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개발공사…김지수 황포마을 이장 "피해 입은 마을에 사전 설명없이 강행 이해 못해, 강력 반대"

▲ 조감도
1996년 5월 ‘장목관광지’로 지정‧고시된 ‘장목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20년 만에 또 한번 개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남개발공사는 이번달 22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경남도의회 제339회 임시회에 ‘장목관광단지 신규투자사업 동의안’을 안건으로 상정시켰다. ‘동의안’이 상임위인 건설소방위원회와 오는 29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사업 진척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남개발공사 투자사업을 도의회가 승인을 하면, 장목관광지를 '장목관광단지'로 변경하는 행정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장목관광단지 변경 신청권자는 거제시장이다.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 계획안의 골자는 장목면 구영리 황포마을 일원 124만9,100㎡(37만7,851평) 부지에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1,255억원을 투자해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투자사업비 1,255억원 중 보상비는 643억원, 조성비는 475억원, 기타 137억원이다. 경남개발공사가 경남도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한 핵심 내용은 개발공사가 1,255억원 중 790억원은 공사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에 도의회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관광단지에 주요 시설에는 대중제 18홀 골프장, 370실 규모 관광호텔, 상가, 펜션, 패밀리힐링타운, 야영장, 해변공원, 생태공원, 광장, 주차장, 도로, 녹지 등이다.

조성비 475억원 중에는 골프장, 관광호텔, 펜션, 패밀리힐링타운, 야영장, 공원 조성비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계획안 내용에 “단지 조성 후 골프장, 관광호텔 등 민간투자시설 건축 시 생산유발효과 7,359억원, 고용유발효과 3,309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혀놓았다.

사업부지 안에는 당초 사업을 추진한 대우건설 소유 부지 388,418㎡(11만7,496평)와 (주)부영주택이 공매를 통해 낙찰받은 266,305㎡(80,557평)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59만4,377㎡(17만9,799평)는 국‧공유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남개발공사는 “(장목관광단지 조성예정지는)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접근성 향상으로 거제 관광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해양과 산지로 이루어진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최적의 입지다”며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한 남해안권 관광 산업 활성화 및 거제 지역 신성장 동력 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지수 장목면 구영리 황포마을 이장은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20일 본사를 직접 방문해 경남도의 ‘시민 무시행정’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장은 대우건설이 장목관광단지를 포기하면서 2013년 1월 11일 경남도에 낸 73억5천만원의 이행보증금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김 이장은 “이행보증금은 15년 넘게 피해를 입은 황포마을 주민들에게 응당 돌아가야 할 몫이다”며 “그런데 경남도는 황포항을 지방어항으로 승격시키는 마을 민원 문제 하나 가지고도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고 경남도 행정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김 이장은 18홀 대중골프장 중심으로 개발되는 장목관광지 개발 방향에 대해 반대목소리를 더 강하게 냈다. “황포마을에서 약간 비켜있는 드비치골프장으로 인해 그동안 많이 잡히던 조개, 개불, 해삼 등 해산물 씨가 말랐다. 그런데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을 위쪽에 18홀 골프장을 지으면 각종 농약 피해 등으로 마을 주민들은 더 이상 마을에서 살지 말고 떠나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서 “드비치 골프장은 처음에 남강상수도를 가지고 와서 쓰겠다고 해놓고, 골프장 안에 관정 5개를 파 지하수를 퍼올려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드비치 골프장에 물이 모자라 관정을 두 개 더 팠다. 송진포‧황포 마을에 물이 마르고 있다. 그런데 마을 위쪽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관정(管井)을 또 몇 개 판다면 물이 모자라, 더 이상 농사는 짓지 말라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김 이장은 마지막으로 “경남개발공사는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회도 한번 하지 않고 경남도의회에 동의안을 냈다”며 “경남도가 주민을 철저히 무시한만큼 그에 따르는 응분의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고 차후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경남개발공사 관광전략사업부 담당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하고 메모까지 남겼으나 입장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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