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는 '종합터미널' 언급없어

옥순룡 조선해양관광국장은 16일 열린 거제시의회 임시회에서 임수환 시의원의 '종합터미널 연초면 연사들녘 입지선정에 문제가 많다'는 요지의 시정질의에 대해 시장을 대신해 답변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2008년 3월 경남도의 승인을 받아 고시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의거한 종합터미널의 위치를 결정짓기 위해 올해 5월 20일부터 9월 17일까지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종합터미널 입지로 연초면 연사들녘으로 최종 결정했다."

▲ 2008년 3월 고시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최종보고서 표지
옥순룡 국장은 또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터미널 입지 대안으로 송정IC 일원,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으로 되어 있다. 사등면 인근지역은 종합터미널 입지선정 조건과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어 (입지타당성조사) 용역초기에 입지대상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고 발언했다.

옥순룡 조선해양관광국장이 답변한 내용 중에 틀린 부문이 몇 군데 있다.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08년 3월에 고시한 것은 맞다.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종합터미널 입지대안으로 송정IC일원,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으로 되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또 '사등면 인근 지역은 종합터미널 입지선정 조건과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는 발언도 맞지 않다.

거제시가 고시한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책자에는 시내버스, 시외·고속버스, 화물차고지, 공영차고지 등이 종합적으로 들어가는 '종합터미널'이라는 용어는 나오지 않는다.

기본계획 책자에는 교통시설별 개선계획으로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개선방안, 화물터미널 및 기타 시설물 계획, 대중교통인 버스 개선 방안, 공영차고지 입지 구상, Tour버스 도입, 택시개선방안 등이 각각 따로 밝혀져 있다. 이밖에도 교통관리체계 개선방안, 교차로 개선방안 등이 덧붙여 있다.

▲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전대상지 입지 대안으로 송정IC인근,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 세 곳을 비교 평가했다고 책자에 밝혀져있다.
기본계획에 종합터미널 입지로 송정IC 인근, 상동리 인근, 사등지구 인근의 세 곳이 유력후보지로 조사돼 있다는 내용도 맞지 않다. '기본계획'에 세 곳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된 것은 고속버스 시외버스가 정차하는 순수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다.

▲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대상지로 송정IC일원, 상동리 일원, 사등신계지구 일원을 조사했다고 밝히고 있는 지도
결론적으로 기본계획 상에 나와 있는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을 '종합터미널'로 분식(粉飾)시켜 지금까지 시민을 현혹시키는 논리로 사용한 것이며, 시민들을 깜쪽같이 속게 했다.

그리고 또한 기본계획 상에 나와 있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송정IC일원은 이번에 종합터미널 위치로 결정된 연초면 연사들녘이 아니라 송정IC에 근접한 '연초면 야부 들녘'이 가능성이 높다.

기본계획 상 '터미널 이전 후보지 입지대안별 평가'에서 '도로혼잡최소화' 평가에서 송정IC 일원을 도로혼잡이 매우 적을 것으로 예측되는 '매우 우호', 상동리 일원을 보통, 사등지구 인근을 양호로 평가했다.

▲ 기본계획 책자에 밝혀져 있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전 후보지 입지대안별 평가. 고속도로 접근성에서 송정IC인근이 매우 우호라고 밝혀져 있는데, 이 고속도로가 통영~거제고속도로를 말하는 것이라면, 세 지역 모두 똑같은 점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 고속도로가 통영~거제고속도로가 아니라면, 사등지구(신계지구)가 고속도로 접근에 가장 유리할 것이다. 도로혼잡 최소화에도 쉽게 수긍하기 힘들고, 행정측면에 왜 점수차가 나는 지 궁금하다.
송정IC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있는 연초면 연사들녘은 누가 보아도 '도로혼잡 최소화' 지역이 아닌 '도로혼잡 최대화' 지역으로 분류될 것이며, '도로혼잡 최소화' 평가에서는 '불량'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전 대상지로 세 곳을 검토한 후 점수화시킨 표. 송정IC인근이 24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대안 사등지구(신계지구) 인근이 19점으로 두번째, 상동리 일원이 15점으로 세번째이다.

'사등면 인근 지역은 종합터미널 입지 조건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어 제외된 것으로 안다'는 옥 국장의 답변은 두 가지에서 모순이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사등면 인근 지역'과 '종합터미널'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역시 사등면 인근 지역도 '고속·시외버스' 대상 후보지 중 한 곳이다.

기본계획 책자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대상후보지로 거론된 송정IC일원, 상동리 일원, 사등지구 일원 중 최적 후보지로 점수화시킨 자료에 따르면 1위 송정IC일원(24점), 2위 사등리 일원(19점), 3위 상동리 일원(15점)이다.

임수환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당초 2순위로 선정된 사등 지역이 후보지에서 제외된 사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종합터미널 입지 선정은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행정에서 계획한 대로 용역을 짜맞추기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거제시에서 종합터미널 부지를 왜 지금 선정하느냐는 논리적 근거로 삼고 있는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과 종합터미널 입지 선정과는 아무런 논리적 관련성을 갖고 있지 않다.

'기본계획 상의 종합터미널' 운운하는 것은 시민을 현혹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억지 논리다. 일부 시의원도 기본계획상에 종합터미널의 최적입지는 송정IC 일원이라며 지역 언론에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옥순룡 국장은 시정답변에서 "올해 9월 1일 공무원 14명, 시의원 10명이 참석해 (종합터미널) 입지 선정 및 사업규모를 최종 확정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참석자 중 한 명도 '거제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 책자를 보지 않았거나 다른 정치적 목적(?)에 의해 책자의 내용을 알고도 모르는 척 했을 가능성이 높다.

▲ 연초면 연사들녘을 종합터미널 입지로 결정한 후의 토지이용계획. 전체면적 102,484㎡ 중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인 '여객터미널' 면적은 10,572㎡로 전체면적의 10.3% 밖에 되지 않는다. 종합터미널 100%의 큰 몸집에 여객터미널 10% 크기의 옷을 입힐려고 하고 있다.
'종합터미널'이라는 큰 몸집에 기본계획상의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힐려고 하니 곳곳에서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찢어지던지, 다른 옷으로 갈아 입던 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행정행위는 최소한의 논리적 근거를 갖고 시민을 설득해야 한다. 거제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은 말할 것 없고,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도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포기한 듯하다. 거제 미래의 싱싱한 생선이 섣부르게 난도질당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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