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본사 기사에 대한 입장표명

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의 사과문에 부쳐

아래글은 김형석 거제문화예술관장이 '[사과문]겸허히 '옷걸이' 본분을 되새기며…'라는 제목으로 본사에 26일 보내온 글이다.

김 관장은 23일 경남도민일보에 '선거의 계절, 옷걸이의 조언'이라는 기고글을 냈다. 이 글의 내용 중에 모 거제시장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를 문제삼았다. 본사는 김 관장의 기고글 중 출판기념회를 문제 삼은 부분을 비롯해 기고글의 몇 부문을 인용해 기사화했다.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본사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하여 김 관장이 보내온 '사과문'을 한 자도 가감삭제하지 않고 전문 그대로 게재하여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본사는 한편 거제문화예술회관 운영 전반에 대한 본사의 사시(社是 )가 반영된 기사·칼럼·논평 등의 입장 표명은 당분간 유보한다<편집자 주>       

▲ 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거제문회예술회관 김형석 관장 입니다.

거제지역 신문이 아니라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한 글이 이렇게 파문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습니다. 도민일보를 거제사람들이 얼마나 보는지는 모르지만,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그리고 지역 언론사 등에 칼럼을 수시로 기고하는지라 평소의 소신을 적어 본 것입니다. 출판기념회 같은 문화적인 행사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축하화환만 500개가 넘게 들어왔다는 건 우려와 걱정이 되었습니다.

먼저,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익명을 사용했지만 존경하는 권민호 전 도의원님께 누를 끼친 점 사과드립니다. 짧은 식견과 두서없는 졸필이라 ‘달을 가리키고 싶었는데 손가락을 보게 하는 우’를 범한 것 같습니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하였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 정채봉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

평소 좋아하는 고인이 되신 정채봉 선생님의 성인동화를 그대로 인용한 것인데, 선의의 거제시장 예비후보 모든 분께 결례가 되지 않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권민호 후보님의 정중한 항의전화 받았고, 저도 진의와 다르게 소견이 좁아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을 사과 드렸습니다. 전화통화를 통해, 권민호 시장 예비후보님도 도의원 시절 농수산위를 맡았기에 어려운 작금의 화훼농가를 걱정하는 말씀을 하시는 등 여러 의견을 들으니 언젠가는 거제발전을 위해 큰일을 하실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고 넘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참모진에서 제대로 보좌를 해 사전에 이런 일을 막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저도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 시작 후, 모시는 윗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평소 ‘한 성질 한다’는 소리를 듣기에, 조심조심하며 몸을 낮추고 경청하지만, 소신껏 직언도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 성정이 이번 일을 확대한 것 같으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체 흐름은 선거가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후보자들은 창의적 정책 대결과 공명선거를 하고, 지역민들은 투표에 꼭 참여해 좋은 후보를 뽑자!’는 캠페인을 한 것입니다. ‘지역 언론의 작위적 편집으로 정치적 이용’을 경계합니다. 이는 본말이 전도되어 권민호 후보자님께 저를 더욱 죄송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거제시장에 출마하시려는 존경하는 김한겸 거제시장님, 이상문 시의원님, 유승화 예비후보님들께도 심려를 드리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문화회관에 대한 폄하는 자제해 주십시오. 특히, 근거 없는 비방과 중상모략의 악플은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하겠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처신을 조심하겠습니다.

저는 평소 돈보다 명분과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한강 이남, 최고의 명문 고교와 대학교를 나왔다는 자부심으로 발걸음을 진중하게 하며 성실히 살아온 소시민입니다. 예술대학을 갔지만, 시대상황에 붓을 꺾고 단대 학생회장을 했으며, 사회에 나와서도 문화운동에 관여해 문화예술이 소통되는 도시를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했었습니다. 그런 시대정신과 긍정의 힘, 열정적 도전이 부족하지만 젊은 나이에 거제문예회관 관장직이란 중책에 오르는 영광을 거제시민들은 주셨습니다.

