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재 의장은 1963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성지공고를 나오는 등 학창 시절을 보낸 강 의장은 1989년 부산택시노동자연합을 결성해 1·2·4대 의장을 역임한다. 그러다 1992년 부산 양정 사거리에서 차량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속돼 결국 해고당했다.
강 의장은 이후 2005년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인 동진계전에 입사했다. 평소 비정규직에 대한 대우에 부당함을 느꼈던 강 의장은 2008년 8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를 결성해 의장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듬해 1월, 동진계전 임금 인상 소급분 지급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이 같은 활동은 동료들에게는 도움이 됐을지언정 자신에게는 부당한 대우로 돌아왔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이전 택시노련 의장 활동이나 하청노동자 조직위 활동 등을 볼 때 사측에서는 강 의장 복직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강 의장은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 회복에 나서지만, 그 때마다 좌절한다. 2009년 6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지만, 각하 결정을 받았다. 강 의장은 10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 판결이 나왔다. 2010년 1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 해고 무효 확인 소송까지 내지만 그해 12월 받은 결과는 역시 기각이었다.
그 사이 강 의장은 민주노동당 거제시지부 비정규직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정당활동을 펼치고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도의원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평소 내성적이고 진중한 성격이었다"며 "가끔 함께 한 술자리에서도 적당한 양만 마시고 정책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강병재 의장은 2009년부터 매달 하청노동자 소식지를 발행하는 등 꾸준히 비정규직 권리 회복을 위해 활동을 펼쳤다. 대부분 하청노동자 조직위 회원들이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도 직장 문제 때문에 적극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단 있는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