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문제 13일 오후 시의회 산건위 업무보고…면죄부 수순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반대식)는 13일 오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음식물 폐기물 처리장 건식사료화 공법과 음폐수 처리 시설 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업무보고를 가졌다.

▲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13일 오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음식물 폐기물 처리장 우선 기술 제안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산업건설위원회 업무보고에는 김종철 환경사업소장을 비롯해 자원순환과 주양운 과장, 전병근 자원순환과 자원재활용 계장, 기술제안 공고문 작성과 1차 기초 평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H종합기술 관계자가 참여했다.

또 우선기술제안 적격 업체로 선정된 (주)W테크 관계자 2명, (주)W테크와 기술 제휴를 통해 건식사료화 공법을 책임 시공하는 (주)D기계산업 관계자도 배석했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7명의 시의원 중 반대식 위원장, 이행규, 김두환, 신임생, 옥영문 시의원이 업무보고를 들었으며, 박장섭, 전기풍 시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7명의 의원 중 이행규, 신임생 시의원이 업체 선정 과정 기술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보고회서 2013년부터 음식물 폐수를 바다에 버릴 수 없어 처리장을 새롭게 짓는데, 음식물 폐수 처리 시설 실적도 없는 업체이고 이번에 설치하고자는 시설이 모 대학에서 연구중인 시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 (주)W테크 회사관계자가 시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행규 시의원이 (주)W테크 관계자를 상대로 “폐수처리 정상가동한 실적은 있느냐. 국내에 기술을 시공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회사 관계자는 “음폐수에 관련된 실적은 없다”고 했다.

‘어떤 연유로 제안하게 됐느냐’고 묻자 “공장이나 사업장에서 처리한 경험을 접목시키면 음식물 폐수 처리도 가능할 것 같아서 제안하게 됐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음폐수 농도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 100,000ppm인데, 어느 정도 농도의 폐수를 처리해봤느냐”고 묻자 “6,000ppm 수준은 처리해봤다”고 업체관계자가 말했다.

옥영문 시의원은 “이번 공공처리시설 짓는 목적이 음식물 폐수를 처리하는 부분이 중요한데, 시공한 적도 없고 기술도 없고 해서 문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법 제안에는 바이오 담체를 이용해서 음식물 폐수를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농도가 짙은) 음식물 폐수에 적용시켜 본 것이 있느냐”고 옥 의원이 묻자, “(자체) 테스트를 한번 해보았는데, 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제안을 하게 됐다”고 했다.

옥 의원은 “거제시는 쓰레기와 하수처리 문제로 10년 넘게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시설을 했거나 경험이 없어도 실적이 있는 업체와 협약만 하면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안공고문을 너무 허술하게, 그리고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게끔 자격을 해놓았다”고 공고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대식 위원장도 “기술제휴만 하면 자격이 없는 업체도 참가가 가능토록 참가자격 문을 열어놓으니까 이런 부실한 업체로 보이는 업체들이 선정이 된 것이다”고 했다.

▲ 음식물 폐기물 공장 가동실적이나 건설 실적이 없어도 '자격을 보유한 자'와 기술 제휴만 하면 기술제안 안내공고문을 낼 수 있도록 해놓은 허술한 공고문이 시의회 업무보고에게 여러 시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 기술평가 심사위원들에게 제출된 비교표. 이번에 제안서를 낸 7개 업체의 실적을 A3 용지에 한 장으로 정리했다. 이번에 우선기술제안 업체로 선정된 (주)w테크(위 도표 B사)는 음폐수 처리실적이 전혀 없다고 회사관계자가 밝혔음에도 2007년에 준공, 100톤 1차 고액분리시설을 한 것처럼 해놓아 이행규 시의원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지적을 당했다.
음폐수 처리실적이 없음에도 기술평가위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음폐수 처리실적이 있는 것처럼 나타내 이에 대한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지적을 당했다.

2차 기술평가에 참여한 이행규 시의원은 “심사위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번에 선정된 업체인 (주)W테크는 2007년 준공한 하루 100톤 음식물 폐수 처리실적이 있다고 해서 그에 따라서 평가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허위기재다”며 “실적이 없다면 빈칸으로 해놓아야지 있는 것처럼 해놓은 것은 의도성이 있다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H종합기술 관계자는 “기술제안을 한 업체한테 이번에 적용하는 공법과 유사한 사례를 하나씩 추천해달라해서 자료를 만들었다”며 “고의적으로 썼는지 실수로 썼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어정쩡한 답변을 했다.

이행규 시의원은 “(기술평가위원들에게 각 업체가 브리핑을 할 때 이번에 선정된 업체는) 모 공대에서 시험하고 있는 것은 말하지 않았고, 평가위원들에게 제공된 자료가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상적으로 다시 작성해서 다시 심사하자”고 했다.

이날 보고에서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부재도 지적당했다. 이행규 시의원은 “기술제휴만 하면 기술이 없어도 참가가 가능토록 기술공고문에 참가자격을 확대해놓았다. 기술제안 안내공고문을 공고할 때는 거제시장 이름으로 했지만, 용역사에서 공고문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환경 관련 부서가 전문화가 안돼 있다. 공무원이 자주 바뀌고 새로운 시설을 할 때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이번 일은) 결과적으로 행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까 잘못되면 용역사에 의존하고, (용역사에) 놀아나고 있다”며 “용역사에 의존하는 것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당장 이번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건설에서도 실시설계가 이미 50%가 진행됐는데, 설계 도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공무원이 없다”며 “기술직 공무원과 거제시 발전기획위원회 위원 중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를 설치해 고정 배치해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 이번에 선정된 (주)W테크는 회사 연간 매출 2.7억원이다고 기술제안서에 대표이사 직인을 찍어 제출했음에도 '27억원'이 잘못 표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해 매출이 2억7천 밖에 안되는 회사가 130억원의 기술제안을 하는 것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시의원들의 지적에 (주)W테크 관계자는 “한해 매출이 30, 40억원 정도 되는데, 27억원이 2.7억원으로 잘못 표시됐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H종합기술 관계자는 “시의원이나 담당 부서에서 염려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실시설계를 충실히 해서 시공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해당 업체가 제출하는) 모든 자료에 근거해서 실시설계를 통과시킬 것이다. (실시설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문제가 있으면 그때가서 다시 한번 조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용역사인 H종합기술 관계자가 시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업무보고였지만, 본사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된 사실 중에 몇 가지만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시의회 본연의 역할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에 떠밀려 통과의례 수준의 보고회 같은 인상이 짙었다.

반대식 산업건설위원장은 “자꾸 질문하면 시간이 끝이 없다. 오래 끌 것 없이 빨리 끝내자”고 중간중간 발언했다. 반 위원장은 또 “거제시와 용역사는 용역 공고문이 부실하게 된 것에 대해 해명서를 내라”는 식으로 업무보고가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임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9월 9일에 우선 기술제안 업체가 선정된 후 한 달 넘게 문제가 되고 있고, 자원순환과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으로써 언론에 보도된 기사도 한 번 읽어보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이행규, 옥영문 시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깊이있게 숙지하고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날까로운 질문이 이어져 대조를 이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