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면 구천리 전경

경상남도는 이번달 3일 “2022년 국비 7조425억원을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면서, 농·해양·환경분양 예산 중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5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국립난대수목원 조성지가 전남 완도로 결정된 후,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해 12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제는 난대수목원 조성예정지였던 동부면 구천리 일원에 순천만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한·아세안국가정원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 여러 차례 정부기관을 방문해, 한·아세안국가정원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예산 5억원이 확보됐으면 거제시는 ‘거제에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첫발을 내디디게 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할 것인데, 의외로 조용하다.

거제시 산림녹지과 내년 주요 업무에도 한·아세안국가정원 관련 업무는 업무계획에 들어있지 않았다. 거제시의회에 보고한 업무보고 책자에 관련 내용을 빠뜨린 것은 한·아세안국가정원 업무는 중요치 않게 다루고 있다는 반증이다.

무슨 말못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지난달 11월 25일 열린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의 산림녹지과 행정사무감사 속기록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 전기풍 위원 : 국립난대수목원 이걸 하면서 2009년도에 용역을 했습니다. 2009년도면 지금부터 11년 전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치를 하지 못하고 완도군에 빼앗겼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아세안국가정원으로 추진한다, 알고 계시죠?
○ 산림녹지과장 김형호 : 예.
○ 전기풍 위원 : 한아세안국가정원 이게 어느 정도 진척이 있습니까?
○ 산림녹지과장 김형호 : 내년도 기본계획 용역비를 국가 예산에 반영해놓은 그런 상태에 있습니다.
○ 전기풍 위원 : 용역비는 해놨는데 거제가 확정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거제로 확정이 된 겁니까, 이게?
○ 산림녹지과장 김형호 : 거제에 하려고 지금 추진하고는 있습니다.
○ 전기풍 위원 :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확정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제 용역비 만들어서 어떤 형태로 할 것이냐? 그리고 그게 되고 나면 나중에 지정하는 절차를 받겠죠. 그렇지 않습니까?
○ 산림녹지과장 김형호 : 하여튼 거제에 하도록 저희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전기풍 위원 : 그러니까
노력을 하는 거지 확정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당초 동부면에 추진을 하면서 토지매입작업부터 해서 쭉 추진을 해오다가 치유의 숲도 하지 못하고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도 못하고 한아세안국가정원으로 바꿨는데 아직 확정은 안 됐다, 이 말이죠. 그걸 제가 묻는 겁니다. 최선을 다해서 한아세안국가정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주십사 그 말씀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 산림녹지과장 김형호 : 예. 하여튼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형호 산림녹지과장의 일관된 답변은 “거제시가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지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거제에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해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국립난대수목원 입지결정은 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 신청·접수, 난대수목원 대상지 현장 평가 및 서류 평가, 난대수목원 기본구상 및 타당성 용역을 거쳐 적지가 결정됐다.

난대수목원은 전남 완도로 조성 적지로 결정된 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예타를 통과하면 기본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기본계획 수립 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담당공무원에게 14일 ‘이번에 확보된 예산 5억원이 어떤 용도인지 궁금하다’는 질의를 했다. 산림청 공무원이 “답변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다.

한편 서일준 국회의원은 “한·아세안국가정원 기본구상을 위한 용역비 5억원이 확정됐기 때문에 거제에 한·아세안국가정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회의원 임기 내 거제에서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