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김선민 시의원 시정질문과 그 후 논쟁·갑론을박이 남기는 교훈

▲ 김선민 시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 김선민 시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초선(初選)’ 김선민 거제시의원이 자신이 한 시정질문을 거제인터넷신문이 문제 삼는다며,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만 천하에 공개했다.

거제인터넷신문은 25일 “거제 기득권 정치권력이 된 ‘무서운(?)’ 국민의힘 정치인”이라는 제목으로 논평 기사를 썼다. 기사 보도 후 25일 김선민 시의원은 페이스북에 논평 기사를 ‘링크’한 후 “이 기사가 나의 메멘토모리가 되길 바라며 기억 또 기억할 것이다”고 밝혔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죽음을 잊지 마라' 등으로 번역되는 라틴어 문구다. 고대 로마 공화정 시절,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은 개선 카 퍼레이드를 하는데, 당사자는 신으로 숭배받는 듯한 벅찬 감동에 젖는다. 하지만 개선식 마차에는 가장 비천한 노예 한 명이 같이 탑승한다. 노예는 ‘메멘토 모리(죽음을 잊지 말라)’를 큰 소리로 외치며 장군에게 계속 들려준다. 개선장군에게 ‘우쭐대지 말고 겸손해라’는 경고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과 같은 의미다.

전임 시장 시절, 일운면이 다른 면·동에 비해 예산배정 등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본 것은 거제시 공무원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인정하는 ‘팩트’다. 9월 27일 김선민 시정질문 때, 김동수 시의원은 보충질문을 통해 “변광용 시장 시절 일운면에 예산이 많이 지원된 것은 사실이다”고 실토했다.

김선민 시의원이 지난 시장 시절 18개 면동 불균형 편파 행정을 지적하고, 면‧동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시정질문을 할 목적이었으면, 그에 맞는 행정 자료분석이 뒤따라야 했어야 했다.

변광용 시장 임기 동안 면‧동에 집행된 예‧결산 내역과 개별 사업 건수를 모두 분류해 자료화하는 세밀한 작업을 했어야 했다. 4년 동안 집행된 각종 사업은 최소 2,000건이 넘을 것이다.

또 민간투자사업은 제외해야 한다. 순수한 거제시 예산 집행 내역만을 일일이 조사‧분석한 후 시정질문을 했으면, 설득력이 높아지고, 자료 객관성이 담보되었을 것이다. 김선민 시의원이 시정질문의 자료 분석 기초로 삼은 ‘2022년 거제시 주요 현안사업’ 책자는 민자사업도 포함됐고, 시행된 사업은 제외돼 면‧동 불균형 발전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로 부적정했다.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 정곡(正鵠)을 찌르는 시정질문을 했으면, 시민 설득력도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또 상대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하는 허점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김선민 시의원의 24일 기자회견문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지역언론과 정적(政敵)인 더불어민주당을 같은 선상에 놓고 있음을 확연히 느꼈다. 언론을 증오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도 곳곳에 읽을 수 있었다.

기자회견문에 “거제인터넷신문이 보도한 저에 대한 기사는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저의 시정질문을 폄훼하는 선전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무슨 타이밍인지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제 시정질문에 대한 확인을 하고 있다’ 라는 찰나가 들리자마자 후속 기사가 나왔고 연이어 바로 더불어민주당의 반박 기사가 나오기에 저도 이렇게 입장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정질문이 무려 한달이나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본질을 벗어난 세 차례의 연속성 있는 기사를 보고 어느 누가 과연 중립과 형평을 인정하겠습니까?” 등의 의견이 기자회견문에 담겨 있다.

민주당이 거제인터넷신문 기사 내용을 가지고 ‘선전도구’로 활용했는지, 안 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김선민 시의원이 피해의식과 강박관념에 젖어 ‘색안경’을 끼고 볼 뿐이다.

김 의원은 “거제인터넷신문은 국민의힘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와 같은 비판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 기자회견문 행간 의미에 깔려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사고를 저변에 깔고 이번 기자회견을 했다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내 편’ 언론이면 그대로 두고, ‘우리 편이 아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 위험한 언론관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일이다.

정치인들은 언론이 자기 편에 서서, 우호적으로 기사를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다.

