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경남은 2023~2027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에 화장로 15기 남는다
화장로 1기 평균 인구 13만7,191명, 통영시·거제시 합쳐도 2.58기면 충분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의원 본연의 입법 활동과 함께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 비전제시도 중요하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선거 때까지 지역 중요 현안을 놓고,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편집자 주>    

거제시에 화장장을 새롭게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계획과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 민원 때문이다.

보건복지는 목표연도가 2023년부터 2027년까지인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을 지난해 1월 25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종합계획에 2027년까지 전국에 화장로 52기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상남도에 추가 화장장‧화장로 공급 계획은 없다.

경상남도는 화장로 공급이 수요를 넘기 때문이다. 경남은 2021년 기준으로 화장로는 42기다. 장래 수요 추계에서 2022년 24기에서 2027년까지 27기로 15기가 남는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5월 기준으로 ‘전국 화장장 및 인구현황’ 자료에 근거해 분석할 때 “전국 화장시설은 60개소, 화장로 376기로 화장로 1기당 평균 13만7,191명이 의존한다”고 밝혔다.

통영시 인구는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1만9,963명이다. 거제시 인구는 2월 말 기준으로 23만3,531명이다. 통영시‧거제시 인구를 합하면 35만3,494명이다. 통영시 거제시 인구를 다 합쳐도 화장로 평균 2.58기에 해당된다.

통영시 추모공원은 총 사업비 199억원을 들여 통영시 정량동 1만6,874㎡ 부지에 연면적 2,971㎡ 규모로 화장로 4기와 유택동산을 비롯해 고별실, 개별 유족대기실, 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지었다. 2022년 6월 13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통영시‧거제시 화장 수요를 모두 충족하더라도 화장로가 남는 실정이다.

통영시 인구를 감안할 때 화장로 1기면 충분한데, 4기를 짓도록 정부 예산을 지원해준 것은 화장장이 없는 거제시 수요 등 인근 지자체 수요를 충분히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 통영시 추모공원
▲ 통영시 추모공원

동아일보는 올해 2월 28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사망자 화장 수요는 8만명 늘어 서울‧경기‧부산은 화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유골함 받기도 전에 다음 순서, 원정 화장 등을 하고 있는 상태다”고 했다.

신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새로 지은 화장장은 2곳 뿐이다. 또 보건복지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전국적으로 52기 화장로를 확장하겠다고 했지만, 님비 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로 준공은 물론이고 착공을 앞둔 화장장은 한 곳도 없다”고 했다.

거제시는 2022년 거제시민 312명을 대상으로 ‘거제시 공설 화장시설 건립 필요도’를 조사했다. 매우 필요하다 53.2%, 필요하다 36.9%, 보통 6.4%, 필요없다 3.5% 순으로 조사됐다. 필요하다는 응답이 90.01% 나왔다. 물론 거제시에 화장장이 있으면 더 없이 좋다. 응당 90%가 아닌 100% 나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거제시는 “사등면민 1만2,000명 대상으로 면민 여론을 파악해 본 결과, 58%가 통영화장장 공동사용에 찬성했고, 42%는 화장장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수렴됐다”고 밝혔다. .

‘화장장 건립이 필요하다’는 사등면민 의견 42%도, 사등면 안에 화장장을 건립하는데 어떤 의견이냐 물으면 비율은 뚝 떨어질 것이다. 격렬하게 반대할 것이다.

거제시민이 통영시민과 똑같은 조건으로 통영화장장을 사용하는 ‘통영시 추모공원 공설화장 시설 공동사용’ 협약 체결 동의안이 지난 2월 20일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서 ‘심사 보류’됐다.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 4명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민주당 소속 안석봉‧최양희‧이미숙‧한은진 시의원이 ‘심사보류’에 찬성했다. 의회 속기록을 여러 번 읽어보아도 ‘시민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 외에는 심사보류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

▲ 심사보류 표결 장면
▲ 심사보류 표결 장면

거제시는 시립화장장 건립을 위해 2022년부터 사전 절차 등를 진행하였으며 건축기획 용역까지 끝냈다. 거제시는 자체 화장장 건립 건축 기획 용역까지는 마쳤지만, 보건복지부에 국비를 신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제시는 “건립 예정지역 주민들의 찬반 의견과 건립 사업비의 과다 소요 등에 따라 통영 화장장의 공동사용 협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통영시 공설화장시설 공동사용의 주요 협약사항은 첫째 거제시민은 통영시민과 동등한 자격으로 화장시설 이용 요금과 예약순서를 동일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둘째 공설화장시설 설치 및 추모공원 진입도로 확·포장 공사비 중 통영 시비 50%와 도로 개설 공사비용 중 시비 25%에 해당하는 총 99억 2600만 원의 부담금을 통영시에 지급하는 것이다.

셋째, 공설화장시설 운영에 따른 연간운영비를 양 시에 이용자수에 비례하여 공동부담하는 것이다.

네 번째, 공동사용기간은 2024년 5월 1일부터 2054년 4월 30일까지 30년으로 하며 양 시의 의견이 없을 경우 자동연장하는 내용이다.

의회동의안 가결, 양 지자체간 협약 체결, 추경 예산 확보‧지급, 거제시 화장장려금 지원 조례 폐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회 동의안 가결이 지연되고 있어, 5월 1일부터 적용받기는 어렵게 됐다. 4월 열리는 임시회 때 ‘동의안 가결’이 되더라도 추경 예산 확보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빨라야 7월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회 가결이 늦어져, 통영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한 사람당 80만원을 내야 한다. 시민은 시민대로 1인당 10만원이 아닌 3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거제시 예산도 한 사람당 50만원씩 지원해야 한다.

1년 1,0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추가부담 2억원(20만원x1,000명), 거제시 예산 5억원(50만원x1,000명)을 부담한다.

거제시는 자체 건축기획용역 결과 화장장 건립 예산은 약 3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화장장 건립 예산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건립예산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예산이 ‘반대 민원 해결’ 간접예산이다.

반대 민원으로 겪어야 할 시민 갈등과 사회적 비용은 가늠키도 어렵다. 반대 민원도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장담컨대, 국비를 확보하고 자체 건립을 추진한다고 해도 10년 안에는 거제시 자체 화장장을 준공키 어려울 것이다. 거제시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10년 동안 시민부담 약 20억원, 거제시 부담 50억원 합치면, 공동사용 협약에 들어가는 거제시 부담 99억2,600만원을 거의 상쇄시킨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예산도 수백억원 절감하고, 님비 시설에 대한 반대 민원도 생기지 않는 '공동사용' 좋은 방안에 대해 어떤 연유로 ‘딴지걸기’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해당 상임위서 심사보류된 안건은 위원장, 부위원장 합의만되면 폐회 중에도 언제든지 다시 심사해 의결할 수 있다.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화장장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에 대한 행정절차 단계까지 이르게 된 것은 국민의힘 소속인 정점식·서일준 국회의원 의견 교환,  통영·고성·거제 세 지자체장 모임에서 논의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거제시장 재임 때인 2020년 12월 18일 거제시의회 시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님비시설은 광역화추세다.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는 거제, 통영, 사천, 고성, 남해 등은 화장로 공급과잉이 예상이 되고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통영 화장장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통영화장장 공동사용에 '심사보류'로 발목을 잡고 있다. '통영화장장을 공동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변광용 후보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이라도 하루 빨리 상임위를 열어 '동의안'을 가결시켜 놓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래야 시민들이 변광용 후보를 믿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변광용 후보는 입장이 바뀌었다고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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