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원을 들여 만든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을 2009년 7월에 준공했지만 3년 째 하자보수를 하고 있다. H엔지니어링이 특허신기술을 인정받아 특허수의계약으로 책임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하수슬러지 자원화 시설의 핵심 부품인 건조기와 슬러지 이송장치를 제작 납품 시공한 업체는 (주)W테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W테크가 지난달 9일 결정한 음식물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의 건식 사료화 공법 우선 기술제안 적격업체로 또 선정되자 ‘거제시 행정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민 여론이 들끊고 있다.

음식물 폐기물 공공처리시설 적용 공법 업체를 선정할 때 거제시 환경기초시설을 총괄하고 있는 환경사업소장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거제시 환경사업소 관할 부서는 이번 음식물 쓰레기 폐기물 공공처리시설 등과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자원순환과, 하수슬러지 자원화 시설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상하수도과, 하수처리과이다.

환경사업소장은 이번에 건식사료화 공법 기술제안을 한 7 업체를 대상으로 2차 기술 평가를 할 때 9명의 기술평가위원 중에 위원장이었다. 위원장이 기술평가 위원들에게 “(주)W테크는 거제시의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에 핵심 부품을 제작 납품 시공했는데, 3년 째 하자보수를 하고 있습니다”는 한마디만 했어도, 간 큰 기술평가위원들이 아니고서는 (주)W테크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환경사업소 산하 자원순환과 과장과 자원재활용 계장 또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술제안 안내 공고문을 꼼꼼히 검토하고, 기술 제안을 한 업체를 상대로 기술제안서의 내용이 맞는지 안맞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서류를 접수해야 할 것이다. 시공실적, 회사의 신용평가 등급 등이 자격 요건에 맞는지 등을 살펴야 할 것이다.

큰 공사를 발주할 때는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제(Pre-QualificationㆍPQ)가 있다. 관련 공무원들이 이러한 용어를 제대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업무를 처리했는지 의문이 든다.

‘집중 취재’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에게 몇 가지 물어보았지만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관련 내용을 하나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경악스러웠다.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이번 적격 업체 선정 과정 모든 업무는 실시설계를 맡은 H종합기술에서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관련 공무원들은 들러리 역할 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환경사업소장, 자원순환과장, 자원재활계장은 모두 행정직이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곳에 토목직 환경직 등 시설직이 아닌 행정직이 맡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거제시 의회 모 시의원은 이번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관련 공무원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공무원이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뒤늦게 문제가 없는지 관련 서류를 검토해보지만,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은 거제시로 귀속된다. 거제시 고문 변호사 등을 통해 우선 기술제안 적격 업체를 배제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설상 엉터리 서류를 넣었더라도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거제시에 모든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자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거제시 환경기초시설은 복마전(伏魔殿)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복마전은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거지'라는 뜻이다.

13일 오후 2시부터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거제시 자원순환과 업무 보고를 받는다. 이 자리서 이번에 음식물 폐기물 처리장 건식사료화 공법 업체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시민의 대표로써 거제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기대한다. ‘쓰레기 복마전 도시, 거제시’의 오명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벗어야 한다.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이번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은 ‘대충 대충 넘어가면 되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물타기(?) 하는 시의원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권민호 거제시장과 황종명 거제시의회 의장이 “이번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런데 일부 시의원이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슬그머니 넘어갈려는 획책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올해 초 임대 아파트를 분양아파트로 전환해주었다는 이유로 그 당시 건축과장이 직위해제를 당한 적이 있다. 그 일에 비하면 이번 일은 더 중요한 일이다. 권민호 거제시장도 관련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다. 시장 최측근일수록 책임지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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