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때 통영~거제고속도 분리 이어 국도 5호선 장목~연초 연장 누락

▲ 김철문
지난해 개통한 거가대교와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창원(마산)~거제를 잇는 거마해저터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창원~거제 해상구간은 건설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터널방식이 유력해 ‘거마해저터널’로 부르기로 한다.

거가대교를 연결하기 위해 접속도로가 건설됐고, 거마해저터널에도 접속도로가 있다. 거가대교 거제쪽 접속도로는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 통영~거제고속도로였다. 거마해저터널의 접속도로는 장목면 황포에서 연초면 국도 14호선까지 36.4㎞의 국도 5호선 연장구간이다.

그런데 거가대교를 건설하면서 통영~거제고속도로가 따로 분리돼 나갔고, 거마해저터널 또한 장목에서 연초까지 국도 5호선 9.3㎞가 분리됐다.

부산국토관리청은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를 위해 거마해저터널을 제외한 16.7㎞의 육지부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을 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공람공고하고 있다. 오는 15일 주민설명회를 갖는다.

이번 계획안에 거제쪽 3.8㎞는 장목면 황포마을에서 장목면 송진포리 신촌마을 거가대교 접속도로인 국가지원지방도58호선에 연결하는 것으로 돼있다. 장목에서 연초까지는 9.3㎞는 내년부터 건설하는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에서 빠졌다.

▲ 국도 5호선 노선지정령과 실제 국도 5호선 연장 노선. 노선지정령은 연초 14호선까지이나,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구간은 장목면 송진포리 신촌마을까지다. 나머지 구간 건설은 언제될지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통영~거제고속도로와 국도5호선 장목~연초 누락구간 건설은 공통적으로 사업타당성이 낮아 건설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감사원은 2007년 5월 17일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0.6으로 1 보다 낮기 때문에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착공시기를 늦춰라’고 했다. 올해 기획재정부에서 조사한 결과 B/C 비율이 0.32로 더 낮아져 통영~거제 고속도로 사업 추진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마산 현동에서 거제 연초까지 연장하는 국도5호선의 경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2009년에 조사한 결과 거제쪽 4㎞만 연장했을 경우 B/C가 0.82이 나왔다. 장목에서 연초까지 연장을 포함했을 경우 B/C가 0.71로 나왔다. 이 결과 거제쪽은 3.8㎞만 우선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도로를 건설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토막을 내서 건설하고 나머지 구간을 버려두는 것일까? 흔치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거가대교와 마산해저터널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거가대교에서는 고속도로가 떨어져나갔고, 마산해저터널에서는 장목에서 연초까지 국도가 또 떨어져 나가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 건설을 지역발전이나 국가의 기간교통망 구축의 일환이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치인의 정치적 놀음’이 숨어있다.

거가대교의 당초 계획은 거가대교, 통영~거제~부산신항만을 연결해 U자형으로 연결하는 것이 국가기간교통망 기본계획이었다. 고속국도로 건설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김혁규 경남도지사 시절에 거가대교·접속도로를 통영~거제 고속도로와 분리시켰다. 그리고 거가대교와 접속도로만 민자유치사업으로 따로 추진했다.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내 몰라라 하는 격이었다. 정치인의 치적 내세우기와 돈 되는 것만 골라서 하는 기업의 속성이 작용했다.

창원(마산)~거제를 잇는 국도5호선 36.4㎞ 또한 ‘마산-거제 연육교(이순신 대교)’라는 이름으로 전임 김태호 도지사 시절에 25.6㎞를 따로 떼내 추진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 통영~거제 고속도로 노선
경남도는 이순신대교의 조기 건설을 위해 이순신 대교 및 접속도로 25.6㎞를 이명박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다.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는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이순신 대교 건설을 포함시켜 발표했다.

이보다 2개월 뒤인 2008년 11월 국도 5호선 36.4㎞ 연장 노선 지정령이 공포됐다. 외형적으로는 2개월의 시차 때문에 장목~연초 국도 5호선 연장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도프로젝트 신청과 노선지정령 연장 신청도 경남도가 주도적으로 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경남도 행정이 매우 ‘이율배반적’임을 알 수 있다. 올바른 행정이라면, 김태호 도지사의 치적보다는 국도5호선의 온전한 연장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경남도의 날자별 행정행위를 살펴보면 경남도 행정의 이중성을 읽을 수 있다.

경남도는 마산 현동에서 거제시 남부면까지 60㎞의 국도 5호선 연장을 2006년부터 그 당시 건교부에 꾸준히 신청했다. 경남도는 남부면까지 국도 연장이 여의치 않자 연초면까지 36.4㎞만 2008년 7월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경남도는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지역현안 건의라는 명목으로 이순신대교와 국도 연장을 따로 분리시키기 시작했다. 

