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의원 본분·역할 망각하고, 상대 정치세력 흠집내기에 혈안
한아세안국가정원, 도시재생 센터장 행정사무조사, 성희롱적 발언 등 '티격태격'

거제시의회가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상대 당 헐뜯기에 혈안이 돼 있는 느낌이다.

지난 11일 거제시의회 제240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렸다. 이날 열린 본회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날 본회의 부의안건은 민주당 소속인 이태열 시의원이 제기한 ‘의원 징계의 건’ 1건이 전부였다.

윤부원 의장은 “‘거제시의회 의원 징계의 건’은 ‘거제시의회 회의 규칙’ 제87조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여, 윤리특별위원회로부터 징계에 대한 심사보고서가 접수되면 본회의에 부의하겠다”고 했다. 양태석 시의원 징계의 건은 윤리특별위원회로 이첩됐다.

이날 본회의는 노재하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의 집회 요구가 있어 열린 것이다.

성희롱적 발언으로 논란이 돼, ‘징계 대상자’가 된 양태석 시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지난 7월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양태석 시의원 사건이 불거지자, 거제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화살을 ‘서일준 국회의원과 윤부원 거제시의회 의장’에게 정조준했다.

거제 민주당은 지난 7월 26일 성명서를 통해 “성범죄의 중대성과 사회에 미치는 파장, 시민들의 공분 등을 인식하고,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과 윤부원 의장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시민 공개 사과와 함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14일 거제시의회 제239회 임시회 본회의 때 의사일정에 ‘거제시 도시재생센터 센터장 채용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돼 있었다.

행정사무조사 발의안은 민주당 소속 노재하 시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노재하, 최양희, 이태열, 박명옥, 김두호, 이미숙, 한은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인 김동수, 조대용 시의원도 발의에 서명했다.

대표발의자인 노재하 시의원은 “센터장 채용과정에서의 자격 심사, 적합 여부 및 행정적 절차에 대한 논란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사실관계 및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영규 시의원이 행정사무조사 반대토론에 나섰다. 노재하 시의원은 찬성 토론에 나섰다.

투표결과 출석의원 16명 중 찬성 8명, 반대 7명, 기권 1명으로, 찬성 투표자가 과반(9명)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행정사무조사 발의안에 9명이 서명했는데, 표결 결과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돼 의아스럽다.

반대, 찬성 토론이 끝난 후 윤부원 의장은 “(고현동 등) 도시재생 (사업과) 센터장 두 가지 사항을 가지고 하자. (센터장) 한 가지(로)는 만류를 했다.”고 밝혔다.

고현동 도시재생사업 등 도시재상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와 센터장 채용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했으면, 본회의서 통과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발의안은 도시재생 전반적인 업무는 빼 버리고, 센터장 채용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만 하자고 했다.

고현동 도시재생 앵커건물 선정 등은 변광용 전임 시장 때 결정됐다. 고현동 도시재생 등 도시재생 사업 전반을 행정사무조사에 포함시킬 경우, 민주당 소속인 전임 시장이 여론 도마에 오를 것은 명확하다.

센터장 채용에 대한 문제점은 거제시 감사실에 이미 감사를 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새롭게 채용된 센터장은 지난해 선거 때 국민의힘 김영규 시의원 후보 사무실에 선거 업무를 한 사람이다.

결국 노재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행정사무조사는 도시재생의 문제점을 파헤치기 보다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을 흠집 내려는 정치적인 속내가 숨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는 한‧아세안 국가정원 ‘유치 확정이냐’를 놓고, 국민의힘 소속 김선민 시의원과 민주당 소속 이태열 시의원이 티격태격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인 변광용 전 거제시장도 성명서를 내는 등 발끈했다. 

김선민 시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지 못한 한‧아세안국가정원은 유치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 유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민주당 소속 변광용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태열 시의원은 “한‧아세안국가정원은 전임 정부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관련된 사업이다”며 “예타 심사보류를 한 것은 (현 정부의)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종우 시장은 “유치 확정되지도 않은 것을 유치 (확정)이라고 표현하면 안된다”며 정부 예산 최족 확정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단계를 거쳐야만 ‘유치 확정’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11일 열린 거제시의회 본회의서 양태석 시의원은 신상발언을 했다. 양 의원은 지난 7월 20일 동부면 참살이 커피숍에서 있었던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양 의원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 지역 국회의원 및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진정 올바른 것인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지방자치인지, 사실이 밝혀지지 아니한 내용으로 상대 당 의원을 흠집 내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양 의원은 “1년 반 시의원 생활하면서 몇몇 의원들의 이중적인 행동에 대해 무척이나 실망했다. 앞에서 말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달라 적응이 안 되었다. 사사건건 발목 잡고 반대하는 것을 보며 자괴감이 컸다.”고 소회를 밝혔다.

양태석 시의원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사임했다. 거제시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안석봉 시의원, 부위원장은 정명희 시의원을 선출했다. 조대용 시의원이 윤리특별위원으로 새롭게 선임됐다.

윤리특별위원회는 안석봉, 정명희, 노재하, 최양희, 조대용, 김영규 의원 6명이다.

한편 민주당 소속 거제시의원들은 오는 18일 ‘성희롱 발언 반성없는 양태석 시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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