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포함) 할 지 '미지수'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심위가 거제시장 공천 후보 대상자를 권민호 김한겸 유승화 세 후보로 압축한 가운데, 앞으로 진행될 공천 일정에 시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압축 후보 중 한 사람의 공천자를 결정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김정권 경남공심위 대변인은 “17일 회의를 열어 압축지역과 추후 논의하기로 한 지역에 대해 심사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17일 회의를 통해 후보자를 계속 압축해 공천자를 바로 결정할 지, 더 이상의 압축이 어려워질 경우 최종적으로 국민참여경선 등의 방법을 선택할 지는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국민참여경선으로 가기에는 아직 이른 듯

경남공심위의 추후 회의에서 단수 결정이나 더 이상의 압축이 어려워 국민참여경선으로 갈 경우를 가상해 일어날 수 있는 미래상황을 예측해보았다.

"국민참여선거인단은 당해 선거구 당원과 일반국민으로 구성한다"고 한나라당 당규에 명시돼 있다. 한나라당 당헌 99조에 "국민참여선거인단 대회는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여론조사 경선으로 갈음할 수 있다"고 단서가 붙여있다.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는 전체 당원 중에서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을 일정비율로 나눠서 뽑고, 또 일반 시민 중에서 선거인단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를 가진 시민을 선택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현실적으로 실행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차선책으로 도당 공심위 결정에 따라 '여론조사'로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갈음할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로 공천 대상자를 결정할 경우 여론조사 전체 샘플수는 얼마로 할 지, 여론조사 기관은 몇 개로 할 지, 무응답 층은 어떻게 처리할 지, 현직 프리미엄은 감안 할 지, 감안한다면 몇 %로 반영할 지 등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 세 후보자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김한겸 현 시장과 윤영 현 국회의원 간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나라당 시장 후보를 결정했다. 이때 두 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1,000명 샘플을 조사해 두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해 나눴다. 그 결과 김한겸 현 시장이 52%를 획득해 한나라당 시장 공천자로 결정됐으며, 윤영 현 국회의원은 48%를 획득했다.

여론조사에는 통상적으로 무응답층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때 두 후보자의 여론조사 합계는 100%인 점이 특이하다. 일명 '끝장 여론조사' 방식으로 무응답 층은 처음부터 배제하고 '굳이 지지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설문을 넣어 두 후보자 중 한명을 무조건 선택하도록 해 샘플수 1,000명을 맞추는 방식이다. 2006년 여론조사 경선이 끝난 후 그당시 윤영 후보측에서는 '끝장 여론조사' 방식에 서면 합의한 것을 두고 크게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각 후보자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 시장 후보 결정이 4월 말이나 5월 초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당헌에 원칙적으로 도당 공심위에서 45일 전까지 후보자를 결정해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고 돼 있지만, 정치는 꼭 원칙만이 아니라 '비원칙'도 비일비재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여론조사 경선으로 국민경선을 갈음할 경우, 경선에 참여한 세 후보 중 탈락한 두 후보는 당해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 여론조사 경선으로 갔을 경우 서면 합의가 가능할까?

공직선거법 제57조 2항에 "정당이 당내 경선을 실시하는 경우 경선후보자로서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고 못박아 놓았다.

공직선거법 제57조 2항에는 이어 "당내경선의 후보자로 등재된 자를 대상으로 정당의 당헌·당규 또는 경선 후보자간의 서면합의에 따라 실시한 당내 경선을 대체하는 여론조사를 포함한다"고 밝혀져 있다.

'서면 합의에 따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서면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여론조사는 법적인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서면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자를 결정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3배수 압축에 담긴 깊은 의미는?

당초 10일 오전까지 3배수 압축보다는 2배수 압축설이 심심찮게 흘려나왔지만, 결국 10일 오후 발표에서는 3배수로 압축됐다. 3배수 압축이 각 후보자가 그동안 공심위원을 상대로 공을 들인 결과인지, 아니면 '서면합의 후에는 무소속을 출마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따라 각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가진 최종 공천자 외 2명을 묶어놓기 위한 한나라당 전략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나라당은 거제지역을 진보진영 강세 등 한나라당 시장 후보가 쉽게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려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 국회의원은 이날 3배수 압축 공심위 회의에는 당해지역 당협위원장으로 제척됐다.  3배수 압축에는 '윤심(尹心)'이 외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그럴지는 판단키 어렵다.  

김정권 경남공심위 대변인은 10일 고성, 하동, 산청군수를 현직 군수로 공천자를 결정하면서 "교체지수가 낮고 (다른 공천자에 비해) 지지도가 월등히 높아 단수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말을 바꿔 거제에다 적용시켜보면 여러 각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예선도 어려웠지만, 더욱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한나라당 시장 공천자' 마지막 고지를 누가 점령할 지 시민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기사 일부 수정, 2010. 4. 12. 1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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