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인수]물량 빼가기, 인력 구조 조정 거제 초토화 우려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물량 빼가기, 인력 구조 조정 거제 초토화 우려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19.02.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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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웬 날벼락, 거제 민심 크게 술렁
산은과 현대 각본 미리 짜놓고 삼성重에 인수의향 타진 '요식행위'
▲ 대우조선해양 야드 전경

■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설 대목에 날벼락” 술렁이는 거제

“이제 숨 좀 쉬나 했는데…. 이 대목에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설 명절을 목전에 두고 나온 난데없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소식에 거제 시민 여론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세계 조선 빅3 중 하나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함께 지역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이자 거제의 상징과도 같은 회사다.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구조조정 칼바람과 물량 빼가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대우그룹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붕괴한 후 1999년부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왔다. 20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였다. 2008년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이 추진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무산됐다. 국책은행을 최대 주주로 둔 덕분에 공적자금을 수혈 받아 생명을 연장해 온 대우조선도 민영화를 위한 매각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필요성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하필 이 시점에, 현대중공업을 인수자로 하는 매각 발표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대우조선 노조는 물론, 경영진조차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지역사회가 노심초사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동종 업계 인수합병 시 ‘중복 인력’을 명분으로 강행될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과 ‘물량 빼가기’다.

대우조선은 최근 3년간 자구안 이행을 위해 3000명이 넘는 직영 노동자를 내보내는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자구안대로라면 1500명을 더 감원해야 하지만, 최근 업황 회복으로 일감이 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매각 시 더 많은 수의 추가 감원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일감 감소 우려도 크다. 11개 독(dock)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의 경우, 일감이 없어 4번과 5번 그리고 해양플랜트 독을 놀리고 있다. 대우조선 인수 시, 비어 있는 독을 대우조선이 수주한 물량으로 채울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거제 상공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RH중공업(현 현대삼호중공업) 인수 때 그랬다. RH가 보유한 물량을 죄다 끌어와 울산에 채웠다. 이후 껍데기만 유지하다 울산에 물량이 넘치면 떼 주는 식”이라면서 “대우조선도 같은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순환 전 대우조선노조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매각되고 해양프로젝트를 거제에서 만들지 않고, 울산에서만 만든다면 거제 인구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거제 경제 활성화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특수선 방산잠수함 기술과 LNG기술이 울산으로 이전되면 거제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고 했다.

김해연 전 도의원도 “거제는 다른 곳과 다르게 조선산업이 지역 경제의 75%를 형성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역 경제 중추적 역할을 했다. 경제와 정치논리를 떠나서 거제 경제를 송두리째 나락으로 밀어넣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인수합병은 필히 구조조정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동종 업종에서 인수하는 것은 다른 곳보다 더 많은 구조조정이 따를 것이다.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에 핵폭탄이 떨어진 것과 같다”고 했다.

민중당 거제시 위원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대우조선 노동자의 고용위기와 거제지역 경제위기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며, 만약 노동자와 지역민의 생존권을 외면한 매각방침을 정부차원에서 주도한 것이었다면, 그 책임은 정권의 몫으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할 것이다”고 했다.<부산일보 일부 인용>

■ 현대重 자금 부담 줄이려, 조선지주회사 만들어 합병
産銀, 대우조선 주식 넘기고 대신 新株 받아 2대 주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별도 지주회사를 만들어 두 회사의 조선업 부문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독특한 형태로 진행된다. 산업은행이 가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몽땅 현대중공업이 사들이는 방식의 합병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인수자인 현대중공업의 자금 마련 부담 등을 고려해 새로운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맨 위에 현대중공업지주가 있고 그 아래에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가 있는 구조다. 그런데 이번 인수·합병을 위해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 사이에 중간 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산업은행은 이 조선통합법인에 자기가 가진 대우조선해양 주식 약 59만주를 모두 넘길 예정이다. 금액으로 2조원 안팎 규모다. 대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주식 가치만큼 새로 생긴 조선통합법인의 신주(新株)를 넘겨받는다.

결과적으로 이 조선통합법인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넘겨받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에 있는 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총 4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가 된다.

이런 주식 교환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통합법인의 지분 약 28%를 보유한 1대 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은 지분 18%를 지닌 2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조선통합법인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상증자할 때 참여하는 방식 등으로 최대 2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가진 주식을 모두 팔고 대우조선해양에서 손을 뗀다는 게 아니라 주식을 넘겨서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인수자는 부담을 줄인 만큼 대우조선해양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몰아줘 삼성중공업이 차별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과도 협의를 시작할 것이고 삼성 측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인수·합병 방식을 다 짜놓은 상태에서 삼성 측에 제안하는 것은 사실상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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