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 출신 시장, 교육관련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돼 '한심'

김한겸 시장이 시장 재임기간 5년을 넘겼지만, 아직도 업무파악 중인지 의구심을 자아내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김한겸 시장은 교육자 출신으로 교육 관련 업무 파악은 누구보다 빨랐을 것으로 추측되나, 아직까지 교육에 대한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같은 일은 지난 8월 박명옥 시의원의 거제시 교육에 대한 '서면 시정질문'과 김한겸 시장의 답변, 그리고 박명옥 의원의 지난 11일 거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드러났다.

▲ 박명옥 시의원
박명옥 의원은 지난달 19일 김한겸 거제시장을 상대로 '서면시정 질문'을 통해 "교육에 대한 투자는 우리 개인과 지역 사회, 나아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며, "거제시의 교육에 관련한 정책이 너무나 빈약하고 무계획적이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거제시의 교육에 대한 투자예산과 장기적인 발전전략이 수립되어야 마땅하다"며, "거제시에는 거제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이나 발전 전략이 전무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나아가 "거제시의 장기적인 교육정책과 비전 그리고 예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김한겸 시장에게 서면 시정질문했다.

김한겸 시장은 박명옥 의원의 '서면시정질문' 을 받고 열흘 후 박명옥 의원에게 답변서를 보냈다.

김한겸 시장은 답변에서  "(박 의원이) 지적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가 및 지역사회의 장기적인 발전과 미래를 위한 분명한 최선의 방법이다"고 했다.

김 시장은 이어진 답변에서 "교육에 대한 정책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거제시 장기종합발전계획을 연구 용역 의뢰했다"고 답변했다.

김 시장은 덧붙여 연구 용역에 의뢰한 내용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복합교육도시 조성 방안', '조선산업 특성화고, 기존대학의 4년제 승격, 수도권 대학의 분교유치 등 특화된 교육환경 조성 방안', '평생학습 교육도시 조성 방안', '거가대교 및 고속도로 연장 개통에 대비한 인근 대도시로의 교육인력 흡수우려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연구 용역의) 주요 내용이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 거제시 장기종합발전계획의 과업지시 내용 중 교육 관련 과업지시내용이라고 밝힌 자료. 박명옥 의원이 8월 19일 '서면시정질문'을 한 후 거제시가 뒤늦게 급조해 만든 자료임(아래 공문 표지 : 사회복지과는 8월 19일 기획실로부터 업무지침을 받았으며, 사회복지과는 8월 22일에 과업지시서를 만들어 기획실로 접수시킨 자료). 김한겸 시장은 올해 2월 발주한 연구 용역에 위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엉터리 답변을 했다.
김한겸 시장의 답변대로이면 거제시 교육에 대한 철학 비전 목표가 명확한 듯 보이지만, 김한겸 시장이 이와 같은 내용으로 '연구 용역을 의회했다'는 답변은 거짓말이었음이 박명옥 의원의 확인과정을 통해서 드러났고, 본사의 취재에서도 드러났다.

박 의원의 5분 발언과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김한겸 시장이 답변한 내용은 거제교육청이 올해 7월 28일 수행한 '거제 교육 중장기 발전 전략 세미나'에서 김영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를 도용하여 연구 용역 중이라고 엉터리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7월 28일 거제교육청 주관 교육관련 세미나에서 김영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 거제시는 김영 교수의 발표문을 도용하여 과업지시서를 짜맟추기 했다. 과업 지시서의 두번째 제목과 김영 교수의 발표문 첫번째 제목과 일치함
당초 장기종합발전계획에 포함돼 있었던 교육관련 부문은 김한겸 시장이 박명옥 의원에게 답변한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엉뚱한 내용이었음이 확인됐다.

거제시는 올해 2월 한국분석연구원에 '거제시 장기 종합 발전 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했다. 이 연구 용역 과업지시서의 교육관련 부문은 김한겸 시장이 박명옥 의원에게 답변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내용이 들어있다.

과업지시서에 들어있는 교육 관련 내용은 교육철학 비전 예산 등이 아니라 <교육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4항목이 전부이다.

한국분석연구원에 의뢰한 교육관련 과업지시서는 교육에 관한 장기 종합 발전 계획이 아니라 ▲ 초·중·등생 지역별 불균형 해소 방안 ▲ 도서관 확충과 기존 도서관 운영 활성화 방안 ▲ 특수목적고 및 영어마을 유치 방안 검토 ▲ 사회교육 및 재교육 평생교육 시설 배치 고려 등이다.

과업지시서에 교육에 대한 장기종합계획이 아니라 교육에 세부적인 실천 항목의 일부분이다. 교육 문제에 대한 개념 정립도 제대로 안돼있는 단적인 예이다.

▲ 거제시가 올해 2월 한국분석연구원에 의뢰한 거제시장기종합발전계획의 과업지시서 표지와 교육부문 과업 지시 내용
지난 7월에 있은 한국분석연구원의 거제시장기종합발전계획 중간보고회에서도 교육 관련 부문에서는 '교육의 인적 자원화'라는 이해할 수 없는 한 줄 언급이 전부이다.

▲ 한국분석연구원이 지난 7월 중간 발표한 거제시 장기종합발전계획 내용 중 교육 관련 발표 내용. '교육의 인적 자원화'라는 애매모호한 글 한 줄이 전부이다.
박 의원은 "(김한겸 시장의) 답변서를 받은 후 답변에 적시한 내용을 토대로 검토와 확인을 해본 결과 답변내용의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교육관련) 서면질문을 받은 이후 담당부서에서는 부랴부랴 (교육관련 과업지시서를 새로 만들어) 이미 발주한 2020거제시 장기종합발전계획 연구용역 회사에 교육관련정책을 끼워넣기식으로 의뢰할 계획이었다"며 폭로했다.

박 의원은 "이마저도 용역을 맡은 연구기관에서는 교육관련정책에 대한 추가사항을 통보 받은 사실조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의 서면답변 후 답변 내용이 용역에 반영되고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분석연구원' 배종성 연구원과 8월 29일 전후 전화 통화했다.

배종성 연구위원은 이에 "거제시가 당초 보낸 과업지시서에는 교육 비전이나 철학 등의 교육에 관련 부문이 언급이 안돼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서면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끼워넣기식의 장기정책 용역 조차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 거제시의 장기적인 교육정책과 발전계획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기존의 2020거제시장기종합발전계획 연구용역 과업에 부랴부랴 끼워넣기식의 용역 의뢰로는 거제 교육의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추가예산도 전혀 들이지 않고, 장기적인 교육비전을 위한 어떠한 고민이나 진정성이 전혀 깃들여 있지 않은 형식적인 몇 줄 추가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11일 한국분석연구원에 확인한 결과 김한겸 시장이 답변한 내용의 과업지시서가 늦게 나마 용역에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8천6백만원의 빠듯한 예산으로 거제시장기종합발전계획 용역이 제대로 수행될 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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