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봉 시의원 시정질문…서일준 부시장 "전문가·시민·市·시의회 참여 검토위원회 구성하겠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 19일 장목면 유호리 ‘저도(猪島)’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거제시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번 달 1일 청와대에 보낸 문서에는 ‘거제시가 저도 소유권이나 관리권을 이전 받을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할 만큼 준비가 안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14일 열린 거제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 김대봉 시의원의 시정질문을 통해 드러났다.

먼저 김대봉 시의원은 “거제시민의 염원이자 관광 거제 도약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저도 반환 및 관광 자원화에 대한 추진계획을 밝혀달라”고 시를 상대를 질의했다.

이에 여영공 거제시 행정국장은 서면 답변에서 “저도 개방에 따른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실익을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국방부 등 관계 기관을 지속 협의‧설득하여 빠른 시일 내 저도 개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을 했다.

여 국장은 이어서 “저도 관광 자원화는 국방부 등 관계 기관과의 이관 협의와 개별법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군사적 중요성과 유일한 대통령 휴양지로서의 가치 등을 종합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관광시설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 국장의 답변은 “최선을 다하겠다.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식의 추상적인 답변에 그쳤다.

김대봉 시의원은 추가질문에서 바로 “거제시가 저도 소유권을 가져와서 관광 자원화할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여영공 국장이 장황하게 이유를 대며 “시에서는 소유권이나 관리권이 이관되는 것으로 원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에 김대봉 시의원은 “거제시 대책이 좀 황당하다”며 거제시가 이번달 1일 청와대에 보낸 문서를 공개했다. ‘저도 소유권 이전’이라는 2페이지 분량 문서, 첫 번째 장에는 저도 현황과 그동안 추진현황에 이어 건의 사항이 적혀 있다. 두 번째 문서는 저도 지도가 첨부돼 있다. 건의사항에는 ‘저도 소유권 무상 이전’이라는 아홉 글자만 적혀 있다.

▲ 김대봉 시의원은 거제시가 이번달 1일 저도 반환과 관련해 청와대에 문서 중 일부라고 공개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거제시 입장이 뭔지 입장을 달라니까 ‘건의사항’으로 ‘저도 소유권 무상 이전’이라는 아홉 글자를 보냈다”며 “청와대 관계자가 하도 기가 차서 웃었다는 이야기다. 거제시가 정말 저도 소유권을 이전 받을 마음이 있는가라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여영공 국장은 “그 내용은 모르겠다. (본인이) 없을 때 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동문서답이었다.

김 의원은 거제시 입장이 오락가락 일관성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거제시는 충북 청남대 이관 후 매년 40~50억원 적자를 거울 삼아 ‘관리권 부분 이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김 의원은 “최근 언론보도에 나타난 거제시 입장은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인데 거제시는 어떤 입장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서일분 부시장이 단상으로 나와 “청와대 기본 방향이 T/F팀을 구성해 관리권과 소유권에 대해서 논의를 하겠다는 통보가 왔다"고 밝혔다.

▲ 14일 시정 질문 장면(오른쪽 김대봉 시의원, 왼쪽 서일준 거제시 부시장)

서 부시장은 “2003년에 이관받은 충북 청남대가 매년 40~50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 청남대는 충청북도 도 차원에서 이관 받아 그나마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만약에 기초자치단체인 청주에서 이관 받았으면 지금까지 누적 적자 500억원은 크게 문제가 됐을 것이다. 청남대 이관에 발생한 문제점을 벤치마킹해 거제시는 저도 이관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남대 부지 면적은 184만㎡인데 비해 저도 43만㎡로 4분의 1 수준이다. 건물만 해도 청남대는 46동이고 골프장 양어장 헬기장 수영장 테니스장 연병장이 있고 관리 인원만 36명이다. 저도는 건물은 3동에 불과하다”며 “청남대와 저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계속적인 질문에 서일준 부시장도 지금까지의 거제시 대처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이루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서 부시장은 “저도 시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투입이 돼서 (추후) 관리비용 산정 등을 해야될 필요가 있다. 저도에 대한 개발이라든지 보존이라든지 이런 문제는 전문가의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시설을 해서 개발을 하는 것이 좋은 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서 부시장은 “전문가 집단, 거제시, 지역주민, 거제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저도 개방을) 추진해야 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저도를 온전히 시민과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 거제 관광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기회다. 적자를 걱정하기에 앞서 적극적인 행정으로 ‘과거의 저도가 아닌 미래의 저도’에 대한 청사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고 시정질문을 끝냈다.

▲ 거가대교 중간 지점에 있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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