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 인사불만 만만찮다…''청렴도 향상 첫걸음 '인사'인데"
지연(地緣)·학연(學緣) 편중 인사 꼬집는 글 많아…공무원 노조 차원 대책 호소

“우리 시의 청렴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인사에 대한 불만이라는 것을 왜 모르나. 외부고객 만족(친절)은 내부고객 만족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모르고 자리 재배치라는 것이 해결책인 양 헛발질을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벌써 주요 자리에는 자기 사람을 ‘핀셋’으로 찍어 배치해 놓다보니 경력이 있는 사람이 갈 때 없다는 것이다.”

거제시 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익명의 공무원이 게시한 글이다. 거제시는 지난 8일 승진 인사, 이어서 14일자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1,200명 공무원 중 약 378명, ‘3뷴의1’이 승진‧전보‧신규‧교육‧복직‧휴직 등으로 공무원 신상에 변화가 있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도 있지만, 인사 후에는 항상 후유증이 있다. 후유증이 적으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였고, 또 ‘무난한 인사’였다는 평을 듣게 된다. 그런데 거제시 1월 정기인사는 ‘후유증’이 만만찮다.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번 정기인사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게시글 중에는 ‘인사철만 되면 올라오는 같은 패턴의 글들’이라며 이번 인사를 옹호하는 글도 있다. 이같은 글에는 댓글을 통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홍호글’이 여론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 거제시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인사관련 글

이번 승진 인사를 시청에서는 “누구누구는 누구누구 빽으로 승진했다. 누구누구는 무슨 모임 빽으로 승진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각 국(局) 주무계장은 여러 부서를 거치며 ‘근평’ 관리 등을 통해 승진 배수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경제산업국, 주민생활국, 관광국, 안전도시국 주무계장이 ‘승진 배수’에 든 공무원이 많았지만, 승진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무국이나 연공서열만 믿고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승진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고 시장이 강조했던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익명의 A 시민은 “각 국 주무계장 인사 발령을 낸 사람도 시장 자신이지 않느냐.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기준으로 삼았으면 기준이 한결 같아야 할 것이다. 청렴도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으면, 필벌(必罰)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승진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6개월 만에 자리는 옮기는 잦은 보직 이동을 꼬집는 글도 있다. 또 좁은 거제시에서는 웬만한 사람은 학연·지연·혈연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누구는 누구와 학연이다. 누구는 누구와 지연이다' 등으로 '편가르기'해 인사폭을 스스로 줄이고 있다는 지적도 자주 들린다.

특히, 비판글에는 ‘일운’, ‘K고’ 직접 거명하며, 지연‧학연 인사 꼬집는 글이 많다. “거제시 인사는 일운으로 통한다. 주요 보직에 일운 사람들이 다 포진하고 있으니 들어갈 틈이 없다.” "일운빽으로 승승장구네. 아 나는 왜 일운에서 태어나지 못했는가."

거제시 공무원 노조 차원에서 대책을 촉구하는 글도 다수 게재돼 있다. “총무‧인사‧시정‧기획‧감사 담당 보직자 발탁 배경을 밝혀 주실 것을 건의 합니다. 항간에 누구는 누구 빽이다. 누구는 누구 청탁으로 갔다 등. 이러한 여론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노조 차원에서 그 진상을 밝혀 거제시의 정의와 공정함을 세워 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익명의 B 시민은 "거제시 1,200여 공무원은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천명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선거운동은 할 수 없지만, 공무원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 표심이 어디로 갈지 매우 궁금하다"고 했다. 

이번 인사에는 총선을 앞두고, "인사권자의 '자(者)' 보다는 무슨 무슨 '관(官)'이 영향력을 많이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시청 내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내용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