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내년부터 추진할 것이다"고 해놓고 투융자 심사에서 제외시켰다?

강연기 시의원은 지난달 11일 120회 거제시의회 임시회에서 거제 유람선 운영과 외도방파제 조기 구축을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했다.

강 의원은 "2008년에는 거제를 찾는 관광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기상특보도 발효되지 않았는데 한해 80여일 동안 너울성 파도로 인해 외도 관광을 할 수 없고 유람선이 운행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외도에 방파제가 없어 관광객이 외도를 관광하는 동안 유람선은 바다에 떠있다.
강 의원은 "외도와 해금강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은 너울성 파도 날씨 때문에 구경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나아가 "되돌아 가는 관광객들은 두 번 다시는 거제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거제의 좋지 못하였던 이야기들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때 과연 그 어느 누가 나서서 '관광 거제로 오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외도 방파제 축조를 위해) 김해연 도의원이 (지난해 12월) 도정 질문을 통해 김태호 도지사가 '외도 외항방파제를 구축하겠다'는 답을 얻어 내었다"고 했다.

강 의원은 하지만 "몇몇의 (외도 방파제) 반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지난 3월 31일 경남 투․융자 심사위원회에서 개인 섬에 대한 특혜라는 이유로 반려됐다"고 했다.

강 의원은 "관광 거제를 외치면서 기반시설은 하지 못하고 어떻게 '거제로 오라'고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느냐? 과연 거제시가 관광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거제시가 하지 못하는 사업을 국․도비를 충당하여 경남도에서 하고자 하는데 동냥을 주지는 못할망정 쪽박을 깨는 일이 있어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연기 의원의 5분 자유발언 진의를 알아보기 위해 경상남도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난해 김태호 도지사의 발언을 찾아보았다.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상 관광지인 외도는 접안시설이 없어 연중 90일 이상 유람선 접안이 어렵다. 전기․수도 등 기반시설이 미미하여 관광객 안전과 이용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기도 하다. 경상남도에서는 외도 방파제 축조에 대한 계획('08~'12)을 수립 중에 있다. 내년(2008년)에는 투융자 심사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 추진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1일 김해연 도의원이 "저도와 지심도의 관리권 이관과 함께 내도와 외도를 남해안 시대의 진주로 조성할 계획은 없는가"라고 '도정질문'을 했을 때 김태호 도지사가 답변한 내용이다.

외도 방파제 축조는 총 100억원이 소요되고, 그 중 균형발전 특별회계인 국비 40억원, 도비 12억원, 시비 28억원, 자부담 20억원이다.
▲ 거제시가 거제시의회에 보고한 외도방파제 축조 계획안
하지만 경상남도 2008년 상반기 투융자 심사에서 외도 방파제 예산 반영이 제외됐다. 김태호 도지사가 약속을 어긴 것처럼 보인다.

도비는 12억원 밖에 안되고 국비 40억원이 먼저 확보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비 40억원의 균형발전특별회계는 외형적으로는 국비이지만, 예산 배정에 대한 재량권은 도지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모 도의원의 설명이다.

경상남도의 결정에 따라 국비 40억원과 도비 12원은 합쳐 52억원은 쉽게 확보되기 때문에 김태호 도지사는 "외도 방파제는 본격 추진할 것이다"고 답변할 수 있었다. 여기에 (주)외도보타니아가 부담하는 20억원을 합치면 어렵지 않게 72억원은 확보되는 셈이다. 100억원의 예산 중 남는 것은 거제시비 28억원이다.
▲ 거제시가 거제시의회에 외도방파제축조계획안을 보고하면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만든 외도방파제 가상조감도(실제와는 차이가 있음)
모 도의원은 "도지사가 해주겠다고 했는데, 거제시가 조금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 투융자 심사에서 제외됐다. 국비 40억원과 도비 12억원을 요청하면서 예산 반영해달라고 서류만 보내놓았으니 되지 않는 것은 뻔한 일이다"고 했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담당계장이 안되면, 과장, 과장이 안되면 국장, 국장이 안되면 부시장, 부시장이 안되면 시장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모 도의원은 또 "서류만 보내놓고 되면 되고 안되면 말지 하는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 제외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는 거제인터넷신문 기고문에서 "방파제 공사에 28억원의 시비 지원으로 방파제 조성되면 그에 따른 혜택은 그 이상의 소득으로 관광업종에 종사하는 거제시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거제의 성장 동력으로 조선과 관광을 큰 축으로 내세우는 거제시 입장에서 하나의 큰 축인 관광분야에 28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그 이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에 거제시 차원에서도 투자대비 효과에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 한해 100만명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외도의 초라한 접안시설
김 대표는 덧붙여, "투자되는 부분이 외도라는 개인 섬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외도, 유람선사, 숙박업, 음식업 등 유기적으로 맞물려있는 관광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한다면 이를 특혜라고 단정짓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외도 방파제는 2008년 상반기 거제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이 됐다. "내년 3월 경상남도 투융자 심사에 외도 방파제 예산 반영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고 관광과 담당자의 답변이 있었다.

올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고 내년 경상남도 투융자 심사에서 외도 방파제 예산 반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외도 유람선 접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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