 제안하게 됐다"며 "고현항 재개발이 아니면 부족한 도시 시설 확충이나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고 이색 질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김철문 발행인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거제시의 가장 큰 문제는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발전으로 고현항 재개발이 오히려 불균형 발전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며 "거제면 들판에 신도시나 신산업단지를 유치해 개발이익으로 계룡산터널 등을 뚫어 균형발전을 이루는 정책을 세우는 등 거시적 도시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밖에도 방청석 질문에서 김장욱 태성기업 회장은 "고현항 재개발은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도 "침수대책, 환경문제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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