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역분위기 고려 모자이크 사업 선정”…동상 철거, ‘폭풍 전야’

김백일 동상 철거 요구가 거세더니만 잠시 잠잠해져 의아스럽다. 결론은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커다란 소용돌이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백일 동상으로 인해 거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흥남철수기념공원 조성 사업에도 연쇄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느낌이다.

동상 설치과정에서 문화재법을 위반 했다는 이유로 경상남도가 이번달 4일 철거 명령을 내렸다.

거제시가 6일 거제시의회에 ‘행정대집행’을 통해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7명의 시의원들로 구성된 동상철거대책위는 가두서명을 잠정 중단했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 등 관계자는 13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를 방문해 “동상 철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철거를 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법률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5월 27일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안에 세워진 김백일 동상이 '행정대집행'을 통한 철거로 가닥을 잡았지만, 철거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으다. 마침 사회적 큰 파장을 몰고 올 '폭풍 전야' 분위기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등 4단체는 최근 본사를 비롯해 지역 언론 광고를 통해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운동에 대한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성명서’의 일부 용어가 시의원, 시민단체를 자극하는 용어 일색으로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측을 빗대 ‘철거 등의 갖은 준동’, ‘’무지한 소행‘, ’맹목적이요 비논리적‘, ’비 이성적 삿대질‘, ’무지와 경거망동‘, ’정체성에 대한 정면도전‘, ’어리석은 굿판‘ 등의 용어를 사용해 거제시민을 자극하고 있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동상 철거 운동에 잠잠했던 이유를 밝히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태세다. 박동철 거제경실련 공동대표는 “거가대교 감사결과 발표로 기자회견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20일 기자회견을 필두로 본격적인 (동상 철거)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행동’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진행되는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옥영문 시의원은 “동상 철거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거제시의 의지를 믿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흥남철수기념사업회 등 관계자들이 거제시의회, 거제시를 최근 방문해 한 발언과 광고 내용이 시의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옥 의원은 “기념사업회 등이 김백일 장군에 대해 한국전쟁 때 공과를 논하기 앞서 친일 반민족 행위에 대한 솔직한 입장 표명을 바랬는데, 적반하장격으로 가처분 소송, 정체성 운운하며 좌우 편가르기 식으로 거제시민을 매도하는 후안무치한 행위에 며칠 밤을 뜬 눈으로 보냈다”고 했다.

거제시의원들은 가까운 시일 안에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시 문화예술과는 ‘김백일 동상 철거 조치 촉구 공문’을 1차로 보냈으나, 별다른 답이 없어 19일 ‘동상철거 2차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문화예술과 담당공무원은 “행정대집행에 앞서 1,2차 공문, 계고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한편 거제시가 500여 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4년까지 장승포망산공원에 추진키로 한 흥남철수기념공원 또한 김백일 동상과 맞물려 있어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거제시는 올해 초 각 지자체에 200억원의 도비를 지원해 추진하는 ‘모자이크 사업’에 흥남철수기념공원 조성 사업을 신청했다가 사업성 불투명 등의 이유로 선정에서 탈락됐다. 거제시는 흥남철수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재차 경남도 모자이크 사업에 신청해 8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거제시가 500억원의 사업비로 장승포망산공원 일원에 조성키로 흥남철수기념공원이 김백일 동상에 발목이 잡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흥남철수기념공원은 김백일 장군 동상,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등과 긴밀해 연계돼 있는 사업이다. 또한 거제 시비 200억원 이상이 들어가며,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거제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기념사업회에서 거제시의회를 자극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거제시의원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유영수 시의원은 “‘준동’이라는 식의 표현으로 거제시의원을 매도하는 마당에 흥남철수기념공원이 잘될 리 만무하다”며 “20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거제시 예산 승인과 사업승인은 절대 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잃는 거제시 행정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경남도 기획조정실 담당공무원은 “10명으로 구성된 모자이크 선정위원이 현지 실사를 거쳐 8월 중순에 2차 모자이크 사업을 선정할 예정이다”며 “하지만 지역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서 사업을 선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담당공무원의 이같은 발언은 거제시의회의 김백일 동상 철거 결의문 채택, 거제시민단체 반발 등 지역 내 갈등 상황을 익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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