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지역 정치권, 남부내륙철도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사업 재검토'로 '각색(脚色)'
국지도58호선, 국도 14호선 타당성 재조사, 사업적정성 재검토 단계 거쳐 추진

내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최근 남부내륙철도 사업 적정성 재검토가 정치 이슈화됐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거제지역위원회는 좋은 호재(?)를 만난 듯 연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경남도‧지역국회의원을 공격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에 남부내륙철도 총사업비가 4조9,438억원에서 1조9,226억원이 증액된 6조8,664억원이 들어간다며 사업비 증액을 요청했다. 사업비가 39% 증액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의 총사업비 협의 및 조정을 위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요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건설은 설계기간 3년, 공사기간 5~6년을 감안하면 2027년 남부내륙철도 완공은 맞출 수 없다. 2030년 완공이 정상적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 9월 26일 경남도청 앞 기자회견에서 “남부내륙철도 사업 적정성 재검토는 지방정부 사업 예산부터 삭감하려는 속셈이자 지방시대 역행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이 정상추진되지 않으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반드시 경남도민 심판을 받을 것이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지난 9월 27일 논평을 통해 “사업비가 늘어난 것은 기본계획에서 사업비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남부내륙철도가 지연된 것은 문재인 정부 때 기본계획 수립 기간을 지연시킨 책임이 더 크다”며 “민주당 공세는 ‘가짜뉴스,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이번달 4일 진주시청에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시내 곳곳에 변광용 위원장 얼굴이 들어간 남부내륙철도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현수막 내용은 “KTX 남부내륙철도 사업 재검토…좌초‧지연 위기? 윤석열 정권, 거제KTX 포기? 정상추진하라!‘는 것이다.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에서 ‘적정성’을 빼고, ‘사업 재검토’ 현수막을 제작해 시내 곳곳에 붙여놓았다. 시민들이 볼 때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으로 오인(誤認)할 수 있다. 적정성 재검토와 사업 재검토는 크게 다르다.

거제시는 지난 9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관계기관 긴밀한 협력으로 사업적정성 재검토 협의기간 단축 및 내년 착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시는 “사업 적정성 재검토는 기재부의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사업비를 현실에 맞추어 산정하는 행정절차 이행과정으로 사업이 취소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재검토 기간에도 기존 추진 중인 설계작업(1공구~9공구)은 계속 진행되고 제10공구 거제역사 구간도 10월 중 기본설계 업체가 선정되어 정상 추진 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SOC 사업에서 타당성 재조사, 사업적정성 재검토는 흔하게 일어난다.

기재부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물가인상분 및 손실보상비 증가분을 제외한 총사업비가 15% 이상 증가하면 타당성 재조사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대상이다.

송정IC에서 문동교차로까지 연결하는 국지도 58호선 건설 사업도 총사업비가 2,299억원에서 3,152억원으로 증액돼,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받았다. 2022년 3월 23일 기공식을 가졌다.

사등~장평 국도 14호선 6차로 확장은 2016년 제4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때 총사업비가 793억원이었다. 실시설계를 해보니 건설비, 보상비를 합쳐 총사업비가 1,836억원으로 늘어났다. 사업비가 132%가 증가됐다. 사업비가 15% 이상 늘어나, 타당성 재조사 대상 사업이 됐다. 총 노선 12.3㎞ 중 통영쪽 1공구 6.3㎞는 확장하지 않고 교차로 개선, 거제쪽 6.0㎞만 6차선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총사업비가 1,150억원으로 조정됐다.

철도 건설은 기본계획,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공사순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월에야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기본 및 실시설계기간은 3년으로 잡고 있다. 지금은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기간이다.

당초대로 내년 하반기 실시설계가 완료돼, 착공하더라도 건설기간 5~6년을 감안하면 빨라야 2029년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2027년 완공을 주장하고 있다. 다분히 정치공세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더라도, 2027년 완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년에 착공해, 3년 만에 완공하라는 것이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남부내륙철도를 검색하면, 약 70여개 입찰공고가 검색된다.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10개 공구로 나눠져 있다. 입찰 공고에는 각 공구별 ‘노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환경영향평가용역’, ‘지반조사 용역’, ‘궤도 기본설계 용역’, ‘문화재 지표조사 용역’, ‘재해영향평가용역’, 교통영향평가 용역, 신호설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전력설비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 등이다. 대다수 입찰공고는 낙찰자를 결정해,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박종우 거제시장은 오는 10일 ‘남부내륙철도 사업을 포함해 시정 주요 시책에 대해 언론인 간담회’를 갖겠다고 5일 밝혔다.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국책사업의 적기 준공은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거가대교,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가조연육교 등에서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아 준공이 늦어진 경우를 허다하게 보았다. 여야가 협치해 적기에 착공·준공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힘을 쏟는 것이 시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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