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시장 9월 28일 "지혜의 바다 백지화" 밝힌 후 20일 재차 입장 밝혀
"상문동에 중앙도서관 2027년까지 건립하겠다"…한은진 시의원 "지혜의바다 건립돼야"

변광용 전 거제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이, 박종우 거제시장 취임 후 이를 “백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후 ‘여진(餘震)’이 이어지고 있다.

시정질문을 통해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킨 한은진 거제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 백지화 문제를 다시 쟁점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거제시는 이를 감지한 듯, 20일 거제시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박종우 거제시장은 ‘시민 의견을 수렴해 거제중앙도서관을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시가 낸 보도자료 요지는 “거제시체육관을 리모델링해 ‘지혜의바다’ 도서관을 건립하는 것은 여러 문제로 인해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대신에 상문동에 5,000㎡ 크기의 ‘거제중앙도서관’ 건립을 2027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진 시의원은 지난 9월 28일 시정질문을 통해 “전임 시장 시절 추진했던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박종우 거제시장은 “다수의 문제로 거제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은 짓지 않는 쪽으로 무산됐다고 보면 된다”며 “대신에 상문동에 약 5,000㎡ 규모의 거제 대표 시립 도서관을 건립하겠다”고 답변했다.

‘다수의 문제’에 대해 거제시는 20일 보도자료에 보다 상세한 이유를 밝혔다. 시는 “박종우 시장은 지혜의 바다 추진을 재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거제도서관 폐쇄 우려, 체육관 신축에 대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증 부재, 체육관 장기간 미사용, 체육시설 분산 등 앞으로 예상되는 더 많은 문제로 인한 시민 불편을 들었다”고 했다.

또 “거제시체육관을 지혜의 바다로 건립할 경우 약 13만 권의 장서고를 보유하고 있는 기존 거제도서관이 폐쇄될 우려가 있어 지혜의 바다 건립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판단이다. 경남도교육청의 100억 원 규모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대해서도 시의 자산인 거제시체육관과 탁구장을 경남도교육청에 30년 무상 조건으로 임대하고, 체육관을 별도로 신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혜의 바다 건립에 따라 이전되어야 할 거제시체육관의 신축 계획도 불분명하다. 앞서 (전임 시장 시절) 시는 대체 시설로 국제규격에 부합하는 3,500석 이상 체육관을 신축하기로 했으나, 체육관 이전 신축에 대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결여 등 구체적인 장소와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고 했다.

나아가 “대규모 시설 건립 시 장기간의 공사 소요로 대체시설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와 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과의 분산, 체육관 미 이용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거제시 입장이다”고 했다.

거제시는 ‘중앙도서관 건립 추진 배경’으로 “중앙도서관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업비의 최대 40% 가량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100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고, 체육시설의 분산도 없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고 했다.

덧붙여 “새로 건립될 거제중앙도서관은 우리 시 인구 규모와 다양해지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욕구 증대로 아이들은 물론 가족이 함께 즐겨 찾아 이용할 수 있는 신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면동에 산재해 있는 시립도서관, 스마트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을 총괄 관리하며, 체계적인 도서관 정책을 수립, 시행할 수 있는 시설이 될 전망이다”고 했다.

시는 “현재 ‘거제시 도서관 발전종합계획 수립 용역’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신축을 위한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며 “위치는 상문 동 내 부지를 검토 중이다”고 했다.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9월 14일 변광용 거제시장과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부터다. 경남교육청은 거제시실내체육관을 리모델링해 지혜의바다 도서관으로 개관할 경우 100억원 규모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업무협약 체결 나흘 전인 지난해 9월 10일 변광용 전 시장을 비롯해, 거제시 체육회 각 종목별 회장 및 면‧동 체육회장은 총원 60명 중 이날 22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체육시설은 집적화가 필요하다. 지혜의바다 도서관은 폐교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등의 의견이 있었지만, 기존 체육관을 지혜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새로운 체육관을 고현항 재개발부지내로 이전 건립하는 계획에 대해 ‘체육인들이’ 동의한 것으로 정리됐다.

간담회 사흘 뒤, 지난해 9월 13일 ‘거제실내체육관 이전 및 신축 관련 체육인 건의서’가 거제시에 접수됐고, 다음날인 14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거제시는 MOU 체결 후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 후보지를 ‘거제시실내체육관’을 꼭 찍어 실내체육관 안전진단을 했다.

올해 4월 1일에는 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변광용 거제시장,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도의원, 시의원, 학부모 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거제지회, 위더스맘카페 등 지역 기관 단체, 학부모 등 거제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혜의바다’ 도서관 건립 소통간담회를 가졌다.

변광용 전 거제시장은 올해 4월 21일 선거를 앞두고, "3,500석 이상과 국제규격에 부합하는 규모의 실내체육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시는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용’(?)으로 다소 서두르는 느낌을 주었다.

시는 “박 시장은 ‘취임 후 지혜의 바다와 관련된 자료와 그간의 과정 등을 살펴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용역과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우리시의 위상에 걸맞는 시민중심의 도서관 건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자료를 끝맺었다.

▲ 한은진 거제시의원

한은진 시의원은 20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시정질문 후 박종우 시장과 학부모들이 간담회를 했는데, 지혜의바다 도서관 백지화에 대해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앙도서관 건립 보도자료를 통해 ‘지혜의바다’ 건립 여론을 무마시킬려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11월 15일부터 시작되는 행정사무감사나 나아가 또 한번의 시정질문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제보와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지혜의바다 도서관을 건립하는 것이 내가 맡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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