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전문가들 "거제역 위치 너무 안 맞다"…"시외곽 둘 것이 아니라 '필히' 시가지 내부로"
민원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정된 사등 역사(驛舍), '서거제역'이 되지 않을까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이제 거제시민에게 피부적으로 와닿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거제시를 비롯해, 일부 시민들은 사등면 사등리에 건설 예정인 ‘거제역(驛)’에 대해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거제역(驛)을 비롯해, 철도차량기지, 정비창 등의 10공구 건설공사를 담당할 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19일 했다.  

마지막 구간인 10공구는 설계‧시공 일괄 ‘턴키방식’으로 발주를 할 예정이다. 9공구도 당초 턴키방식으로 입찰공고를 했다. 응찰 건설사가 없어 설계와 시공을 분리해 발주했다. 10공구도 응찰 회사가 없어 다소의 시간을 끌지는 알 수 없다.

남부내륙철도 거제역(驛)은 사등면 사등리 성내마을 앞 산에 건설된다.

지난 3일 ‘거제시 미래 100년 도시공간 정책 세미나’에 도시공학‧조경‧건축 교수‧전문가들은 세미나에 앞서, 사등면 거제역(驛) 건설 예정지를 둘러봤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너무 안 맞다. 왜 여기에다 거제역이 들어서지”라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제 전역에 철도 종착역이 들어설 만한 부지가 없는 것도 아닌데, 누가 봐도 사등면 하필 ‘거기’에 거제역이 들어서야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는 후문이다.

박종우 시장 취임 후 거제시는 변하지 않고, 변화할 수 없는 거제 100년을 디자인하기 위해 행정력‧예산을 쏟고 있다. 거제 미래 100년을 디자인하기 위해 교통체계 구상 중 철도교통은 사등면 거제역을 중심에 놓고 교통 문제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거제시도 첫 단추인 ‘거제역’이 잘못 꿰져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난감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도시정책 세미나’서 신강원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미래 100년 디자인을 위한 거제 교통체계 구상’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신강원 교수는 “마산‧순천‧여수엑스포역 수준을 근거로 거제역(驛) 하루 철도 운행횟수는 36회로 예상된다”며 “하루 이용객은 2,5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 교수는 남부내륙철도의 가덕신공항 연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등면에 들어서는 종착역 역명(驛名)을 ‘거제역(驛) 대 서거제역(驛)’ 놓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가 ‘서거제역’을 언급했다는 것은 위치적으로 사등면에 들어서는 ‘역(驛)’이 거제를 대표할말한 대표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세미나서 ‘미래 100년 거제,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김상조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장의 철도 부문 발언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김상조 본부장은 “KTX 역사(驛舍)는 시외곽에 둘 것이 아니라 가급적(필히) 시가지 내부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며 “도심에 집중시켜 기능을 극대화하고 주변으로 파급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 김상조 본부장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
▲ 김상조 본부장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

김 본부장은 국토교통부가 2022년 8월에 발표한 자료에 근거해, 역을 중심으로 초역세권‧역세권‧배후지역으로 개발하는 ‘역세권 콤팩트시티’를 거론했다.

▲ 김상조 본부장이 주제 발표한 내용 중 일부 
▲ 김상조 본부장이 주제 발표한 내용 중 일부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 콤팩트시티로 개발하는 사례로 ‘대전역 복합환승연계 및 문화‧공공‧컨벤션 콤플렉스 조성’을 들었다.

▲ 김상조 본부장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
▲ 김상조 본부장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

물론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철도역 등은 도심 중심지가 아닌 시 외곽에 배치돼야 한다는 주장도 펼칠 수 있다. 

당초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용도별 토지이용계획에 ‘철도시설부지’ 29만6,311㎡를 할애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가산단에는 산업시설용지 외 주거‧상업‧지원‧공공용지 등이 함께 계획됐다. 국가산단이 정상적으로 개발됐으면, 초역세권, 역세권, 주변지역 개발이 뒤따랐을 것이다.

▲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감도
▲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감도

하지만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백지화됐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토지이용 계획 중 ‘철도시설부지’만 남은 형국이 됐다.

지역의 정치권 한 인사는 “국가산단이 백지화됐으면, 당연히 거제역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토지이용계획 중 철도시설용지
▲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토지이용계획 중 철도시설용지

거제시는 KTX역세권 수립 용역 중간 보고회를 18일 가졌다.

거제시와 경상남도는 남부내륙철도 연계 지역발전전략 및 역세권 개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용역은 남부내륙철도가 통과하는 경남 거제·진주·통영·고성·합천 기초지자체가 각 1억원씩 부담하고, 경남도가 부담하는 1억원을 포함해 6억원 으로 진행하고 있다. 용역 기간은 올해 연말까지다. 용역은 경남연구원과 (주)유신이 수행하고 있다.

올해 말 용역이 완료되더라도, 역세권 수립 용역은 이러이러한 시설이 역세권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스케치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 용역을 통해 초역세권, 역세권, 배후지역에 대한 멋진 그림을 그렸더라도, 결국 개발은 민간자본이 맡아야 한다. 즉 민간자본이 시장성과 투자 수익률이 있으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투자하게 돼 있다.

그런데 하루 3,000명 내외의 철도 이용객 수준으로는 민간자본이 초역세권, 역세권 개발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부내륙철도 기본계획을 세울 때 “상문동 지역에 종점 및 정거장 계획을 수립하였으나, 거제면 마을 인접 통과 민원, 상문동 아파트 단지 인근 통과에 따른 민원, 상문동 역사 반대 민원 등의 사유로 ‘부득이하게’ 사등면에 정거장 계획을 수립하였다”고 밝혔다.

‘부득이하게’ 결정된 사등면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 역세권 개발이 뒤따르는 명실상부한 거제역이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KTX가 준공된 후 사등면 역 주변에 시내버스 환승센터 그리고 렌터카 주차장, 자가용 이용객 주차장, 몇몇 편의 시설 밖에 없는 ‘낙동강 오리알’ 역이 되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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