거제시에 와서도 ‘세계 1위 조선도시라는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문화도시로 만들자!’는 사명감에 직원들과 열심히 해 전국 120여 문화예술회관 중 영남권에서 최초로 최고상인 ‘문화부장관상’도 받았습니다. 이 건은 제 개인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박봉에도 고생하는 우리 회관 가족들에게 누가 되는 기사와 악플은 자제해 주십시오.

부산에선 예술대학 동문들과 ‘문화회’를 만들어 예술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운영하다, 먹고 살기 위해 공연 등을 하는 이벤트업과 광고회사를 운영했었습니다. 지금 부산시에서 하는 ‘부산바다축제’를 91년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최초로 기획해 수십만 명이 축제장에 찾게 했습니다, 96년, 한국 최초로 부산 JC에서 유치한 ‘JCl세계대회’ 개, 폐막식 담당이사로 진행한 경험도 있습니다. 부산시 개항이래 최대의 국제행사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했는데 외국인 등 1만여 명 이상이 참가했었습니다.

이외 볼쇼이발레단,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 많은 공연, 이벤트 기획경험이 있는데 거제문화예술회관 부장 채용과 관장 임용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을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름다운 보물섬 거제도에 산 지 5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굴러온 돌’ 취급하는지? 등소평의 ‘흑묘백묘’ 이야기처럼, 거제 문화발전에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차별할 필요 있는지? 지역 토박이가 아니라 외지인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몸담아온 직업상 문화예술계와 정치, 언론계에 인맥이 좀 넓은 편입니다. 인맥이 넓은 게 죄가 되는지? 소설 같은 음해성 이야기들이 많이 와전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다 부덕한 소치라고 여기고 관장될 때의 많은 시련을 약으로 생각,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 간다.”며 직원들에게 ‘꿈, 끼, 꼴, 끈, 깡’으로 문화거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독려해 왔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영원한 ‘학생’으로 생각하는지라 서울로 야간에 ‘예술경영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등 저 자신을 채찍질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왔습니다.

몇 년 전, 문화관광부에서 나온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거제문예회관 건축물 사진이 2년씩이나 표지 면에 실렸었는데 이는 서울이나 광역시, 도 말고는 기초지자체로는 최초의 일입니다. 그래서 ‘문화의 21세기로 항해하는 돛단배’처럼 멋진 건물인 '하드웨어' 못지않은 '소프트웨어'를 갖추고자 공연, 전시뿐 아니라 예술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추진해 왔습니다.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는 역동적인 거제시에 조금이라도 기여해야겠다는 마음에 멸사봉공 자세로 살아왔지만, 이번 건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관장직에도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올해 9월경 관장 공모가 있습니다. 회관 운영에 관심이 많은 거제시민이 있으시면 선의의 경쟁에 참여해 주십시오. 그러니, 이번 건으로 저의 문화마인드와 회관 운영 자질을 폄하하고 매도하는 것은 조심해 주십시오.

끝으로, 존경하는 거제지역 9개 언론사 대표님들께도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도 손자병법에 나오는 ‘풍림화산’ 같은 비판을 많이 해 주십시오. ‘올바름과 그름’의 나침판이 되어주시어 제 같은 무지렁이 짧은 생각이 판을 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바람처럼 빠르고, 숲처럼 고요하며, 불길처럼 맹렬하고, 산처럼 묵직한’ 정론직필로 세상을 위해 혈서를 쓰는 심정으로 사람들을 계도하는 글들을 사랑합니다.

다시 한 번 더, 부족한 졸필이라 진의와 다르게 피해를 드린 당사자 분께 사과드리며, ‘오이 밭에서 신발끈, 배 밭에선 갓끈 고쳐 매지 마라’는 존경하는 모 언론사 대표님의 충고를 가슴에 담고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거제시 발전을 위해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하신 모든 후보자님들, 창조적 정책공약과 깨끗한 페어플레이로 시민들의 마음을 얻으시어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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