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화장장 건립 건축기획 용역' 발주, 9월 1일 완성…화장로 3기, '160억+α'
최근 양 지자체 국회의원·시장 만나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 합의점 찾기 시도

거제시 시립 화장장 건립이 시민의 관심사다. 거제시는 자체 화장장 건립을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거제시민도 통영시민에 버금가는 낮은 이용료로 통영화장장을 이용하는 방안을 놓고, 정치적 타결 가능성에 대한 물밑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14일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노인장애인과(課) 행정사무감사에서 ‘화장장 건립’ 문제가 거론됐다.

거제시는 ‘장사시설 수급 중장기계획 수립 및 화장장 건립 타당성 검토용역’을 거쳐, 사등면 지석리 25번지 거제시추모의집 ‘주차장’에 1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장로 3기,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155㎡ 규모로 화장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거제시는 1,600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6월 8일 (주)창하종합건축사무소와 계약을 맺고, ‘거제시 시립화장장 건립 건축기획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 준공일은 올해 9월 1일이다.

시립화장장 건립 예정지 반경 1㎞ 범위 안에 6개 자연부락과 1개 전원주택 단지가 있다. 서미경 시 노인장애인과(課) 과장은 지난 6월 14일 시의회서 “여섯개 마을 중 4개 마을은 화장장 건립에 과반 이상 찬성을 나타냈고, 2개 마을은 반대가 많고, 전원주택단지가는 반대가 심하다”고 했다.

거제시에 독립 화장장을 짓겠다고 거제시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1차적인 이유는 통영화장장 이용료 차별 때문이다. 통영 시민들은 1회 이용료를 10만원 부담하고 있는 반면에, 거제시민 등 타지 주민은 8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거제시민이 통영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사후에 5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용료는 30만원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인구 5만명인 고성군, 인구 12만명인 통영시도 시민 복지차원에서 독자적인 화장장이 있는데, 인구 24만명인 거제시는 화장장이 없어 이웃 지자체 화장장을 전전해야 하느냐는 문제도 있다.

장사등에 관한 법률 제4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조항에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의 화장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해놓았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시립화장장 건립을 공약했다. 하지만 시립화장장 건립까지는 집단민원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분위기는 정치권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서일준‧정점식 국회의원, 박종우 거제시장, 천영기 통영시장과 만남에서 화장장 문제가 의제로 논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최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양 지자체 국회의원 시장이 5월 달에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서 화장장 문제가 대화에서 거론됐다. 앞으로 양 지자체가 화장장 문제를 놓고 상생하는 합리적인 안을 논의할 계획이다”고 했다.

거제시 자체 화장장 건립 움직임이 보이자, 다소 당황한 쪽은 통영시다. 몇 달 전 통영시 공무원이 거제시 담당부서에 거제 시립 화장장 건립 경위 등에 관해 문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영시는 통영화장장 이용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거제시민이 이용하지 않을 경우 운영비 적자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거제시가 독립 화장장을 지을 경우, 통영화장장 가동률이 떨어져 적자 운영될 경우 해마다 통영시 예산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 간 통영화장장에서 화장한 건수는 모두 8,909건이다. 이중 통영시민이 5,241건으로 58%를 차지한다. 거제시민은 3,085건으로 34%를 차지했다.

올해 같은 경우 지난 6월 23일까지 통영화장장을 이용한 건수는 총 1,296건이다. 이중 거제시민이 566건으로 43% 차지해, 통영시 547건보다 더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거제시민의 화장장 이용료는 800,000원이다. 올해 6월 23일까지 이용료 합계는 약 4억5,000만원이다. 1년 기준으로 약 10억원에 육박한다.

통영시가 통영시민 외 관외 이용료 800,000원으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1월 26일이다. 이 때, 통영시의회서 ‘통영시 추모공원 설치 운영 조례안’을 가결했다.

화장장을 비롯해, 통영추모공원 운영 원가 산정 보고서를 보면, 한 해 예상 비용은 약 10억원이다. 관외 사용자 이용료를 70만원으로 할 경우 수입과 비용 예상 수지율은 88.8%, 80만원으로 하면 102.1%다. 결국 관외 사용자 화장장 이용료로 1년 운영비를 충당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운영 예산이 늘어날 경우, 관외 사용자 이용료가 90만원, 100만원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거제시민이 이용하지 않을 경우, 한해 10억원에 육박하는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통영시민을 포함해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대폭 올리거나, 통영시 예산으로 운영 예산을 충당해야 한다.

한편 거제시 입장에서는 화장장 건립에 들어가는 수백억원의 예산도 예산이지만, 민원 해결을 위해 쏟아야 할 행정력도 무시할 수 없다.

거제시 자체 화장장 건립 예산은 ‘160억+α’로 추산하고 있다. 님비시설인 화장장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화장장 인근 주민 민원해결 비용이 건립예산보다 더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다.

통영시는 국비 41억원과 시비 158억원 등 199억원을 들여 화장로 4기인 화장장을 2022년 6월 준공했다. 진입도로 개설, 민원해결 예산이 추가적으로 들어갔다.

▲ 통영시 추모공원
▲ 통영시 추모공원

통영시는 전임시장 시절 거제시에 화장장 건립 사업비 분담 및 이용료에 대한 안을 제시했다.

1안은 통영시 예산 부담분 절반(약 80억원) 분담 및 화장, 봉안, 장지 등 모든 시설에 대한 할인, 2안은 38억원 분담 및 화장장과 자연장지 할인, 3안은 30억원 분담하고, 화장 때에만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었다.

거제시는 3안을 통영시에 통보했으나, 통영시의회서 추가로 15억원을 더 부담하라고 의결해, 유야무야됐다. 이때 거제시민 할인폭은 얼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당시 협의 때 변광용 전 거제시장과 강석주 전 통영시장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하지만 통영시의회는 의원 13명 중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8명, 더불어민주당 5명으로 ‘정치적 협상 타결점’을 찾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지금의 정치 구도는 많이 바뀌었다. 정치적 타결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회의원,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통영시의회도 국민의힘 8명, 더불어민주당 4명, 무소속 1명이다.

결국 통영화장장을 계속 이용할 경우, 거제시 예산 부담비율과 이용료 할인율 범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건립 예산의 절반을 부담할 경우, 통영시민과 같이 이용료 10만원으로 할인할지, 아니면 화장장 건립 예산 외 추가 예산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통영시민과 같이 할인해줄 수 없다며 ‘찔끔 할인’을 제시할 능성도 있다.

양 지자체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시민 복리증진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원만한 타결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적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결국 거제시 시립 화장장 건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거제시민 사망자 중 화장(火葬)을 한 건수는 모두 4,417건이다. 이 중 통영화장장을 이용한 비율은 54%, 고성화장장 16%, 진주화장장 9%, 기타 19% 비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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