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책임업체,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지은 적 없어
핵심 시설인 음폐수 처리시설은 "모 공대에서 연구 중"

거제시 음식물류 쓰레기 공공처리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건식사료화 공법 업체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몇 차례 보도했다. 전체 공사비 180억원 중 공법을 제출한 업체가 차지하는 금액은 126억원이다.

첫 번째로 19일 탈락업체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21일 이번 업체 선정과정에서 책임 선상에 있었던 공무원과 9명의 2차 기술평가 위원을 공개했다.

22일에는 권민호 거제시장, 황종명 거제시의회 의장, 반대식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 지 간략하게 보도했다.

19일 첫 보도 후 관련업체 관계자들의 방문, 전화가 이어졌다. 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주)W테크 J 모 대표이사도 본사를 두 번 방문했다. 이와 더불어 설치 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종합기술 플랜트부 관계자 2명도 22일 본사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번 업체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업체 관계자의 방문, 전화, 인터뷰가 있었다. 탈락업체들은 으레 통상적으로 자기가 탈락한 것을 억울하게 생각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 사안만은 탈락업체들의 단순한 화풀이가 결코 아님을 취재를 하는 동안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에 응모한 업체 중 한 곳은 매출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회사도 포함돼 있었다.

180억원을 들여 음식물 쓰레기 공공처리시설을 짓는 목적은 간단하다. 2013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약 60%)를 바다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음폐수를 전량 처리해야 한다.

현재 거제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벧엘기업에서 전량 처리하고 있다. 벧엘기업은 음식물 쓰레기를 1차 처리한 후 발생하는 음폐수를 저장탱크에 보관했다가 해양투기 업체를 통해 바다에 버려왔다.

민간위탁 시설이 있고, 또 기존 업체의 반발을 무시하고 굳이 음식물 쓰레기 공공처리시설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음폐수 1차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음식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는 독성이 심해, 새로 짓는 공공처리시설에서 1차 전처리를 한 후 관로나 탱크 차량을 통해 중앙하수처리장이나 장승포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은 순수 음식물을 걸려내 사료화하는 공정과 폐수를 처리하는 공정으로 크게 나뉜다. 두 시설 중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동안 거제시에 설치한 각종 폐수 처리 시설인 쇼니케이션, AMT 기계 등이 문제를 일으켜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잘못된 시설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배상금을 받아내지도 못했다.

권민호 거제시장도 “환경기초시설은 시공, 운영 등 확실하게 검증된 시설을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주)W테크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지었거나 시설을 가동한 경험이 없다고 J 모 대표이사가 밝혔다. 특히 음폐수 처리 공장을 지었거나 운영한 경험은 더더구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기술제안 과정에서 기술제휴협약을 맺은 (주)D기계공업이 제출한 ‘정상가동 실적 증명서’에는 서울 도봉구에 1일 처리용량 50톤 건식사료화 공공처리시설을 지은 것 한가지만 제시했다. 

▲ (주)W테크가 제출한 실적 자료. 이 업체의 정상가동 실적 증명서에는 1일 50톤이나, 자료에는 1일 100톤으로 표기했다. 서울시 도봉구 담당공무원은 준공시점을 2001년 8월이라고 밝혔으나, 자료에는 2003년으로 돼있다. 음폐수 처리시설은 주간사 (주)W테크와 (주)D기계산업도 시공 운영 실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D기계공업 또한 음식물 쓰레기 폐수 처리 시설을 지었거나 가동한 실적을 기술제안서에 제출하지 않았다. 두 업체간 ‘기술제휴협약서’에 “(주)D기계공업은 건조 사료화 설비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만 밝혀져 있으며, 나머지 모든 책임은 (주)W테크가 지는 것으로 돼 있다. 의무 운영기간 3년 동안 한해 40억원 내외의 운영비로 직접 운영한다.

김해에 소재한 (주)W테크는 기술제안서에 직원 10명, 자본금 2억, 연간매출액 2억7천만원인 업체로 돼있다. 그리고 기술제휴를 맺은 (주)기계산업 또한 기술제안서에 종업 8명, 자본금 3억5천만원, 연간매출액 35억원이다.

▲ 음식물 쓰레기 공공처리시설 공법 선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주간사 (주)W테크와 기술제휴사인 (주)D기계산업 회사소걔서
그런데 이번 업체 선정 과정에서 매출액이 몇 조원에 달하며, 수많은 실적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당당히(?) 제쳤다. 거제시 음식물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의 공법 채택 업체로 선정됐다. 선정 과정이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주)W테크 J 모 대표이사는 본사를 방문했을 때 “운이 좋아서 업체로 선정됐다”고 했다. J 모 대표는 "기술제안서 공고문에 따라 기술제안서를 제출했을 뿐이다"고 했다.

본사는 지금까지의 취재를 바탕으로 이번 업체 선정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하나하나 밝혀낼 것이다.

음식물 폐기물 처리시설의 공사비는 180억원이지만, 매년 운영비 40억이 20년간 들어가면 800억원, 건조기 교체 등 기타 시설비를 합치면 1000억원에 이른다. 1000억원은 시민의 세금이다.

만에 하나 음식물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을 지었지만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때 거제시민이 겪어야 할 어려움과 예산 낭비를 생각하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공공처리시설의 1차 건조시설은 서울 도봉구에 지은 경험이 있다고 치더라도, 음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은 아직까지 대한민국에 지은 적이 없는 지 기술제안서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주)W테크 J 모 대표이사는 “음폐수 처리시설은 모 공대에서 연구를 하면서 시험을 거치고 있는 시스템이다”고 명확히 말했다.

음폐수 처리 시설이 검증도 안된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공장을 지어 가동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공사비와 운영비를 산출해 기술제안서를 냈는지도 미스터리다.

▲ (주)W테크가 기술제안서에 제시한 공사비와 운영비
더더구나 (주)W테크가 거제시 자원순환과 1차 자체 평가(30점), 2차 기술평가위원 평가(70)에서 '1위'를  했다. 거제시 1차 자체 평가는 거제시 자원순환과 담당계장 외 1명이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2차 기술평가 위원에 들어간 2명의 거제시 공무원은 (주)W테크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