거제인터넷신문은 민주당 편도 아니고, 국민의힘 편도 아님을 명확히 밝혀둔다. 15년 동안 ‘거제시민과 거제발전’ 편에 서서 한 길을 걸어왔다. 15년 동안 거제 지역 정치권력, 지역 토호세력과 수없이 부딪쳤다. 여러 명의 전임 시장 시절에 여러 번의 언론중재위 제소와 거제시 공익광고 배제 등 광고 탄압을 받았다. 지방 토호세력으로부터 검찰 고발도 여러 번 당했다.

그래도 굿굿하게 지역 언론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거제인터넷신문이 버텨올 수 힘은 지방정치권력 때문이 아니다. 오직 거제시민을 믿기 때문이다. 오직 거제시민‧독자‧거제발전 시각에서 출발할 뿐이다. 지역 정치인들과는 너무 가깝게도 말고, 너무 멀게도 말라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 원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제 국민의힘 소속 거제 정치인들은 기득권 정치인이다. 거제발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기득권 정치세력을 상대로 ‘직필정론’ 기사를 쓰는 것은 언론의 본분이고 사명이다.

‘권불사년’으로 모든 지방정치권력을 잃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을 상대로 기사를 쓸까.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기득권 정치세력이었을 때, 어느 지역언론보다 ‘시민의 편에서’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

또 김선민 시의원은 ‘거제시의원이고 거제시의회 운영위원장’이다. 기자회견문에는 “박종우 시장 가족묘 건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거제시의원들이 돌아가며 1인 피켓 시위까지 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거제시장‧거제시의원을 때린다고”, “지금이라도 거제시정이 민생을 열 수 있도록” 등의 표현이 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내가 거제시의원인지, 박종우 시장 대변인인지’ 크게 착각하고 있는 느낌이다. 박종우 시장을 두둔하는 이런 발언은 거제시의원이 해야 할 말이 아니다.

의회의 여러 지위 중 ‘집행부를 견제‧감시‧감독하는 견제기관’ 지위도 있다. 거제시의원이 같은 당 소속인 박종우 시장에게 ‘충성심’을 가지고 집행부를 어떻게 견제‧감시‧감독을 할 수 있겠나. ‘시장님, 시장님’ 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집행부 거수기 노릇을 자임할 것임은 명확하다.

김 의원은 의회 운영위원장이다. 역대 거제시의회 의장 등 원로 시의원들은 한결같이 “의회운영위원장은 어느 누구보다 ‘중립’에 서서, 의회 운영의 ‘묘수’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을 철천지 ‘원수(怨讐)’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의원이 ‘운영위원장’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의회 운영이 매끄럽게 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지금 거제시의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8대8’ 동수다. 의회 상임위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이다. 경제관광위원회는 ‘4대4’ 동수다. 지금까지 제9대 시의회의 몇 개월 활동은 몸풀기에 불과하다. 11월 중순부터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의‧의결이 기다리고 있다.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 의원이 많다. 경제관광위는 여야 동수지만, ‘표결 결과 가수동수일 경우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는 의회 회의 규칙을 감안하면 각 상임위 의결 ‘칼자루’는 민주당이 쥐고 있는 셈이다.

내가 하는 것은 ‘지고지선(至高至善)’이고, 상대가 하는 것은 다 잘못됐다는 ’위험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도의원‧시의원 공천 과정에 ‘강 건너 불 구경 하는 식’으로 수수방관한 것이 결코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 중 몇몇은 정치인의 기본적 소양과 품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세간의 평에 귀 닫고 있지나 않은지 우려스럽다. 또 ‘국민의힘 거제당협은 정치 선후배도 없는 콩가루 집안이다’는 평을 그냥 벌로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모든 정치적 행위 최종 귀착점은 서일준 국회의원에게 귀결되기 때문이다.

나침반의 바늘 끝은 항상 떨고 있다. 나침반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된다. 하지만 나침반이 전율(戰慄)을 멈추고, 어느 한 방향으로 고정될 때 나침반을 버려야 한다. 고장 난 나침반이고, 아무런 쓸모없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이 어느 정치세력에 경도돼 ‘정치세력 대변자’ 역할을 한다면, 그 언론은 존재가치를 잃게 된다. 거제인터넷신문은 단지 ‘바늘 끝이 떨고 있는 나침반’처럼 주어진 소명을 다할 뿐이다.

거제시민들이 15년 동안 거제인터넷신문을 지켜보았다. 15년 연륜 무게가 바로 ‘신뢰’다. 15년 동안 응축(凝縮)된 ‘시민 신뢰의 무게’는 천근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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