국토해양부가 2008년 8월 1일 연초까지 36.4㎞ 국도를 연장한다는 사실을 입법예고했다. 그런데 경남도는 2008년 8월 1일 국도 연장 36.4㎞가 입법 예고되자 말자, 입법예고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해 8월에 이순신대교 건설 명목으로 연장 국도 중 25.6㎞만 따로 떼내 추진했다. 

이렇듯 이순신대교 광역선도프로젝트 발표 시점 2008년 9월과 국도 5호선 노선지정령 36.4㎞의 시점인 2008년 11월에는 2개월의 시차가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국도 연장 건의가 훨씬 먼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 2006.07 :국도노선 조정 건의 및 의견 제출(도⇒건교부, 국토연구원)⇒노선연장(마산 현동~거제 장목~ 거제 남부, L=60km)

■ 2007.12 : 국도 노선 조정 건의 및 의견 제출 (도⇒건교부)
⇒ 노선 연장(마산 현동~거제 장목~거제 남부, L=60km)

■ 2008.04 : 지역현안 건의(도지사 ⇒ 국토해양부장관)
⇒ 이순신대교 건설 지원 및 접속도로 재정사업 시행 건의

■ 2008. 07 : 일반국도 노선 지정령 개정에 대한 의견 제출(도⇒국토부) ⇒ 노선 연장(마산 현동~거제 장목~거제 연초, L=36.4km)

■ 2008.08.01. : 국토해양부 입법예고 ⇒ 국도5호선 노선 연장, 마산 월영동에서 평안북도 중간진까지 505.2km에서 36.4km가 늘어나 541.6km로 입법예고함

■ 2008.08 : 지역발전 선도프로젝트 선정 자료 제출 (도⇒국가균형발전위원회) ⇒ 이순신대교 건설(25.6㎞) 등 7개 사업

■ 2008.09 : 광역경제권발전 선도프로젝트사업 선정(국가균형발전위원회) ⇒ 이순신대교 건설 등 5개 사업

■ 2008.11 : 국도 노선지정령 개정 공포(국토해양부)
⇒ 국도 노선연장, 시점 : 마산→거제, L=36.4km(대통령령 제21124호)

■ 2009.03 : 국도5호선(25.6㎞) 기본 및 실시설계 조기시행 건의 (도⇒부산지방국토청) ⇒ 지식경제부의 마산 로봇랜드 조성계획 연계 조기시행, 거제구간 9.3km는 제외되었음.

■ 2009. 06. 01 :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국도 5호선 실시설계 발주 25.6Km (교량 6.6Km, 접속도로 19.0Km) ⇒ 거제구간은 제외됨.

김태호 도지사는 2009년 12월 “이순신 대교가 완공될 때까지 장목~연초 국도 5호선 누락구간도 마무리짓겠다”고 말했지만, 도지사는 이제 국회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이율배반적인 경남도 행정을 감시 감독해야 할 거제출신 도의원의 역할도 짚고 넘어갈 문제다. 통영~거제 고속도로를 제외시키고 민자유치로 거가대교를 건설할 때도 거제 출신 도의원이 있었다.

국도 5호선 노선지정령 입법예고, 이순신대교 분리, 장목에서 연초까지 국도 5호선 연장 누락 때도 거제 출신 경남도의원이 있었다. 거제 관련 각종 현안을 두 눈 부릅뜨고 챙겼으면 똑같은 일을 또 반복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의원으로 경남도에 보내놓았는데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러운 지경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반드시 거제시에 공문으로 진행상황을 알려준다. 그런데 거제시 행정은 눈 뜬 장님이었다. 반복학습 효과가 있다. 한번 그러한 일을 당했으면 다시는 당하지 않는 것이 맞을 것이다.

경남도가 36.4㎞ 전체 국도 5호선 연장이 아닌 장목~연초까지 9.3㎞가 떨쳐내고 25.6㎞만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조기 건설을 요청할 때라도 도의원들이 그 사실을 알았으면 분리 발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힘이 모자라면 진실을 알려내고 거제시민의 힘을 동원하면 될 것이다. 

경남도는 2009년 3월 국도 5호선 36.4㎞ 연장 구간 중 25.6㎞를 떼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조기 시행을 건의했다. 경남도의원을 비롯해 거제에서는 6개월이 지난 2009년 9월이 되어서야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 당시 거제시에 공문으로 진행상황을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 2009년 12월에 연초 하청 장목 지역 유지들이 경남도를 항의 방문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거가대교도 통영~거제 고속도로가 빠진 반쪽짜리 도로로 전락해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은 요원하다. 국도5호선 또한 장목~연초가 누락된 채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거제시 행정, 정치인들에게 거제의 중대사를 맡겨놓기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김두관 도지사는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내놨다. 전임 김태호 도지사가 국도 5호선 누락구간도 거마해저터널이 완공되는 시점에 마무리하겠다는 발언도 행정의 연속성으로 현 도지사에게도 책임이 있다. 2009년 12월 전임 김태호 도지사가 한 발언도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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