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문 기자
거제시의회는 28일 오후 간담회를 갖고 제2회 추경과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등을 다룰 147회 임시회 일정을 논의했다. 임시회는 다음달 5일부터 열린다.

간담회 자리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음식물류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의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 선정 과정의 문제가 거론됐다.

'거제시 자원순환과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반대식)에서 적격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아 문제점이 발견되면 행정사무조사 등의 다음 단계를 밟기로 했다'는 것이 회의 요지다.

거제시의회가 시민이 의혹을 가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점검키로 한 것은 진일보한 태도로 보인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의회 고유의 역할이다.

먼저 일련의 과정을 짚어보자. 거제시는 음식물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은 '건식사료화 공법'으로 장평동 쓰레기 소각장에 짓기로 했다. 공법 기술제안을 한 7개 업체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주)W테크를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로 지난 9일 선정했다.

7개 제안 업체를 대상으로 1차 기초평가(30점), 2차 기술평가(70점)를 거쳐 '우선 협상 적격자'를 선정했다. 1차 평가는 거제시가 하고, 2차 평가는 8명의 평가위원이 했다. 1차, 2차 점수를 합계해 (주)W테크가 선정됐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정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본사는 거제 언론에서 유일하게 '집중취재'를 통해 이 문제를 다뤘다. 집중 취재를 드러난 문제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 번째,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시발점은 허술한 공고문이었다.

통상적으로 100억원 이상 공사의 적격 심사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항목은 시공경험,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이다. 하지만 이번 공고문은 ‘시공 경험은 없어도 된다. 기술능력도 따지지 않는다. 시공경험이 있는 업체와 기술제휴를 맺고 응찰하면 된다’는 식이다. 더더구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인 음식물 폐수 처리 실적은 공고문에 넣지도 않았다.

거제시가 낸 허술한 공고문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최소 기준을 충족했는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공고문이 법에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면 이번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 선정은 원천무효다.

1차 기초평가는 제안 업체가 제출한 서류에 전적으로 의존해 평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출한 서류에 대한 책임은 제안 업체가 진다. 거제시는 기술제안 업체들이 제출한 서류에 대한 검증을 했는지 의구심을 자아내는 관계자의 발언도 있었다.

만약 시의회 재검증 과정에서 기술 제안한 업체들이 허위서류를 제출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자격을 박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가 주체인 거제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대며 공사비와 운영비 등을 작의적으로 변경시켜 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것 또한 기술제안 공고문을 어긴 것이나 다름없다.

2차 기술평가에 참여한 8명은 대학교수 4명, 거제시의원 2명, 거제시 공무원 2명 등 8명이 업체가 낸 자료와 10분간의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점수화했다.

8명의 기술평가위원들은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로 선정된 업체에다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준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8명의 기술평가위원들이 (주)W테크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에게 준 점수는 '1위, 2위, 2위, 2위, 2위, 2위, 7위, 7위'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술평가위원이 거제시 홈페이지에 공개되기 전에 ‘잘 봐 달라’는 사전 청탁 전화가 있었다고 밝혀졌다. 기술평가위원들에게 사전 로비 등 ‘평가에 영향을 주는 불공정 행위 등을 한 경우’에는 기술제안서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기술제안 공고문에 밝히고 있다.

그동안 본사의 '집중취재'를 통해 거제시의원들이 이번 우선 기술제안 적격자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파헤칠 수 있는 충분한 근거 자료를 제공했다.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별 문제가 없네,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괜히 기사를 내고 있네' 식으로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그런데 거제시에서는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니라 환경기초시설과 이에 대한 운영에서 똑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

신현매립장, 석포매립장 침출수 처리를 위해 도입한 폐수처리기계가 문제를 일으켜 다른 폐수처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장승포하수처리장은 악취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수슬러지 재활용 시설은 몇 년째 시험가동을 하면서 시설을 거제시에 인수인계하지 못하고 있다. 구 신현읍 지역 하수 차집 관로가 줄줄이 세고 있다. 그리고 몇 년 전 '쓰레기게이트'로 통칭되는 사건이 터져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쓰레기 후진 도시'의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시민의 자존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각종 환경기초시설은 거제시의회 동의 과정을 거쳐 도입된다.

거제시에는 환경기초시설 도입 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리는 '공무원, 정치인, 지역 토호세력, 지역 언론'의 검은 커넥션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본사는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 계속 취재를 벌이고 있다. 제보도 받고 있다. 근거 자료도 모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언론의 몫이 아니라 시의회의 몫이다. 시의회의 '역할‘과 시의원의 ’양심'을 믿고 당분간 기다려 볼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면죄부' 수준을 넘지 못할 때는 시민의 요구로 또 한번 기사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혀 시민의 심판대에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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