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신 임천공업 관리본부장, "거제시장, 공사중지 법적 권한 가져"

거제시장님께 드리는 건의문

▲ 이성신 임천공업 관리본부장
존경하는 김한겸 거제시장님! 거제시의 발전과 거제시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시는 시장님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한내조선특화 농공단지 지정승인 및 실시계획승인으로 인한 임천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분쟁이 벌써 2년이나 지속되어 왔습니다.

임천공업은 이 지역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으로서, 삼성중공업과는 그 규모나 매출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작은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천공업이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이렇게 기나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삼성중공업이 자신들의 사업추진으로 임천공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임천공업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한 채 계획된 일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사업추진을 강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임천공업에게 엄청난 경제적 손해를 끼친 것은 물론이고, 같은 지역 사회에서 공생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로 인하여 임천공업 임직원 전체가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희들은 이 자리에서 시장님의 농공단지 지정승인이나 실시계획승인 처분 자체의 위법 부당성을 다시 거론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 시장님께 저희 의견을 드렸고,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생각에, 이 분쟁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 법원과 검찰을 거치더라도 어느 쪽도 승복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제시 담당 공무원은 물론, 국토해양부, 마산지방해양항만청, 낙동강유역환경청, 경상남도의 관련 공무원들도 모두 감사 및 수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삼성중공업도 그러하리라 믿지만, 저희도 불필요한 분쟁을 원하지 않고 있고, 그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는 것 또한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제시 내에 있는 중요한 두 기업이 장기간 소모적인 분쟁을 벌임으로써, 지역 사회에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주는 일은 정말로 피하고 싶습니다.

시장님! 저희 생각에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가진 분은 시장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이 분쟁의 시작에 시장님이 계신 이상 이 분쟁의 끝에도 시장님이 계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시장님은 판사나 감사위원이 아니고, 따라서 삼성중공업에 대해 수익적 처분을 내린 이상 그것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거두어 드릴 수 없다는 점은 저희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이 시점에서 시장님께 원하는 것은 일도양단식(一刀兩斷式)의 해결, 즉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시장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양사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거제시와 거제시민을 위한 상생과 화합을 요구한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장님! 시장님도 당연히 거제시와 거제시민을 위해 화해와 조정을 통한 분쟁 해결을 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화해와 조정을 위한 분쟁 해결의 시작은 쌍방의 신뢰회복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경우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삼성중공업의 공사 중단이 선결 문제입니다. 저희는 만약 삼성중공업이 화해 모색을 위해 분쟁지역(임천공업 매립예정지 앞 바다 부분)만이라도 매립공사를 중단한다면, 거제시를 비롯한 4개 관청을 대상으로 한 감사청구를 즉시 취하할 의사가 있습니다.

시장님은 위 농공단지 실시계획승인권자로서,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에 터잡아 그 인가를 취소할 수도 있고 공사 중지 조치를 할 수도 있는 법적 권한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삼성중공업이 위 실시계획승인 시 착공조건으로 제시한 국토해양부 및 마산지방해양해양청의 협의조건을 불이행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을 기망하여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점이 명백히 확인된 이상 그 하자를 보완할 수 있는지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적어도 공사 중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님이 적극적인 조정 의사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그 선결조건인 분쟁지역에서의 공사 중단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난 주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시도가 실패했습니다. 이제 시장님이 나서지 않는다면, 이 분쟁은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한없이 빠져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종착역이 어디에 있고 언제 도착할지 아무도 알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을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 2년간은 분쟁의 전야(前夜)였을 뿐이고, 이제부터 진짜 분쟁이 시작되는 들머리에 서 있습니다.

임천공업으로서는 감사원과 법원, 검찰을 통한 법적 투쟁뿐만 아니라, 힘없는 중소기업으로서 지역 사회와 전 국민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분쟁의 실태와 저희의 명분을 알릴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저희는 시장님이 공장의 문을 닫더라도 임천공업이 이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장님! 이제 평화적 해결책은 오직 한 가지 길밖에 없습니다. 시장님이 분쟁지역의 공사 중단과 같은 화해의 전제 조건들을 조성하신 후 양사의 대표를 직접 만나서 그 회동을 주선하고 양보를 권유한다면, 이 분쟁은 순식간에 해결될 수 있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시장님과 양사 대표의 회동 이외에 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미 실무자들 사이의 사전 협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고, 이제 임천공업의 이수우 회장과 삼성중공업의 김징완 사장의 회동, 그리고 시장님의 중재만이 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분쟁이 서로에게 힘이 되고 누구에게도 상처 없이 해결된다면, 이는 거제시 지역사(巨濟市 地域史)에 남길 만한 좋은 전례가 될 것입니다.

시장님에게도 큰 업적이 되겠지만, 거제시와 거제시민들에게도 지역 내 큰 분쟁을 지역의 힘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 분쟁과 평화의 양 갈래 길을 앞두고, 저희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장님의 공인으로서의 강력한 책임의식과 과감한 결단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2008년 9월11일
임천공업주식회사 관리본부장 이성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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